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YG 도박 게이트…'철통 보안' 카지노 기록 어떻게 확보했나

입력 2019-08-09 15: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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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JTBC 기자들이 직접 취재한 뉴스와 그 뒷이야기를 들어보는 시간, 뉴스 보여주는 기자 '뉴스보기'입니다. 오늘(9일)은 탐사제작팀 박창규 기자와 함께 합니다.

YG 전 대표 프로듀서 양현석 씨가 이번에는 해외 원정 도박 혐의를 받게 됐습니다. 어디서 어느 정도 규모 도박을 한 것인가요.

[기자]

네, 미국 라스베이거스 MGM 호텔 카지노입니다.

애초에 양씨 주변 인물들 사이에 소문은 무성했습니다.

'수십억 대 도박을 해외에서 했다더라'는 증언이나 전언은 많았습니다.

하지만 그동안 말만 있었고 확인된 물증은 없었습니다.

그런데 이번에 경찰이 양씨가 카지노를 드나든 횟수, 도박 금액, 승패 기록까지 확보했습니다.

일단 확인된 액수는 도박에 건 판돈만 10억이고 잃은 돈은 6억 원가량이었습니다.

[앵커]

가수 승리도 같은 혐의로 수사 선상에 올랐어요. 올 초 해외 원정 도박 의혹이 제기된 적이 있었는데 그때는 부인했었죠.

[기자]

네, 그렇습니다. 이번에 가수 승리도 불법 원정 도박 기록이 나왔습니다.

20억 넘는 돈을 걸었고 13억 원 정도를 잃은 걸로 확인됐습니다.

이것은 MGM 호텔 가지노에서 쓴 돈 규모만 확인된 것입니다.

라스베이거스의 다른 카지노에서 쓴 액수는 저희가 아직 확보하지 못했는데도 이정도 규모입니다.

[앵커]

라스베이거스 카지노는 고객 보안에 철저한 것으로 알고 있는데 이런 자료가 나온 게 의외였습니다.

[기자]

네, 맞습니다. 라스베이거스 카지노의 고객 기록 보안은 철옹성이라고 할 정도로 철저합니다.

2년 전 라스베이거스 만달레이 호텔에서 총기 난사 사건이 있었습니다.

수십 명의 사상자가 나왔는데요, 당시 범인은 이 호텔 VIP룸 고객이었습니다.

FBI 미국 연방 경찰이 이 사람의 프로파일을 완성하기 위해서 도박 기록을 요구했는데 카지노 측은 거부했습니다.

그래서 당시 미국 어느 언론도 이 사람이 어떤 도박을 어떻게 했는지에 대해서는 한줄도 보도하지 못했습니다.

우리 한국 경찰이 이번에 이런 수준의 보안 자료를 확보하게 된 것입니다.

[앵커]

그렇게 유출이 힘든 자료를 미국 경찰도 아니고 한국 경찰이 어떻게 확보할 수 있었습니까?

[기자]

올해 2월 네바다 카지노협회 내부 규정 지침이 바뀐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돈의 출처가 명확치 않거나 범죄 수익이 의심되는 경우에 거액의 도박을 할 수 없도록 했습니다.

그 틈을 한국 경찰이 파고든 걸로 보입니다.

한국 법으로는 거액의 도박이 불법이고 양씨와 승리의 도박 자금의 출처가 명확치 않다는 점을 강조한 것입니다.

이건 라스베이거스 현지 관계자들의 전언이고 한국 경찰은 수사 기법상 정확한 요청 경로는 밝힐 수 없다고 말하고 있습니다.

[앵커]

거액의 돈을 미국 현지로 조달해야 하는데 저희가 외국에 들고 나갈 수 있는 돈은 1만 달러, 우리돈으로 1200만 원 정도로 한정돼 있잖아요.

양씨가 어떤 방법으로 그 많은 돈을 미국으로 가져갔습니까?

[기자]

애초에는 가장 간단한 방법을 썼습니다.

동료나 친구 등 여러 명이 함께 미국에 가면 양씨가 각 개인에게 현금을 한도치까지 나눠준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가령 10명이 함께 가면 각자 1200만 원씩 들고 가서 현지에서 합치는 것입니다. 그럼 현금 1억 2000만 원이 생깁니다.

그러고도 모자란 자금은 이른바 환치기 수법을 사용했습니다.

제보자들은 미국 현지 지인이나 사업체를 통해 양씨에게 돈을 빌려주고 한국에서 현금으로 돌려받는 방식을 썼다고 주장했습니다.

제보자 증언 한번 들어보시겠습니다.

[제보자 A (JTBC '뉴스룸' / 음성변조) : (OO클럽) 4층 사무실이 있어요. 금고가 있는데 거기서 갖고 내려와서 제가 받았다는 거죠.]

[앵커]

환치기 수법이라는 게 잘 이해가 안되는데 정확히 어떤 방법입니까?

[기자]

만약 1억 원을 한국에서 미국으로 계좌 송금하면 기록이 남습니다.

그러면 금융당국 추적이 가능합니다.

환치기는 업자가 현지에서 미국 돈 1억 원을 빌려줍니다.

그런 뒤 한국에 있는 환치기 업자의 동료나 직원이 한국에서 그 돈만큼 현찰을 직접 수금합니다.

그러면 금융 기록이 일체 남지 않게 되는 것입니다.

[앵커]

앞으로 경찰 수사 어떻게 진행될 것 같습니까?
     
[기자]

도박 범죄는 경찰들이 가장 수사하기 싫어하는 사건 중에 하나입니다.

카지노에서는 고객 기록을 내주지 않고 VIP룸은 폐쇄되어 있기 때문에 증인이 적습니다.

증인이 있다고 해도 증언만으로 기소가 힘들기도 합니다.

좀 전에 설명한 것처럼 현금을 직접 손대 손으로 주고 받기 때문에 증거도 남지 않습니다.

그런데 이번에 한국 경찰이 양씨와 승리의 도박 기록을 확보했기 때문에 수사 진척 상황은 빠를 것으로 보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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