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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청원 부른 유기견 보호소…폐쇄는 피했지만 '막막'

입력 2018-06-21 07:54 수정 2018-06-21 07: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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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17년을 운영해온 대구의 사설 유기견 보호소를 폐쇄하라는 명령이 얼마전에 내려졌습니다. 250마리나 되는 유기견들이 오갈 데가 없어지자 반대 여론이 거세게 일었습니다. 청와대 국민청원이 제기돼 한달 새 22만명이 동참하자, 결국 당국이 두 손을 들었습니다. 하지만 개를 버리는 사람은 여전히 늘고 있고 입양하는 사람은 별로 없는 현실은 그대로입니다.

윤두열 기자입니다.
 

[기자]

입구에 들어서자 마자 개 짖는 소리가 요란합니다.

뙤약볕이 뜨거울까 쳐둔 천막 아래 10여 마리가 옹기종기 모였습니다.

대구 팔공산 자락에서 버려진 개들이 살고 있는 한나네 보호소입니다.

17년 전, 개장수에게 팔려가는 개를 한 두 마리 거둬 키운 것이 시작이었습니다.

아프거나 안락사를 앞둔 개를 한 마리씩 데려오다보니 지금은 250여 마리까지 식구가 불었습니다.

밥과 물을 주는데만 한 나절입니다.

[신상희/한나네 보호소 소장 : 5시에 일어나서 해 떨어질 때까지 좀 쉬었다가 중간중간에 물도 갈아주고 그렇게 해요.]

하지만 가장 힘든 것은 소음과 냄새가 심하다는 민원입니다.

허가받지 않은 가건물과 분뇨배출시설이 없다는 점도 발목을 잡습니다.

결국 지난 4월 대구 동구청은 사용중지 명령을 내렸습니다.

딱한 소식은 금세 퍼졌습니다.

폐쇄를 막아야한다는 여론이 일었고, 국민청원이 제기돼 한 달 새 22만 명이 동참했습니다.

결국 청와대는 그제(19일) 이곳이 사육시설이 아닌 보호시설인 만큼 가축분뇨법 적용을 받지 않는다는 입장을 내놨습니다.

법 위반에 따른 폐쇄 위기를 넘긴 것입니다.

한숨 돌렸지만 갈 길은 멉니다.

반려견을 키우는 사람이 1000만 명이 넘었지만 여전히 보호소의 개들은 인기가 없습니다.

제 옆에 있는 복돌이 뿐만 아니라 이곳에 있는 개들은 대부분 믹스견입니다.

입양을 원하는 사람들이 이곳을 더러 찾지만 대부분 믹스견인 것을 보고는 그냥 돌아가기 일쑤입니다.

이곳에서 새 주인을 찾는 강아지는 한 달에 고작 서너 마리에 불과합니다.

여기에 개를 버리는 사람은 꾸준해 한나네 보호소 식구는 오히려 늘어만 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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