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오늘(8일) 밀착카메라는 거리 곳곳에 걸려있는 불법 광고물들을 담았습니다. 제거를 해도 돌아서면 다시 붙어있습니다.
고석승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기자]
1년 365일 각종 공연이 이어지는 서울 대학로입니다. 거리 앞 건물 벽은 물론이고 버스정류장, 계단 등 빈자리마다 포스터가 붙어 있습니다. 모두 불법 광고물입니다.
대학로뿐만 아니라 시내 번화가 대부분이 각종 불법 포스터로 몸살을 앓고 있습니다.
현행법상 옥외광고물은 지자체의 허가를 받아 지정된 장소에만 부착할 수 있도록 돼 있습니다.
[이상현 과장/서울 중구청 도시디자인과 : 공휴일에도 도심 광고물을 근절하기 위해 계속 정비, 단속을 하고 있습니다. 과태료나 상습 포스터 부착자는 고발도 하고 있습니다.]
외국인 관광객 등 인파가 몰리는 서울 동대문 쇼핑몰 인근, 구청 단속원들이 여기저기 붙어있는 포스터를 일일이 제거합니다.
다른 지역 단속을 위해 자리를 떴다가 한 시간 뒤 동대문을 다시 찾아가 봤습니다.
불과 한 시간 전쯤 구청 단속반원들이 포스터를 수거했던 곳입니다. 그런데 지금 보시는 것처럼 다른 곳들을 잠깐 둘러보고 온 사이에 또 이렇게 광고 포스터가 부착됐습니다.
불법 포스터를 떼고 나서도 문제는 여전합니다.
평소 외국인 관광객들도 많이 지나다니는 서울의 한 대형 특급 호텔 인근 길입니다. 지금 제 뒤로 벽에 노란색 접착테이프가 덕지덕지 쭉 붙어 있는데요. 모두 이런 불법 광고포스터가 붙어 있었던 흔적들입니다.
한눈에 봐도 엄청 더러워 보이는데요. 손으로 한 번 떼 보려고 해도 접착력이 강해서 쉽게 떨어지지도 않습니다.
[서울 서대문구청 단속반 : 테이프가 엄청나게 많이 붙어요. 너무 붙어가지고 여름에는 손톱이 없어요. 하도 많이 떼 가지고요.]
쓰레기도 덩달아 늘어납니다.
인도의 변압기와 옆에 있는 이 자전거 거치대가 보시는 것처럼 각종 공연 포스터로 뒤덮여 있는데요. 포스터를 붙인 뒤에 뒤처리를 제대로 안 하다 보니 이렇게 다 쓴 접착테이프나 예전 공연 포스터 같은 쓰레기도 그대로 버려져 있습니다.
지나다니는 시민들도 불쾌함을 호소합니다.
[지승아/서울 창동 : 되게 더러운 동네 같은 느낌도 들고 위험한 동네 같기도 하고 그런 기분이 들어요. 뒤처리를 깔끔하게 해줬으면 좋겠어요.]
취재 도중 거리 곳곳에 광고 포스터를 붙이고 있는 한 홍보대행업체 직원을 만났습니다.
[홍보 대행업체 관계자 : (포스터 붙이는 게 불법인 거 알고 계세요?) 이게 일이니까 어쩔 수 없죠. (과태료를 물거나 하지는 않나요?) 저희가 붙였다는 증거가 없죠. 공무원들이 제가 붙이는 걸 안 봤잖아요. 우리가 안 붙였다고 하면 되니까요.]
경쟁이 치열하다 보니 다른 업체가 붙인 포스터 위에 다시 포스터를 붙이는 경우도 많습니다.
[홍보 대행업체 관계자 : 오후에 우리가 붙였는데 위에 붙이는 사람도 많고요. 시비붙지는 않아요. 어차피 그 사람들도 붙여야 먹고 사니까 우리가 다니면서 그냥 다 떼죠.]
불법 광고 포스터로 홍보를 하고 있는 헬스클럽을 직접 찾아가 봤습니다.
[헬스클럽 관계자 : 원래 저희는 안 했었어요. (타 업체가) 저희 센터 앞뒤에 다 도배를 해서 저희도 안 되겠다 싶어 똑같이 하는 거예요. 이게 아니면 살 수가 없어요.]
많은 지자체가 불법 광고물 근절을 위해 안간힘을 쓰고 있지만 현실은 보시다시피 녹록지 않습니다.
불법을 대수롭지 않게 여기는 문화가 고쳐지지 않는 한 붙이고 떼고 다시 붙이는 이 악순환은 계속 반복될 수밖에 없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