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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20대까지 "기모띠~"…'일본 성인물 언어' 우리말 파괴 '심각'

입력 2016-10-09 16: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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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20대까지 "기모띠~"…'일본 성인물 언어' 우리말 파괴 '심각'


인터넷,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등을 통해 퍼진 신조어·줄임말이 일상화되고 인터넷 게임 방송, 프로게이머 등의 영향을 받은 우리말 파괴가 10대뿐 아니라 20대에서도 심각한 수준에 이르고 있다.

올해 초 서울에서 열린 한 e스포츠 대회에서 토너먼트 경기를 이긴 20대 프로게이머는 "이겨서 '기모띠'하다"고 소감을 밝히면서 팬들에게 웃음을 전달했다.

인터넷 개인 방송을 통해 자신의 게임 플레이 영상을 보여주는 한 BJ는 방송 내내 '기모띠'라는 단어를 사용한다. 이 BJ 방송에는 평균 수만명 단위의 시청자가 즐겨본다.

게임을 즐기는 10대와 20대에게는 프로게이머와 게임을 주제로 한 인터넷 개인방송 BJ 중 일부는 유명 연예인 수준의 인지도를 갖고 있다.

방송에서 개그맨, 연예인이 사용하는 단어가 '유행어'가 되듯, 이들이 사용하는 단어 역시 팬들 사이에서는 유행어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일상생활에 깊숙이 들어온 유행어는 우리말인 경우도 있지만, '기모띠'라는 단어는 일본에서 유입된 불건전한 단어에 해당한다.

일본어로 '気持いい'인 기모띠의 뜻은 우리말로 번역하면 '기분이 좋다'는 의미다. 원어는 '기모찌'지만 한국에서는 기모띠로 많이 쓰이고 있다.

언뜻 일상생활에서 아무렇지 않게 쓸 수 있을 것으로 보이지만, 유입되는 과정을 보면 그렇지 않다.

주로 일반 대화보다는 일본 AV(Adult Video·성인동영상)에서 쉽게 접할 수 있는 표현이다. 불건전한 단어인 셈이다.

그런데도 10대 학생뿐 아니라 미취학 아동, 20대 성인까지 무분별하게 사용되고 있다.

국내에서 자주 쓰이게 된 배경에는 인터넷 개인방송에서 한 BJ가 시청자로부터 현금으로 환전 가능한 아이템을 받을 때 '기모띠'라고 한 것이 유행으로 번진 것으로 보인다.

또래 친구들 사이에서뿐 아니라 공공 장소, 불특정 다수를 대상으로 한 방송, 심지어 교실 내에서도 우리말을 파괴하는 모습을 쉽게 볼 수 있다.

이에 대해 전문가들은 무조건 사용을 막기보다는, 어떤 의미인지 정확히 알려 스스로 자중하도록 하게 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설명했다.

정인환 한글문화연대 운영위원은 "사리 분별 능력이 부족한 10대 전후에서 사용되는 것은 어느 정도 성장하면서 고칠 수 있겠지만, 20대 성인에서도 어떤 의민지 알면서 일상생활에서 쓴다는 것은 문제가 있어 보인다"며 "기모띠 등 외래어를 또래 사이뿐 아니라 일상생활에서도 무분별하게 사용하는 것은 우리말 파괴는 물론, 남들을 배려하지않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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