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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브리핑] 모두에게 늘 푸른 나무처럼…'상록타워'

입력 2016-04-12 21: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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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룸 앵커브리핑을 시작하겠습니다.

오늘은 정연두 작가의 사진연작으로 시작합니다.

실제로 '상록타워' 라는 아파트에 살고 있던 서른 두 가족의 거실을 찍었습니다.

어떤 생각이 드시는지요?

한쪽 벽엔 텔레비전, 건너편엔 소파…밝게 웃는 가족들….

조금씩 다르게 생긴 쌍둥이를 보듯 같으면서도 어딘가 조금씩 다른 삶의 풍경입니다. 지극히 평범하고도 흔한 장면이기도 하지요.

작가가 작품을 만들게 된 계기는 이랬습니다.

어느 날 같은 아파트에 살면서 인사 정도만 나누던 이웃집 여성이 복도에서 울고 있는 것을 발견했다고 합니다.

그리고 그날 밤. 그녀의 가족은 이른바 야반도주 어디론가 이사를 해버렸습니다.

견고한 시멘트 벽 너머 나와 똑같은 구조의 집에 사는 사람이 겪었을 그러나 내가 알지 못했을 그 불행은 무엇이었을까?

작가는 한 집 한 집 틀 안에 감춰진 개개인의 고민들을 담고 싶었다고 합니다.

우리네 삶 역시 다르진 않겠죠. 거실엔 텔레비전. 건너편엔 소파…주말엔 치킨이나 자장면을 시켜먹는 남들과 다르지 않은 삶.

그것이 소소한 행복이라 여기지만 안을 들여다보면 모든 집이 갖고 있을 조금씩 다른 속앓이들.

취업 혹은 직장에서의 고민. 대출이나 자녀학비 같은 돈 문제, 부모를 부양하고, 자식을 키워내고 크고 작은 질병에 시달리고.

남들 눈에 사소할 수 있으나 자신에겐 결코 사소할 수 없는 그런 문제들이지요.

문을 열고 들여다보기 전엔 혹은 문을 열고 외치기 전엔 알 수 없는 그 수많은 사연들.

우리는 그렇게 때론 기쁘고, 때론 버겁고, 때로는 지루한 일상을 버텨냅니다.

하루 앞으로 다가온 투표일 우리는 표를 찍으면서 조금 더 나아진 삶을 꿈꾸고 희망하고 표를 얻어야 하는 누군가 역시. 우리에게 그런 삶을 약속합니다.

비록 그 약속들이 제대로 지켜진 바 없다 해도, 조금 더 나아질 삶에 대한 꿈마저 버릴 수는 없습니다.

'상록타워' 서른 두가구의 속사정은 닮은 듯 사뭇 다르겠지만 삶에 대한 희망은 모두에게 늘 푸른 나무처럼.

오늘의 앵커브리핑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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