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의 최고지도자가 관람한 북한악단의 공연에서 미국의 대표적 상업영화인 '록키'의 하이라이트 장면이 주제곡과 함께 상영된 사실이 확인됐다.
미국을 `미제'라 맹비난하는 북한이 공식무대에서 세계적으로 잘 알려진 미국영화를 소개한 것은 이례적인 일이다.
영화는 김정은 국방위원회 제1위원장이 직접 지도해 만들었다는 북한 모란봉악단의 지난 6일 시범공연에서 소개됐다. 당시 김 1위원장과 장성택 국방위 부위원장, 최룡해 인민군 총정치국장 등 북한의 최고지도부가 이 공연을 관람했다.
북한 조선중앙TV는 지난 9일 모란봉악단의 시범공연 내용 중 주요 장면을 방영한 데 이어 11일 밤에 전체 내용을 녹화방영했다.
연합뉴스가 12일 확인한 결과, 11일 밤 공개된 영상에는 록키의 얼굴, 훈련장면, 시합장면 등이 수분 분량으로 담겨 있었다.
이 영상에는 록키가 강력한 펀치로 소련 선수 이반 드라고를 링 위에 다운시키는 모습도 생생하게 담겨 있다. 오늘날 북한이 우호국으로 분류하는 러시아가 소련을 계승한 나라다.
남한의 `걸그룹'을 연상케 하는 여성단원 10여 명은 해당 장면을 배경으로 전자바이올린 등으로 록키 주제곡인 `Gonna Fly Now'를 연주했다.
중앙TV는 이 주제곡을 한글로 `이제 곧 날아오르리(외국곡)'라고만 소개했다.
미국의 AP통신은 이날 평양발 기사를 통해 북한 내에서 미국 영화 주인공의 긍정적인 모습을 보여준 것은 이례적이라고 전했다.
이날 공연에서는 또 '재즈의 전설'로 불리는 미국의 가수이자 배우인 프랭크 시내트라의 세계적인 히트곡 '마이웨이(My way)'도 연주됐다.
모든 공연이 끝나자 김 1위원장이 엄지를 치켜세우며 만족감을 표하는 장면도 포착됐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