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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밀착카메라] 아스콘 공장 옆 신축아파트…반복되는 환경갈등

입력 2018-10-04 22: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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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전국의 아스콘 공장 주위로 주거 시설들이 최근에 들어서면서 공장과 주민들의 갈등이 깊습니다. 아스콘 공장은 제조 과정에서 발암물질인 '벤조피렌'이 나오는 것으로 알려졌지만 정작 주변에 끼치는 영향에 대해서는 제대로 조사 되지 않았습니다. 택지 개발에 앞서서 '환경영향 평가'를 강화하라는 목소리가 높습니다.

밀착카메라 김도훈 기자입니다.
 

[기자]

아이들이 피켓을 들고 부모와 함께 거리로 나섰습니다.

지난 3월, 경기도 안양 연현마을 주민들이 아스콘 공장 가동 중단을 요구하는 집회입니다.

아파트 단지와 초등학교가 있는 야산 너머 공장까지는 직선거리로 300~400m 안팎입니다.

경기도가 지난 7월 공장을 이전하고 이곳에 아파트를 짓는 공영개발 사업추진을 결정하면서 10여 년 넘게 이어져 온 갈등은 일단락 됐습니다.

하지만 문제는 이곳 연현마을처럼 아스콘 공장 주변에 새 아파트가 들어서거나 공공택지개발지구 조성이 진행 중인 곳이 전국적으로 수천 세대가 넘습니다.

경기도의 또 다른 아스콘 제조공장입니다.

희뿌연 연기가 쉴새 없이 피어오릅니다.

공장 반경 500~600m에는 학교 3곳과 아파트 단지들이 둘러싸고 있습니다.

인근 일부 주민들은 두통과 메스꺼움을 호소합니다.

[마을 주민 : 냄새가 많이 나지. 막 눈이 아프고 머리가 띵하지. 숨을 못 쉬어. 문 안 열어 놓고 살잖아.]

시청에도 민원이 끊이지 않고 있습니다.

[00시청 : 가동이 됐을 경우에 악취가 난다고 연락을. 일단 냄새가 난다고 말씀을 하세요.]

공장에서 400여m 떨어진 부지에는 3년 뒤 4000여 세대 규모의 공공주택 개발이 시작될 예정입니다.

아스콘 공장에서 50여m 가량 떨어진 이곳은 경찰서 임시 청사가 있던 곳입니다.

지금은 약 700여m 떨어진 곳으로 이전한 상황인데요.

2년 전 이곳에서 근무하던 경찰관 6명이 암 진단을 받았고, 이 가운데 4명이 암 관련 질환으로 사망했습니다.

당시 인근 아스콘 공장이 원인으로 추정됐지만 배출물질 측정결과 유해물질이 허용치 이하로 나타나 암 발생과의 인과관계는 밝혀지지 않았습니다.

업체 측은 악취 저감시설 설치 등 지속적으로 시설개선을 하고 있다는 입장입니다.

[공장 관계자 : 회사가 먼저 들어섰어요. 주변에 (아파트가) 들어선 거고. 먼저 들어서 있는 회사인데. 민원이 들어오는 거 아니에요.]

인천의 한 아스콘 공장.

주변으로는 경찰서와 대형마트, 주택들이 들어서 있고 공장 옆 200m가량 떨어진 곳에는 최근 분양을 마친 아파트 신축공사가 한창입니다.

녹색연합이 전국 아스콘 공장 400여 곳 주변을 살펴봤더니, 반경 500m까지는 6500여 세대 규모의 주택공사가 진행 되고 있었습니다.

[경기도청 : 주택 짓는데 1km 안에는 아무것도 못 짓게 그러면 또 규제가 되지 않습니까. 충분히 인지하고 있는데 아직까지 거기에 대한 대안은 마련하지 못하고 있습니다.]

도로포장에 쓰이는 아스콘은 제조과정에서 발암물질인 벤조피렌이 발생한다고 알려져 있습니다.

하지만 유해물질을 내뿜는 공장과 주거지역 사이 거리규정 등은 따로 없습니다.

이 때문에 택지개발 허가에 앞서 환경영향평가를 강화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습니다.

[배보람/녹색연합 활동가 : 대기오염 물질이라든지 사람들한테 얼마나 영향을 미칠 수 있는가에 대해서 점검시스템 자체가 충분히 마련되지 않았기 때문에.]

오염물질을 내뿜는 공장과 인근 주민들 간의 갈등, 어제 오늘의 일이 아닙니다.

그렇다고 외면하고 방치한다면 시간이 흐를수록 그 피해와 갈등은 더 커질 수 밖에 없을 것입니다.

(인턴기자 : 박지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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