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비스 메뉴 바로가기 본문 바로가기 아티클 바로가기 프로그램 목록 바로가기

'세탁기 파손 논란' 삼성·LG전자 과거 악연 되짚어보니

입력 2014-09-15 11:06
크게 작게 프린트 메일
URL 줄이기 페이스북 X

'세탁기 파손' 논란을 둘러싸고 삼성전자와 LG전자가 진실공방을 벌이자 두 회사의 과거 악연에 눈길이 쏠리고 있다.

이번 논란은 이달 초 독일 베를린에서 열린 가전전시회 'IFA' 기간 중 불거졌다.

LG전자 임직원들이 지난 3일 자툰 유로파센터 매장에서 삼성 크리스탈 블루세탁기를 파손시키다가 적발된 것. 이후 삼성전자는 다른 매장의 제품을 점검하던 중 자툰 슈티글리츠 매장의 크리스탈 블루 세탁기 3대가 동일한 형태로 손괴돼 있는 사실을 발견, 이를 현지 경찰에 신고했다.

특히 슈티글리츠 매장의 CCTV를 확인한 결과 양복 차림의 동양인 남자 여러 명이 제품을 살펴보다가 그 중 한 명이 세탁기를 파손시키고 현장을 떠나는 장면을 확인했고, 제품을 파손시킨 사람은 '세탁기 박사'로 통하는 조성진 LG전자 HA(홈 어플라이언스)사업본부 사장이라는 것이 삼성의 주장이다.

삼성전자는 또 지난 14일 이번 세탁기 손괴 사건과 관련, 조성진 사장 등을 업무방해, 명예훼손, 재물손괴 등의 혐의로 서울중앙지방검찰청에 수사의뢰했다.

이에 LG전자 측은 "해외 출장 시 경쟁사 현지향 제품과 그 사용환경을 살펴보는 것은 어느 업체든 통상적으로 하는 일"이라며 "다른 회사 세탁기들과는 달리, 유독 특정 회사 해당 모델은 세탁기 본체와 도어를 연결하는 힌지 부분이 상대적으로 취약했다"고 반박했다.

이에 삼성전자는 "사과는 커녕 거짓해명을 반복하는 것에 대해 대단히 실망스럽다"며 "진실은 한국 사법기관에서 밝혀 줄 것"이라고 재반박, 두 회사간 감정이 극으로 치닫고 있다.

삼성전자와 LG전자가 신경전을 벌인 것은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두 회사는 과거에도 냉장고, 에어컨 등 백색가전 시장 뿐만 아니라 디스플레이 특허를 놓고 법적 다툼을 벌였다.

'냉장고 소송전'의 경우 2012년 8월 삼성전자가 물붓기, 캔넣기 등의 방법으로 양사 냉장고 용량을 비교한 영상을 자사 블로그와 유튜브 등에 게시하면서 시작됐다.

이에 발끈한 LG전자는 광고금지 가처분 소송과 함께 100억원대 손해배상 소송을 제기했고, 삼성전자 역시 LG전자가 온라인에 올린 풍자만화를 지적하며 500억원의 손해배상 소송으로 맞섰다. 그러다 지난해 8월 법원의 권고에 양측은 관련 소송을 모두 취하했다.

'에어컨 1위' 타이틀을 놓고도 두 회사의 신경전은 치열했다.

사건의 발단은 지난해 3월 삼성전자가 '스마트에어컨 Q9000'을 출시하면서 '시장조사업체 GFK 오프라인 금액기준 국내 가정용 에어컨 시장 점유율 1위'라는 문구를 내세운데서 시작됐다.

이에 LG전자가 "터무니 없는 소리"라며 발끈했다. LG전자는 방송통신심의원회와 한국방송협회 등 다방면으로 문제를 제기했고, 결국 삼성전자는 '국내 가정용 에어컨 점유율 1위'라는 표현을 '소매점 대상 조사 결과 1위'로 수정했다.

디스플레이 특허를 놓고도 치열한 소송전을 벌였다.

2012년 9월 LG디스플레이는 삼성전자와 삼성디스플레이를 상대로 유기발광다이오드(OLED) 기술에 대한 특허소송을 제기했고, 같은 해 12월에는 삼성디스플레이가 LG전자와 LG디스플레이에 LCD기술을 침해했다고 맞불을 놓기도 했다.

당시 지식경제부까지 양사의 화해를 권고하고 나섰고, 이후 양측은 협상을 통해 지난해 9월 각각 상대 회사를 상대로 제기한 특허소송 및 특허무효심판을 취하하는데 합의했다.

업계 관계자는 "2015년 글로벌 가전 1위라는 같은 목표를 세운 두 회사의 가열된 경쟁이 불러운 촌극"이라며 "건설적인 방향으로 나아가기 위한 경쟁은 불가피하나, 지나친 경쟁은 오히려 양측 모두에 독이 될 수 있다는 것을 명심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조사 결과가 나와봐야 알겠지만 만약 고의성이 있는 것으로 밝혀진다면 해당 임원은 물론 LG전자 전체의 도덕성과 이미지에도 타격이 불가피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뉴시스)
광고

JTBC 핫클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