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비스 메뉴 바로가기 본문 바로가기 아티클 바로가기 프로그램 목록 바로가기

떼고 돌아서면 또…'불법 포스터' 골머리 앓는 지자체

입력 2015-12-08 09:27
크게 작게 프린트 메일
URL 줄이기 페이스북 X

[앵커]

오늘(8일) 밀착카메라는 거리 곳곳에 걸려있는 불법 광고물들을 담았습니다. 제거를 해도 돌아서면 다시 붙어있습니다.

고석승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기자]

1년 365일 각종 공연이 이어지는 서울 대학로입니다. 거리 앞 건물 벽은 물론이고 버스정류장, 계단 등 빈자리마다 포스터가 붙어 있습니다. 모두 불법 광고물입니다.

대학로뿐만 아니라 시내 번화가 대부분이 각종 불법 포스터로 몸살을 앓고 있습니다.

현행법상 옥외광고물은 지자체의 허가를 받아 지정된 장소에만 부착할 수 있도록 돼 있습니다.

[이상현 과장/서울 중구청 도시디자인과 : 공휴일에도 도심 광고물을 근절하기 위해 계속 정비, 단속을 하고 있습니다. 과태료나 상습 포스터 부착자는 고발도 하고 있습니다.]

외국인 관광객 등 인파가 몰리는 서울 동대문 쇼핑몰 인근, 구청 단속원들이 여기저기 붙어있는 포스터를 일일이 제거합니다.

다른 지역 단속을 위해 자리를 떴다가 한 시간 뒤 동대문을 다시 찾아가 봤습니다.

불과 한 시간 전쯤 구청 단속반원들이 포스터를 수거했던 곳입니다. 그런데 지금 보시는 것처럼 다른 곳들을 잠깐 둘러보고 온 사이에 또 이렇게 광고 포스터가 부착됐습니다.

불법 포스터를 떼고 나서도 문제는 여전합니다.

평소 외국인 관광객들도 많이 지나다니는 서울의 한 대형 특급 호텔 인근 길입니다. 지금 제 뒤로 벽에 노란색 접착테이프가 덕지덕지 쭉 붙어 있는데요. 모두 이런 불법 광고포스터가 붙어 있었던 흔적들입니다.

한눈에 봐도 엄청 더러워 보이는데요. 손으로 한 번 떼 보려고 해도 접착력이 강해서 쉽게 떨어지지도 않습니다.

[서울 서대문구청 단속반 : 테이프가 엄청나게 많이 붙어요. 너무 붙어가지고 여름에는 손톱이 없어요. 하도 많이 떼 가지고요.]

쓰레기도 덩달아 늘어납니다.

인도의 변압기와 옆에 있는 이 자전거 거치대가 보시는 것처럼 각종 공연 포스터로 뒤덮여 있는데요. 포스터를 붙인 뒤에 뒤처리를 제대로 안 하다 보니 이렇게 다 쓴 접착테이프나 예전 공연 포스터 같은 쓰레기도 그대로 버려져 있습니다.

지나다니는 시민들도 불쾌함을 호소합니다.

[지승아/서울 창동 : 되게 더러운 동네 같은 느낌도 들고 위험한 동네 같기도 하고 그런 기분이 들어요. 뒤처리를 깔끔하게 해줬으면 좋겠어요.]

취재 도중 거리 곳곳에 광고 포스터를 붙이고 있는 한 홍보대행업체 직원을 만났습니다.

[홍보 대행업체 관계자 : (포스터 붙이는 게 불법인 거 알고 계세요?) 이게 일이니까 어쩔 수 없죠. (과태료를 물거나 하지는 않나요?) 저희가 붙였다는 증거가 없죠. 공무원들이 제가 붙이는 걸 안 봤잖아요. 우리가 안 붙였다고 하면 되니까요.]

경쟁이 치열하다 보니 다른 업체가 붙인 포스터 위에 다시 포스터를 붙이는 경우도 많습니다.

[홍보 대행업체 관계자 : 오후에 우리가 붙였는데 위에 붙이는 사람도 많고요. 시비붙지는 않아요. 어차피 그 사람들도 붙여야 먹고 사니까 우리가 다니면서 그냥 다 떼죠.]

불법 광고 포스터로 홍보를 하고 있는 헬스클럽을 직접 찾아가 봤습니다.

[헬스클럽 관계자 : 원래 저희는 안 했었어요. (타 업체가) 저희 센터 앞뒤에 다 도배를 해서 저희도 안 되겠다 싶어 똑같이 하는 거예요. 이게 아니면 살 수가 없어요.]

많은 지자체가 불법 광고물 근절을 위해 안간힘을 쓰고 있지만 현실은 보시다시피 녹록지 않습니다.

불법을 대수롭지 않게 여기는 문화가 고쳐지지 않는 한 붙이고 떼고 다시 붙이는 이 악순환은 계속 반복될 수밖에 없습니다.

관련기사

욕설·폭행까지…지하철보안관·주차단속원 동행해보니 외국인학교 잇단 불법·탈법 의혹…관리감독은 '허술' 대학교 가짜 폭발물 소동…전단지 알바생들 장난 무덤 위에 세운 무허가 음식점…산책로 난개발 논란 국비 투입됐는데…지자체 '이름 뿐인' 특화거리 난립
광고

JTBC 핫클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