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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밀착카메라] '예술촌·망리단길' 상권 살아났지만 상인들은…

입력 2018-10-22 21:49 수정 2018-10-23 13: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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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서울 영등포에 '철공소 골목' 기억하시나요. 철공소들이 떠난 자리에 예술인들이 공방과 가게를 열어서 인기를 끌고 있습니다. 문제는 이곳에 상권이 살아나면서 임대료가 치솟았고, 기존의 상인들이 떠나고 있다는 것입니다. 오늘(22일) < 밀착카메라 > 는 임대료 때문에 무너지는 골목상권을 들여다봤습니다.

김도훈 기자입니다.
 

[기자]

날카로운 쇳소리가 골목 곳곳에 울려퍼집니다.

한 때 철공소 수백개가 몰려있던 서울 영등포 거리입니다.

3~4년 전 값싼 임대료를 찾아온 예술인들이 철공소 자리에 공방과 작업실을 꾸리면서 서울 문래동 창작예술촌 골목이 됐습니다.

철공소들이 떠난 자리에는 식당이나 공방들이 자리를 잡았습니다.

업종은 바뀌었지만 예전에 쓰이던 대형 배기관이나 오래된 건물 외벽은 아직도 그대로 남아있습니다.

철공소와 예술공방이 어우러진 이색명소가 되면서 방문객들도 늘고 있습니다.

[관람객 : 요즘 문래동 뜨는 곳이라고 예술가들이 많이 모이는 창작촌이라고 들어서 한번 둘러보려고.]

대부분 홍대나 이대 앞에서 가게나 공방을 운영하던 소상공인들이 자리를 옮긴 것입니다.

[철공소 관계자 : 한 3년 정도 된 거 같은데. 젊은 사람들이 들어와서 하다 보니까 많이 바뀌지요. 요즘에는 다 놀러 오는 사람들이지.]

상권이 뜨면서 임대료는 최근 2~3년 사이 크게 올랐습니다.

[부동산 관계자 : 홍대 그쪽에서 임대료가 비싸니까. 여기가 싸다 해서 예술인들이 와서 이제 여기가 꽉 찼는데. (임대료) 올랐죠. 50만원에서 지금은 100만원 넘죠.]

임대료 부담에 문 닫는 철공소와 공방들이 늘어가고 있는 상황.

[인근 상인 : 나뿐 아니라 저 옆에 집도 이사 가잖아요. (임대인이) 웬만하면 나가라고 그래요 그냥. 월세 더 받는다고 나가라 그러는데 이 사람들 어디로 가요.]

지난 16일부터 법이 개정되면서 5년이던 상가 임대 계약 기간이 최대 10년까지 보장되지만 기존 계약은 소급되지 않습니다.

[김순미/나무조각가 : 임대료가 싸니까 가난한 예술가들이 들어와서 분위기를 바꿔놨죠. 여기에서 또 쫓겨나야 하는 형편인 거죠.]

서울 망원동의 거리입니다.

2~3년 전 낡은 주택들을 개조한 식당과 카페들이 늘면서 지금은 '망리단길'로 불립니다.

사람들의 발길이 늘면서 임대료도 치솟았습니다.

[부동산 관계자 : 3년 전과 비교해서요. 거의 뭐 100% 가까이 올랐다고 봐야죠. 100만원이었으면 200만원.]

상권이 유명세를 타면서 유동인구가 많아지자 최근 2~3년 사이 임대료도 크게 치솟았습니다.

높아진 임대료를 버티지 못한 임차인들이 떠나면서 이렇게 골목 곳곳에는 빈 가게들이 생겨나고 있습니다.

미용실과 목욕탕 등 기존 상점들이 문을 닫으며 일부 주민들은 불편을 호소합니다.

[김회남/인근 상인 : 옛날에 있던 사진관이나 식당이나 다 없어졌습니다. 상권이 바뀌다 보니까 사실 주민들은 불편하죠.]

빈 가게가 있어도 한번 뛴 임대료는 좀처럼 내려오지를 않습니다.

[부동산 관계자 : 건물주 입장에서는 안 내리려고 하죠. '다른 데도 그렇게 받는데 나도 더 받아야지' 이런 식으로 경쟁적으로.]

침체됐던 상권이 살면 임대료가 치솟아 영세업자와 소상공인들이 떠나는 현실, 어제 오늘의 일이 아닙니다.

개정된 법이 이런 사람들을 보호 못하는 사각지대는 없는지 꼼꼼한 점검과 관심이 필요합니다. 

(인턴기자 : 박광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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