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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9만명이 따라 쓰며 '뭉클'…수험생 위로한 노시인

입력 2020-12-04 20: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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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태주/시인 : 많고 많은 사람 중에 그대 한 사람]

[앵커]

수능 모든 과목마다 답안지에 맨 처음 적어내야 하는 이 필적 확인 문구는 올해로 일흔다섯 시인이 젊은 날 쓴 사랑시에서 나왔습니다. 노시인은 "어린 분들께 더 힘든 한 해였을 거"라며 "힘든 시간을 지나, 살아내자"고 말했습니다.

이선화 기자입니다.

[기자]

[필적 확인 문구를 답안지의 필적 확인란에 정자로 기재하도록…]

올해는 이 열세 글자였습니다.

['들길을 걸으며'/나태주 : 세상에 와 그대를 만난 건 내게 얼마나 행운이었나. 그대 생각 내게 머물므로 나의 세상은 빛나는 세상이 됩니다. 많고 많은 사람 중에 그대 한 사람]

코로나19로 유난히 힘들었을 수험생들에게 건네는 위로처럼 보였습니다.

[나태주/시인 : (젊은 날) 한 사람을 위해 썼어요. 이 글이 많은 사람들에게 가서 그 한 사람, 한 사람 모든 사람이…당신은 소중한 사람이다.]

필적확인 문구는 2006년 도입됐습니다.

직전 수능에서 대규모 부정행위가 드러난 까닭에 이듬해 모의고사에 윤동주의 '서시'를 앞세운 게 시작이었습니다.

김남조의 '편지' 속 한 구절도, 필적확인 문구로 세 번이나 선정된 정지용의 '향수'도 기억에 남았습니다.

포항 지진으로 시험 전날 수능 연기 사태를 겪었던 2017년엔 김영랑의 '바다로 가자'가 놀란 수험생들을 위로했습니다.

열다섯 자 내외의 짧은 문구가 같은 어려움을 겪은 수능 세대들 마음엔 오래도록 남곤 합니다.

[나태주/시인 : 힘들었어요. 터널을 건너 왔어요. 저 너머에 분명히 좋은 들판이 있을 겁니다. 같이 갑시다. 힘내세요.]

(영상디자인 : 이창환 / 영상그래픽 : 김지혜 / 인턴기자 : 주하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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