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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밀착카메라] 땅밑서 본 도로함몰 주범…직접 들어가보니

입력 2015-04-21 21: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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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밀착카메라가 오늘(21일)은 땅밑으로 들어갑니다. 이른바 '땅밑 공포'로 불리는 도로 함몰 현상이 여전히 잇따르고 있는데요. 매설된 지 수십 년이 지난 낡은 하수관이 주된 원인이 될 수 있다 이런 얘기가 나오고 있죠.

그래서 실제로 그런지 들어가서 확인해 본 결과를 지금부터 김관 기자가 전해드리겠습니다.

[기자]

여기는 서울 방배동의 한 주택가 골목길입니다. 제가 서 있는 이곳 지면을 한번 보시죠. 아스팔트를 뜯어내고 새롭게 콘크리트를 메워 넣은 모습입니다.

이유가 있습니다. 불과 닷새 전에 찍어놓은 이곳의 모습인데, 구멍이 뻥 뚫린 모습입니다.

이른바 지반침하 현상, 땅이 주저앉아버린 건데 최근 들어 서울 시내 곳곳에서 이런 현상이 이어지고 있습니다. 왜 그런 건지, 이번 밀착카메라는 땅 밑으로 들어가 보겠습니다.

지난 15일 오후, 이곳에 뚫려 있던 구멍입니다.

안쪽을 들여다보니 파손된 하수관이 보입니다.

[안재형/최초 목격자 : 그냥 봤을 때는 가볍게 느껴졌는데 안을 보니 너무 휑 한 거예요. 잘못되면 차가 빠져서 큰일이 나겠구나 생각해서 그때부터 차를 통제했죠.]

하수관 콘크리트가 일부 무너지면서 동공이 생겼고, 이 때문에 도로가 함몰된 겁니다.

긴급 보수 공사를 했지만, 불안은 남았습니다.

[주변 상인 : 이 면적을 보면서 우리가 여기까지 주저앉을 것 같다, 이쪽까지. 싱크홀이 넓어지지 않을까 그런 걱정을 했어요, 주민들이.]

이처럼 서울에서 발생한 도로 함몰의 80% 이상은 노후 상하수관 때문입니다.

여기는 서울의 한 주택가입니다. 제가 서 있는 왕복 2차선 도로 아래에는 직경 2~3m 규모의 하수관이 지나고 있습니다. 실제로는 지금 어떤 상태일지 이런 특수카메라를 장착한 채 저희 밀착카메라 취재진이 들어가서 확인해 보겠습니다.

취재진은 관할 지자체 담당자, 상하수관 안전 관련 전문가 등과 동행했습니다.

내려가자마자 역한 냄새가 진동합니다.

오폐수가 만들어낸 메탄가스와 황화수소 가스인데, 하수관 부식을 가속시킵니다.

하수관 곳곳은 움푹 파여있고, 살짝 만져도 구조물이 떨어져 나옵니다.

아래로 내려와서 불과 100m 정도를 지나는 동안에도 곳곳에서 균열이 발견되는데요. 특히 이 부분은 더 심각합니다. 천장부위가 완전히 떨어져 나갔는데, 콘크리트며 철골이며 다 지금 부식이 진행되고 있습니다. 이 조각들은 아예 이렇게 살짝만 갖다 대도 떨어져 나오는데요.

그러다 보니 아예 이쪽 한번 보시죠, 애당초 붙어있던 천정이 이렇게 아예 떨어져 나왔습니다. 기존에 이런 얇은 철골에 매달려 버티고 있었는데요, 바로 이렇게 부식이 진행되고 있는 위, 바로 위에는 5~60cm 두께로 지상 도로가 있고 그 위를 차량들이 지나다니고 있습니다.

이런 노후화 현상은 당장 큰 위험으로 보이진 않아도 언제든 대형 사고를 유발할 수 있습니다.

[함명수/서울시 00구 안전치수과장 : 틈이 생기면 모래나 골재 부분을 통해 하수로 유입되는 것이죠. 그게 지반 침하로 이어져서 상부의 도로가 내려앉는 것이죠.]

지금도 이렇게 맨홀 위로는, 차량들이 지나다니면서 쿵쿵 소리를 내고 있습니다. 그런데 바로 그 옆의 벽면을 보면 콘크리트들이 부식이 진행되면서 막대기를 갖다대면 다 떨어져 나오고 있고요, 그 결과 철골들이 녹슨 모습을 앙상하게 드러내고 있습니다.

특히, 하수관끼리의 접합 부위는 더 위험합니다.

제가 가리키고 있는 천장지점 역시 하수관끼리의 접합부위입니다.

이렇게 틈이 벌어진 게 보이실 겁니다. 제가 이렇게 점검봉을 집어넣어 보겠습니다. 이렇게 2~30cm나 점검봉이 들어갈 수 있을 정도입니다.

지난 2일 서울 지하철 9호선 삼성중앙역 주변 도로가 함몰된 것도 하수관 접합부가 불량 시공됐기 때문이었습니다.

작은 틈 정도로 보이지만 토사가 유실돼 도로 함몰로 이어지는 원인이 될 수 있습니다.

서울 시내 하수관 1만여km 가운데 절반 정도가 30년 넘은 이런 노후 하수관입니다.

전문가들은 국내 하수관의 노후화 상태가 이미 한계점에 도달했다고 지적하고 있습니다.

저희가 아래로 내려가 확인한 것도 마찬가지였습니다. 이런 땅밑 위험이 땅 위를 지나다니는 사람들의 안전까지 위협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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