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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범행 들통날라" 원영이 친부·계모 치밀한 은폐 모의

입력 2016-03-12 11: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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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범행 들통날라" 원영이 친부·계모 치밀한 은폐 모의


"범행 들통날라" 원영이 친부·계모 치밀한 은폐 모의


암매장된 채 발견된 신원영(6)군의 계모와 친부는 범행이 들통날 것에 대비해 치밀하게 모의했던 것으로 드러났다.

12일 이 사건을 수사 중인 평택경찰서에 따르면 계모 김씨는 지난달 1일 신군을 하루 동안 욕실에 가둬 숨지자 시신을 10일 동안 집에 내버려두다 평택 청북면의 한 야산에 암매장했다.

그러다 이달 2일 예정된 초등학교 입학식 날 신군이 특별한 이유 없이 불참하자 학교 측이 이틀 뒤인 4일 112에 신고했다.

계모 김씨는 지난 4일 경찰 조사에서 "2월19일~24일 남편과 양육문제로 다툰 뒤 남편이 출근한 사이 아이를 데리고 이리저리 돌아다니다 보니 아이가 없어졌다. (남편에게) 아이를 잃어버렸다고 말할 수 없어서 남편에게는 강원도에 거주하는 친정엄마의 아는 지인에게 보냈다고 거짓말했다"고 진술했다.

또 "술을 2병 정도 마신 상태여서 행선지나 이동 경로, 아이를 잃어버린 장소도 모르겠다"고도 했다.

신군의 친부도 "부인이 아이를 강원도에 있는 친정엄마의 지인에게 원영이를 맡겼다고 해 안심했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이들의 진술은 범행이 적발될 당시를 대비해 '실종'된 것으로 사전에 입을 맞춰 모의한 결과로 드러났다.

경찰 조사 결과 이들은 미리 짜 놓은 각본대로 신군의 행방을 묻는 경찰의 질문에 김씨는 "평소에도 술을 많이 마셨고, 그날도 술에 취해 기억이 나지 않는다"고, 친부는 "부인의 말을 믿었다"고 둘러댔다.

이들 부부는 2013년 6월 재혼한 뒤 지난해 4월까지 함께 살았던 원영이의 누나(10)에게서 "때리고, 베란다에 가두고 굶겼다"는 진술이 나오자 학대 사실만 인정했다.

당시 친부 신씨는 "학대 사실을 알고 있었지만, 훈육으로 보고 그냥 넘겼다"며 다른 범행과 연관성을 부인했다.

신씨는 또 학교 측에서 신군의 등교를 거듭 요구하자 "뒤늦게 아들을 잃어버린 사실을 알았다"며 지난 4일 회사에 연차를 내고 신군을 찾아다니는 시늉까지 했다.

심지어 신씨는 지난달 20일 초등학교 인근에서 찍힌 CCTV 영상 속 인물이 "신군이 맞다"고 속여 수사에 혼선을 주기도 했다.

경찰의 실종 수사가 진행된 4일부터 범행을 자백한 11일까지 이들 부부는 일관되게 이 같은 진술을 반복했다.

그러나 이들의 모의는 경찰의 CCTV 영상과 신용카드 사용내역 분석 과정에서 수상한 점이 발견되면서 범행 자백으로 이어졌다.

지난달 12일 거주지 현관 앞에 차를 대놓고 무언가를 싣는 영상과 당일 밤 신씨 아버지 묘소가 있는 청북면 야산으로 가는 모습이 CCTV 영상에 포착됐고, 이틀 뒤인 14일 청북면 한 슈퍼에서 막걸리와 육포, 초콜릿을 구매한 사실이 확인됐다.

이들 부부가 신군을 암매장한 뒤 신군의 영혼을 달래기 위해 또다시 암매장 장소를 방문했던 것으로 조사됐다.

경찰 관계자는 "범행과 관련해 미리 입을 맞춘 상태여서 수사에 어려움이 많았다"며 "신군에 대한 정확한 사인을 밝혀 살인 혐의 적용 여부를 검토할 방침"이라고 말했다.

한편 경찰은 이날 오전 신군의 시신을 수습해 국립과학수사연구원에 부검을 의뢰했다.

(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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