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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AI, 18조원 미공군 훈련기 수주 놓쳐…"보잉 저가입찰로 탈락"

입력 2018-09-28 10:40 수정 2018-09-28 16:27

KAI, T-50 수출 구상 차질…보잉, 미공군 예상가 절반에 낙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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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AI, T-50 수출 구상 차질…보잉, 미공군 예상가 절반에 낙찰

미국 공군의 고등훈련기 교체사업(APT)에 입찰한 미국 록히드마틴과 한국항공우주산업(KAI) 컨소시엄이 고배를 마셨다.

적극적인 수출을 통해 방산비리 수사로 얼룩진 과거를 잊고 새로 도약하려던 KAI 구상에 차질이 생겼다.

미 공군은 27일(현지시간) 고등훈련기 교체사업 낙찰자로 보잉을 선정했다고 발표했다.

미 공군은 보잉과 92억달러(약 10조2천억원) 규모의 훈련기 교체사업 계약을 체결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이 사업은 57년 된 미 공군의 T-38 훈련기를 교체하는 사업이다.

미 공군은 일차적으로 훈련기 351대와 시뮬레이터 46대를 구매하고 계약상 훈련기 총 475대와 시뮬레이터 120대까지 구매할 수 있다.

보잉사를 선정한 이유 중 하나는 저렴한 가격으로 알려졌다.

미 공군은 발표문에서 "경쟁을 통해 훈련기 구매에 최소 100억달러를 절약하게 됐다"고 밝혔다. 미 공군은 원래 훈련기 351대에 197억달러(약 21조8천억원)가 필요할 것으로 예상했다. 시장에서 예상한 사업 예정가는 163억달러(약 18조원)로 92억달러와 큰 차이가 난다.

외신에 따르면 미 공군은 92억달러가 미 공군이 475대를 전부 구매할 경우 보잉에 지급하는 금액이라고 설명했다. 351대만 구매할 경우 더 낮아지는 셈이다.

KAI는 28일 입장자료에서 "미 공군에 따르면 최저가 낙찰자 선정 방식에 따라 보잉이 선정됐다"며 "록히드마틴사는 KAI와 협력해 전략적인 가격으로 입찰에 참여했으나 보잉사의 저가 입찰에 따른 현격한 가격 차이로 탈락하게 됐다"고 밝혔다.

KAI는 탈락 이유로 보잉의 저가 입찰을 꼽았지만, 일각에서는 미국의 자국 우선주의 정책, KAI에 대한 방산비리 수사 등도 원인이 될 수 있다고 주장한다.

이 사업 수주전에는 KAI·록히드마틴 컨소시엄 외에 미국 보잉·스웨덴 사브 컨소시엄과 이탈리아의 레오나르도가 참가했다.

사브는 훈련기 사업을 수주할 경우 미국에 새로운 공장을 짓겠다고 약속했고, 레오나르도도 앨라배마주에 2억달러 공장을 건설해 훈련기 최종 조립 등을 하겠다고 발표했다.

록히드마틴은 KAI와 컨소시엄을 구성해 우리 공군 고등훈련기 T-50을 개량한 T-50A를 미 공군에 제안했다. 록히드마틴은 T-50A 부품을 KAI로부터 수입해 사우스캐롤라이나 공장에서 만들 계획이었다.

KAI 관계자는 미국 우선주의가 작용했다는 주장에 대해 "3사 모두 미국 내 최종 조립과 미국산 부품 50% 이상 사용 조건을 충족했기 때문에 최종 수주 단계까지 올라간 것"이라고 말했다.

KAI는 입찰 최종 단계까지 올라간 점을 고려하면 방산비리 수사가 영향을 미쳤을 가능성도 거의 없다고 보고 있다.

KAI는 이 사업의 규모와 상징성 때문에 입찰 실패에 다소 실망한 분위기다.

지난해 방산비리 수사로 얼룩진 이미지를 개선하고 새로운 성장동력이 될 것으로 기대했던 사업이 무산됐기 때문이다.

미 공군에 훈련기를 납품하면 그 실적이 미 공군의 추후 입찰은 물론 다른 국가 입찰에도 유리하게 작용할 수 있다. 방산업계에서는 KAI가 당장의 수익성보다 향후 가능성을 고려하면 어떻게든 수주했어야 하는 사업이라는 분석도 있다.

특히 최근 해병대 상륙기동헬기(마린온) 사고로 수리온 수출이 차질을 빚을 수 있는 상황에서 훈련기 사업을 놓친 건 KAI 입장에서는 아쉬운 일이라는 것이다.

다만, 보잉이 워낙 낮은 가격에 선정된 만큼 아주 큰 타격은 아니라는 분석도 나온다.

보잉은 2034년까지 351대라는 대규모 물량을 공급해야 하는데 저가입찰을 하면 오히려 막대한 손실이 발생할 수 있다.

또 KAI가 록히드마틴과 컨소시엄을 구성하기는 했지만, 입찰 과정에서 결정권은 록히드마틴이 쥐고 있었다.

김조원 사장도 작년 11월 기자간담회에서 "보잉이 엄청난 덤핑을 할 것으로 예측되는데 우리는 원가절감에 최선을 다할 뿐이고 저가 수주까지 갈지는 록히드마틴이 판단할 문제"라고 말한 바 있다.

KAI는 미 공군 훈련기 납품은 실패했지만, 훈련기와 경공격기 수요를 동시에 충족하는 T-50과 같은 다목적기를 원하는 남미, 동남아, 아프리카 국가를 상대로 수출 노력을 계속하고 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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