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당선인 측은 취임 직후 대통령 집무실로 서울 통의동 인수위원회 사무실을 쓴다는 계획입니다. 용산 국방부 청사에 집무실이 마련될 때까지는 통의동 '임시 집무실'에서 대통령 업무를 볼 수밖에 없기 때문입니다.
전쟁 등 안보 위기 상황이나 각종 재난·재해 상황이 발생하면 대통령은 국가위기관리센터로 향합니다. 청와대엔 관련 설비가 마련돼 있지만 윤 당선인 측은 5월 10일부터 청와대를 개방한다는 입장이라, 이 시설을 계속 쓸 수 있을지는 불투명합니다.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이 지난 20일 오전 서울 종로구 삼청동 대통령직인수위원회 회견장에서 대통령실 용산 이전과 관련해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사진=국회사진기자단〉 JTBC 취재결과, 이 때문에 인수위 측은 인수위가 있는 통의동 건물 지하에 임시 위기관리센터를 마련할 계획을 세운 것으로 파악됐습니다.
청와대 이전 TF 관계자는 JTBC에 "지하벙커를 만들어 위기관리센터 기능을 할 수 있는 차량을 두는 대책을 세웠다"고 밝혔습니다. 그는 "그동안 공개되지 않았지만, 대통령이 지방 등으로 갈 때 사용하고 있다"고 덧붙였습니다. 정식 명칭은 '국가지도통신차량'으로 미니버스 정도 크기라고 했습니다. 이 안에 국가비상지휘망과 재난안전통신망, 그리고 화상회의시스템 등이 갖춰져 있다는 겁니다.
통의동 벙커는 국방부 벙커까지 가기 어려운 비상상황일 때를 대비하기 위해서입니다. 통의동 집무실에서 용산 국방부까지 거리는 5.3km, 교통을 통제하더라도 10분 이상 걸릴 수 있다는 분석입니다.
차로 2~3분 거리인 청와대 벙커는 어떻게 될까. 윤 당선인이 임기를 시작하면 청와대를 개방하기 때문에 사람들이 몰려 이곳을 사용하기 어려울 것이라고 TF는 판단하고 있습니다. 청와대 벙커를 사용할 경우, 공약을 뒤집는 모양새로 보일 수 있다는 점도 부담입니다.
하지만 인수위 측도 통의동 건물을 국가 위기관리센터로 활용하기에는 취약한 부분이 많다는 점을 파악하고 있어 고심이 깊어지고 있습니다. 현재 용산 국방부 벙커 안에도 재난안전통신망이 설치되지 않아 행정안전부와 함께 관련 준비를 하고 있다고 TF는 밝혔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