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비스 메뉴 바로가기 본문 바로가기 아티클 바로가기 프로그램 목록 바로가기

[국회] 일 아베에 고개 숙인 홍준표…'굴욕외교' 논란

입력 2017-12-18 18:25 수정 2017-12-18 19:01
크게 작게 프린트 메일
URL 줄이기 페이스북 X

[앵커]

자유한국당 홍준표 대표가 최근 방일 기간 중 아베 신조 일본 총리와 만나 고개를 숙인 사진을 놓고 '굴욕외교' 논란이 일고 있는 것과 관련해 대단히 불쾌하다는 반응을 보이고 있습니다. 고개 숙이는, 딱 그 순간만 포착한 악마의 편집이다 이렇게 주장하고 있습니다. 오늘(18일) 국회 발제에서는 관련 소식과 여러 정치권 뉴스를 함께 정리해드리도록 하겠습니다.

[기자]

네, 그렇습니다. 주말 동안 여러 번 보셨겠지만, 바로 이 사진이죠. 아베 신조 일본 총리 앞에서 정수리가 보일 정도로 고개를 숙여 인사하는 이 사진, 마침 홍준표 대표가 문재인 대통령을 향해서 "시진핑 주석을 알현하러 갔다"고 한 직후에 이런 사진이 나와서 더 논란이 됐죠. 특히 민주당 강병원 의원 같은 경우는, 자신의 SNS에 "알현? 아, 홍준표!"라고 되돌려주기도 했습니다.

그런데 홍 대표 측에서는 "이건 악마의 편집이다. 스틸 사진 한 장 갖고 여론몰이 말라" 강하게 반발합니다. 홍 대표 본인도 SNS에서 "우리나라를 작은 나라, 중국을 대국이라며 알현·조공외교를 해 국격을 손상한 세력들이 외국 원수를 만나 의례적인 묵례를 한 것을 굴욕외교 운운하다니 어이가 없다. 문재인 대통령을 만나도 그 정도의 묵례를 할 용의가 있다"고 얘기했습니다. 이쯤 되면 동영상을 보고 판단해볼 필요가 있겠다는 생각입니다. 실제 '악마의 편집'에 따른 피해가 있는 경우도 없는 건 아니니까요.

자, 보시죠. 홍 대표, 아베 총리가 다가오자 고개를 숙입니다. 그리고는 기념 촬영을 합니다. 다시 보실까요. 아베 총리는 까닥, 홍 대표는 쑥. 그러면 우리나라의 다른 정치인들이 아베 총리를 만났을 때 과연 어떻게 했는지 따져보겠습니다. 먼저 정세균 국회의장입니다. 지난 6월 8일 도쿄 총리 관저에서 만난 장면인데, 아베 총리가 옵니다. 정세균 의장 기다렸다가 고개를 숙이지는 않았습니다. 특유의 세균맨 미소만 지어 보이네요. 정세균 의장은 대한민국 입법부 수장이니만큼, 당신도 일본 내각 총리, 나 입법부 수장, 이럴 수 있는거죠.

그러면 이 경우는 어떨까요. 지난 5월 18일 '대통령 특사' 자격으로 역시 총리 관저에서 아베 총리를 만났던 문희상 민주당 의원 말입니다. 아베 총리 걸어오는데… 역시 문희상 의원, 고개 전혀 숙이지 않습니다. 오히려 아베 총리가 고개를 까딱하는데도 문 의원은 뻣뻣이 서 있네요. 물론 문 의원이 대통령 특사자격으로 갔지만, 그래도 평의원 신분에 불과하죠. 종합해볼 때 홍준표 대표, 묵례 안 했다고 해서 크게 외교적 결례라는 지적을 받을 일은 없었을 거라는 생각이 듭니다.

제가 주목하고 싶은 건 이겁니다. 앞서 홍 대표 본인도 얘기했지만, "난 문 대통령을 만나도 그 정도 목례는 할 용의가 있다"는 거 말이죠. 만약 아베 총리한테는 묵례하면서 문 대통령한테는 안 한다, 그러면 그건 좀 이상한 거죠.

홍 대표가 문 대통령 취임 후 만난 건 딱 두 번입니다. 11월 1일 국회 시정연설차 문 대통령 국회를 찾았을 때, 그리고 트럼프 대통령 국빈방한 만찬 때, 이렇게요.
먼저 국회 방문 때입니다. 보시죠. 문 대통령이 이렇게 참석자들 한바퀴 쑥 돕니다. 홍 대표와, 네…너무 순식간이죠. 약간 슬로우로 한번 다시 보시죠. 홍 대표, 고개 숙입니다.

그러면 11월 7일 트럼프 대통령 국빈 만찬 때 청와대로 가보시죠. 홍준표 대표, 문 대통령한테 고개 숙입니다. 곧바로 이어서 트럼프 대통령, 네 또 정수리를 보여줍니다.

제가 오늘 하루 종일 홍 대표 인사 장면을 돌려보고 내린 결론은 이렇습니다. 홍 대표, 굳이 안그래도 되는데 아베 총리에게 다소 과하게 공손한 측면은 있었다, 의전 서열에서 일왕보다 아래인 아베 총리에게 굳이 저렇게 안 했더라도 '외교적 결례'라고 지적받을 일은 없었다는 거죠. 하지만 또 한가지 확인한 건 홍 대표는 문 대통령을 포함해 외국 국가정상들과 인사할 때는 항상 정수리를 보일 정도로 고개를 푹 숙인다는 겁니다.

외국 정상과의 악수 사진에서 흑역사를 가진 인물 하면 또 떠오르는 게 바로 이명박 전 대통령입니다. 이 전 대통령, 2008년 4월 일본 방문했을 때, 아키히토 일왕을 만났는데, 이때 이렇게 고개를 푹 숙이고 인사하는 바람에 '굽실외교' 논란을 낳았죠. 대한민국 국가원수, 일본국의 상징, 같은 자격의 두 사람이기 때문에 어느 한쪽이 고개를 숙여야 할 이유가 없는데 이렇게 했던 겁니다. 심지어 당시 "일본 천황이 방한을 못 할 이유가 없다"며, 일왕을 '천황'이라고 말해서 더더욱 저자세 외교 논란을 낳기도 했었죠.

그런 이 전 대통령, 오늘 친이명박계 전·현직 의원들 모두 불러서 송년회 만찬행사 연다고 합니다. 내일 12월 19일, 대통령 당선일과 생일, 결혼기념일이 겹치는 '트리플 데이'를 축하하기 위한 행사죠. 지금 때가 때이니만큼, 여권의 적폐청산 움직임과 관련해 무슨 말을 해도 하지 않겠느냐, 귀추가 주목됩니다. 오늘 준비한 소식은 여기까지입니다.

관련기사

한국당 "국치" 비난…민주당, 홍준표 '친일 논란' 역공 홍준표, "알현" 이어 "조공외교"…도 넘은 '흠집내기' 홍준표 "아베, 한미일 합동군사훈련 했으면 좋겠다고 해" 청와대 "이번 방중, 한국 경제성장률 0.2%P 올리는 효과" 문 대통령식 '성의 외교'…3박4일 '국빈 방중' 성과는
광고

JTBC 핫클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