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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간' vs '인공지능'…세기의 대결이 우리에게 남긴 것

입력 2016-03-15 21: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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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위대한 도전이었다, 인간의 자존심을 지켰다.' 인공지능 알파고를 상대로 외로운 싸움을 벌였던 이세돌 9단을 보면서 큰 감동을 받았다는 분들이 많은데요. 이 9단은 비록 1승 4패로 물러섰지만, 끝까지 포기하지 않고 최선을 다하는 특히 마지막 대결에서는 불리한 흑을 쥐고 싸우겠다라는 결기를 또 보여 줘서 많은 사람들이 감동을 했던 것 같습니다. 바둑 아마추어 4단인 주정완 스포츠문화 부장과 함께, 자세한 얘기 나눠보겠습니다.

상당히 아쉽습니다. 마지막 패는 접전까지 가서 그랬는지.

[기자]

이세돌 9단은 처음부터 알파고에 대한 정보가 너무 부족했고요.

한 판, 한 판, 두어가면서 알파고의 실체를 파악해 가는 과정이었습니다.

대회 초반엔 작전 미스가 나오기도 했는데요. 결국 4차전에선 알파고의 허점을 찾아내면서 승리를 거뒀고요.

오늘(15일) 5차전에선 이세돌 9단이 280수까지 정말 최선을 다했지만, 아쉽게도 집 부족으로 돌을 던지고 말았습니다.

[앵커]

초반엔 이세돌 9단이 앞서나갔다면서요?

[기자]

잠시 해설판을 보시죠.

이 장면에서 이세돌 9단이 둘 차례인데요.

오른쪽 아래를 보시면 백돌이 다 잡혀 있습니다.

초반에 알파고의 큰 실수가 나온건데요.

알파고 개발자인 데미스 허사비스도 초반에 알파고가 뻔한 수순을 몰라서 실수했다고 인정했을 정도입니다.

알파고도 완벽하지 않다는 사실이 또 다시 확인된 건데요.

그래서 이세돌 9단이 상당히 기분 좋은 흐름으로 진행됐습니다.

이 9단은 위쪽에 알파고의 집을 깨기 위해 특공대를 보냈는데요, 다만 여기서 통한의 한 수가 나왔습니다. 아까 리포트에 잠깐 나왔는데요. 바로 이 수입니다.

[앵커]

너무 좀 조심스러웠다라는 그런 평가?

[기자]

이 수의 의미는 이쪽 흑돌이 아직 미생마입니다. 미생이라는 말은 많이 들어보셨을 겁니다. 아직 두 집이 나지 않아서, 아직 살지 못한 돌이란 뜻인데요.

그러니까 이렇게 두면 완생을 하게 되는, 완생은 살아 있는 말이라는 뜻입니다.

이렇게 두면 잡힐 염려는 없다는 것입니다.

하지만 알파고가 이렇게 두니까, 이쪽에 이세돌 9단이 받고 백의 단단한 벽이 생기면서 알파고가 확실한 우위를 차지하게 된 것입니다.

[앵커]

가운데 아주 큰 집이 나버렸습니다.

[기자]

네. 큰집이 나버렸습니다. 이 돌은 살았지만 비록 완생은 했지만 알파고에게 이쪽 집을 내주면서 유리했던 형세가 단숨에 알수 없는 바둑으로 그렇게 전개되고 말았습니다.

[앵커]

이 부분에 대해서 혹시 이세돌 9단이 나중에 아쉬움을 표현하진 않았던가요?

[기자]

아직까지 여기에 대해서는 검토가 좀 더 이루어져야 할 것 같습니다. 프로들도 하는 얘기는요, 이쪽에서는 이세돌 9단이 이렇게 두었어야 한다는 겁니다. 이렇게 두었으면 상당히 어려운 전투가 된다, 그랬으면 이세돌 9단에게 좀 더 승산이 있었을 것이 아니겠느냐 이렇게 좀 보고 있습니다.

[앵커]

알파고의 허점은 어느쪽으로 찔러갈 수 있었을까요? 다 끝난 얘기이기는 하지만.

[기자]

알파고의 허점은 복잡한 전투가 벌어져서 예상치 못한 수가 나오면 '버그'라고 하는, 컴퓨터 오류가 발생한다는 건데요.

알파고 개발자인 데미스 허사비스는 4차전에서 나온 이세돌 9단의 '신의 한 수'에 대해, 알파고가 1만분의 1의 확률에 불과한 것으로 계산하면서 오류를 일으켰다고 인정했습니다.

5차전에서도 어려운 전투로 끌었어야 하는 게 맞는 전략이라고 보고요. 이세돌 9단이 초반에 약간 방심한 것이 아쉬움으로 남는 대목입니다.

[앵커]

이세돌 9단이 이번 대회에 앞서 "컴퓨터는 바둑의 아름다움을 알지 못한다"고 한 말도 화제가 됐었죠. 끝나고 나서도 그 얘기는 기억속에 명료하게 남게 되는 군요.

[기자]

이번 대결을 보면서 한 편의 감동적인 휴먼 드라마를 본 것 같다고, 하시는 분들이 많습니다.

특히 4차전에서 이세돌 9단이 보여준 불굴의 투혼은 오랫동안 기억에 남을 것 같습니다.

불가능해 보였던, 절대 넘을 수 없을 것 같았던 인공지능의 벽을 결코 포기하지 않는 인간의 의지로 넘어선 건데요.

이세돌 9단은 이번 대결에서 '바둑의 아름다움'은 물론이고 '인간의 아름다움'을 보여줬다고 할 수 있습니다.

[앵커]

주정완 스포츠문화 부장 겸 아마추어 4단 이었습니다. 그동안 해설 하느라고 수고했습니다. 주 부장이 아마추어 4단이 아니었으면 어떡할 뻔 했나하는 생각도 듭니다.

[기자]

다른 분들도 더 좋은 분들이 있었을 것 같고요. 저도 이런 좋은 바둑을 시청자 분들께 소개할 수 있어서 정말 영광으로 생각하고 있습니다.

[앵커]

2부에서는 도올 김용옥 선생하고 이번 바둑 대결에 대해 잠깐 좀 이야기를 나누는 시간을 갖겠습니다. 지난번에는 정재승 교수, 뇌 과학자가 나오셨습니다. 오늘 철학자 한 분을 모시도록 하죠. 수고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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