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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밀착카메라] 번호판도 인식 못해…친환경 차 인프라 여전히 열악

입력 2018-08-23 22:13 수정 2018-08-24 19: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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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요즘 친환경 차에 대한 관심은 커져가는데 기반 시설은 제자리 걸음입니다. 주차장에서는 번호판을 인식하지 못하고 연료를 충전할 수 있는 곳은 전국에 8곳뿐입니다.

밀착카메라 윤재영 기자입니다. 
 

[기자]

디젤차의 한계를 드러내는 일련의 사건들을 거치면서 친환경차들이 갈수록 늘어나고 있습니다.

그 중에서도 이런 전기차 또는 수소연료차의 증가율이 유독 높은데요.

그런데 이런 친환경차의 차주들이 끊임없이 불만을 제기하는 문제들이 있습니다.

첫 번째가 바로 이 파란색 번호판입니다.

정부는 지난해 6월 이후 출고되는 전기차와 수소연료전지차에 대해 의무적으로 파란색 번호판을 부착하도록 했습니다.

친환경차 구매자들에게 혜택 제공을 쉽게 하고 자긍심을 높인다는 취지입니다.

그런데 이 번호판 때문에 황당한 일을 겪는 전기차주들이 많습니다. 

가장 큰 것은 곳곳의 주차차단기가 이 번호판을 제대로 인식하지 못한다는 겁니다.

[하수민/전기차 차주 : 종합병원이었거든요? 출차할 때 확인이 안 됐던 거예요. 한 주 있다가 다시 와가지고 출차할 때 보니까 요금이 15만원이 청구가 된 거예요.]

취재진은 직접 전기차를 운전해 이를 확인해봤습니다.

앞에 보이는 곳은 서울의 한 공공시설물 주차장 입구인데요.

한 번 진입을 시도해보겠습니다.

주차차단기에 미인식이라는 세 글자가 뜹니다.

[주차관리원 : 인식이 안 되는 거잖아요. 파란 번호판은 그런 경우가 종종 있어요. 번호판을 바꿔야 될 거예요 아마.]

이러한 문제는 적외선 카메라가 파란색 바탕과 검은색 글씨를 제대로 구별하지 못하기 때문입니다.

[김승택/주차설비업체 대표 : (일반차는) 확실하게 보이잖아요. (전기차는) 파란색이 바탕이다 보니까 회색으로 보이는 거죠.]

'허'라는 글씨를 '하'라고 인식하는 등 오류도 잦습니다.

심지어 번호판을 개조했다며 경찰에 고발된 차주도 있습니다.

[전기차 차주 : 그 번호판 스프레이가 뿌려진 건으로 고발이 들어와서 경찰서 연락처를 가르쳐줄 테니 전화해보라.']

민원이 빗발치지만 국토교통부는 방도가 없다는 입장입니다.

[국토교통부 관계자 : 전체적으로 좀 친환경적인 느낌? 카메라 업체가 전국적으로 난립을 하고 작은 업체도 많지 않습니까. 거기서 프로그램을 보정해주고 튜닝하는 방법이 최선인데.]

친환경 차량 운전자들의 불만은 번호판만이 아닙니다.
 
전기차 충전소가 설치된 한 마트 주차장입니다.

이 초록색으로 색칠된 2곳이 전기차 전용 주차구역인데요.

보다시피 일반차량이 주차돼 있습니다.

다른 지하주차장도 비슷합니다.

[일반차 차주 : 거기 보면 일반차들 많이 대고 해가지고 그냥 댔거든요.]

충전할 수 있는 자리를 놓고 전기차 주인들 사이 갈등도 비일비재합니다.

[이재윤/전기차 차주 : 해가 지날수록 차 수요가 갑자기 늘어나면 충전시설이 지금도 좀 불편한 상태인데…]

최근 주목받고 있는 수소연료전지차의 충전시설은 더 열악합니다.

전국에 설치된 수소차 충전소는 8곳, 서울에는 2곳입니다.

[수소차 차주 : 이제 (차가) 늘어나면 그때 난리가 나겠죠. 미리 빨리 확충을 해놔야죠.]

정부가 친환경차 확산뿐만 아니라 관련 인프라도 함께 넓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옵니다.

[이희덕/수소차 계약자 : (민원을 넣었을 때) 가장 반복적인 대답은 수소 충전소를 설치했을 때 민원의 문제, 예산 편성의 문제, 관련된 규제가 지금 복잡하다…]

가까운 중국은 일부 도시의 대중교통을 모두 전기차로 바꿨고 일본은 거의 100곳에 달하는 수소차 충전소를 보유하고 있습니다.

모두 미래를 내다보고 정부가 적극적으로 투자한 결과입니다.

한국도 친환경차 확산을 위해 보다 노력할 필요가 있겠습니다.

(영상취재 : 이원진)
(인턴기자 : 진영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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