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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당 텃밭이 무너졌다"…광주·전남 재보선 의미와 파장

입력 2014-07-31 09:05

29년 만에 첫 여당 의원 탄생
새정치 독주체제 제동 불가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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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9년 만에 첫 여당 의원 탄생
새정치 독주체제 제동 불가피

"야당 텃밭이 무너졌다"…광주·전남 재보선 의미와 파장


7·30 국회의원 재·보궐선거 결과 새누리당 이정현 후보가 야권의 텃밭, 전남에서 최대 이변을 일으켜 향후 정국에 큰 파장이 예고되고 있다.

특히 29년 만의 전남지역 여당 의원 탄생으로 대한민국 정치사의 고질병이었던 지역주의 구도를 깨는 전기를 마련할지 주목된다. 또 새정치연합에 대한 지역민들의 정서가 예전같지 않다는 점에서 지역정치 구도에도 새바람이 불가피할 것으로 전망된다.

◇새누리당 이정현 당선

이번 재보선에서 순천·곡성은 일찌감치 최대 격전지로 꼽혔다.

박근혜 대통령의 '복심'으로 불리는 새누리당 이정현 후보가 야권의 텃밭에 도전장을 내밀면서 전국적인 주목을 끌었다. 노무현 정부 당시 대통령 비서관을 지냈던 새정치민주연합 서갑원 후보와의 대결구도를 빗대 '왕의 남자들간 대결'로 몰기도 했다.

그 결과는 새정치연합의 참패였다.

이 후보는 이 날 개표 결과 49.4%(6만815표)를 획득해 새정치연합 서갑원 후보(40.3%)를 1만1204표차로 제치고 1위를 차지했다. 통합진보당 이성수 후보는 5.96%, 무소속 김동철 후보 0.6%, 무소속 구희승 후보는 3.6%에 그쳤다.

이 후보가 당선된 것은 지난 1985년 마지막 중선거구제로 치러졌던 제12대 총선 당시 전남에서 여당(당시 민자당) 의원이 당선된 이후 29년 만이다. 소선거구제가 도입된 지난 1988년 제13대 총선 이후에는 처음이다.

◇'예산폭탄론' 주효

이 후보는 선거 초반부터 '예산폭탄론'과 '지역발전론', '지역구도 타파' 등을 내세워 야권의 텃밭 민심을 파고 들었다.

이 후보는 "제가 당선된다면 순천 시민과 곡성 군민에 의한 선거혁명이고 호남발전과 정치발전에 대변화의 시작을 알리는 신호탄이 될 것이다"며 "전남 동부권은 대한민국을 넘어 세계 속의 명품 도시가 될 수 있는 잠재력을 갖춘 축복의 땅으로, 기회를 준다면 적어도 10년 이상 발전을 앞당길 자신이 있다"고 강조했다.

야당 측에서 예산폭탄론의 허구성을 지적해도 뚝심있게 밀어붙였다.

새벽부터 자전거를 타고 '나 홀로 유세'에 나섰던 것도 주효했다. 새벽기도부터 장터, 거리유세에 이르기까지 진정성있게 접근했다.

여기에 맞서 새정치연합은 박근혜 정부의 실정과 세월호 참사를 내세워 '정권심판론'을 주장했지만 지역민들은 지역발전에 대한 기대감에 손을 들어줬다.

새정치연합은 경선 과정에서부터 삐걱댔다.

전화착신이나 조직동원 등을 우려한 일부 경선후보들이 잇따라 이탈하고 경선에서 패한 후보의 조직에도 이상기류가 감지됐다.

더구나 이번 보궐선거의 단초를 제공했던 당사자가 후보로 공천되면서 당내 조직과 지역민들의 민심이 크게 흔들렸다는 게 일반적인 분석이다.

여기에 재보궐선거 사상 최고치인 51%대 투표율도 이 후보의 당선에 한몫 했다.

◇지역구도 깨지나

이 후보의 도전은 지난 6·4지방선거 당시 대구시장에 출마했던 새정치연합 김부겸 전 의원에 이어 신선한 도전으로 받아들여졌다.

특히 야권의 텃밭에서 여당 의원이 탄생했다는 점에서 오랫동안 굳어져 왔던 지역주의 구도를 깨트리는 이정표가 될 것으로 기대된다. 그 자체로 대한민국 정치사에 큰 이정표를 남기는 것이다.

전북에서는 지난 1992년 14대 총선때 황인성, 양창식 의원(당시 민자당)이 당선되고 1996년 15대 총선에서 강현욱 의원(당시 신한국당)이 당선되기도 했지만 전남에서는 1988년 소선거구제 도입 이후 단 한명도 배출하지 못했다.

이 후보의 당선을 계기로 영호남 지역주의 구도를 깰 수 있을지 주목되는 대목이다.

하지만 일부에서는 이번 선거가 2년여 임기의 보궐선거라는 점에서 큰 의미를 두지 않는 시각도 있다. 2년 한시적인 지지에 그칠 것이라는 시각이다.

지역민들 사이에도 지역발전을 위해 2년간 밀어주고 다음 총선에서 다시 판단하자는 기류가 강하다.

◇새정치연합 참패

새정치연합이 광주·전남 4개 선거구 가운데 광주 광산을, 나주·화순, 담양·함평·영광·장성 등 3곳을 차지했지만 사실상 참패로 보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전통적으로 야권의 텃밭이었던 순천·곡성을 새누리당에 내줬다는 점에서 상처는 더욱 깊다. 안철수, 박영선 등 당 지도부의 총력지원 속에 받아든 선거패배라는 점도 뼈아프다.

새정치연합은 경선과정에서부터 안이하게 접근했다. 이번 선거에서도 역대 선거처럼 호남내 전폭적인 지지를 기대했던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지역민심은 예전같지 않다.

따라서 새정치연합의 지도부에 대한 책임론 못지 않게 텃밭인 호남에 접근하는 방식도 대폭 바뀌어야 한다는 게 일반적인 여론이다.

(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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