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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못 팔면 500억원 날릴 판'…독감백신 경쟁 치열

입력 2016-09-07 16: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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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못 팔면 500억원 날릴 판'…독감백신 경쟁 치열


본격적인 독감백신 접종 시기를 앞두고 국내 제약사들이 4가(價) 독감백신을 잇따라 출시하면서 관련 시장 경쟁이 치열해지고 있다.

독감백신은 특성상 매년 균주가 달라지기 때문에 그해에 못 팔면 전량 폐기해야 한다. 균주가 달라지는 만큼 1년 단위로 국가검정을 다시 받아야 한다.

7일 식품의약품안전처와 관련 업계에 따르면 올해 독감 백신 공급 물량은 지난해와 비슷한 수준인 2200만∼2300만도즈(2200~2300만명분)로 예상되고 있다. 반면 국내 독감 백신의 연간 수요량은 1600만~1700만 도즈로 500만~700만도즈 가량이 초과 공급될 가능성이 높다.

독감백신이 1도즈당 1만~1만5000원 정도에 공급된다는 점을 고려하면 초과 공급 물량이 폐기될 경우 최소 500억원에서 최대 1000억원 가량의 손실이 생기는 셈이다.

9월 현재까지 국내에 출시된 4가 독감백신은 글락소스미스클라인(GSK) '플루아릭스 테트라', 녹십자 '지씨플루쿼드리밸런트', SK케미칼 '스카이셀플루4가' 등 3가지다.

이미 품목허가를 받은 보령바이오파마의 '보령플루V테트라백신'은 지난달 식약처에 국가검정을 신청한 상태로 검정이 완료되면 이달 중 출시될 예정이다. 한국백신 '코박스플루4가PF'도 출시를 앞두고 있어 경쟁은 더욱 치열해질 것으로 보인다.

이 가운데 SK케미칼의 '스카이셀플루4가'만 세포배양 방식이고, 나머지 4개 백신은 모두 유정란 생산방식 제품으로 달걀에 바이러스를 주입시켜 증폭시킨 뒤 정제해 만든다.

녹십자는 450만 도즈, SK케미칼은 250만 도즈, GSK는 200만 도즈의 4가 독감 백신을 내 놓았다. 3가까지 합하면 녹십자는 900만도즈, SK케미칼은 500만도즈를 공급한 상황이다.

'4가 독감백신'은 기존 '3가 독감백신'에 B형 바이러스주 1종이 추가돼 한번의 접종으로 A형 인플루엔자 바이러스 2종(H1N1, H3N2)과 B형 인플루엔자 바이러스 2종(야마가타, 빅토리아) 등 네가지 종류의 독감 바이러스를 모두 예방할 수 있는 것이 특징이다.

독감 바이러스는 A형 2종과 B형 2종이 주로 유행하는데 해마다 세계보건기구(WHO)가 그해 유행할 것으로 예상한 A형 2종과 B형 1종이 포함된 '3가(價) 독감백신' 위주로 공급해 왔다. 하지만 예측이 빗나가는 등의 이유로 WHO와 유럽의약품안전청(EMA) 등이 4가 독감백신 접종을 권고하고 있다.

독감 백신은 보통 10월부터 판매가 시작돼 다음해 2~3월, 길게는 4월까지 판매된다.

3가 독감백신의 경우 국가필수예방접종(NIP)에 포함돼 65세 이상 노인들은 무료로 맞을 수 있어 대부분 소진되기 때문에 큰 문제가 되지 않는다. 하지만 4가 백신은 NIP에 포함되지 않아 초과 공급된 분량은 폐기될 가능성이 높을 것으로 보인다.

반면 녹십자와 SK케미칼 모두 올해 전량 소진에 자신감을 보이고 있다. 지난해 독감백신 350만 도즈를 공급한 SK케미칼은 공급량 전량을 판매했고, 녹십자 역시 지난해 공급한 독감백신 900만 도즈 대부분을 판해했다.

국내에 가장 먼저 4가 백신을 출시한 GSK는 출시 후 미국이나 유럽에서 1억 도즈 이상 판매된 가장 잘 팔린 백신이라는 점을 강조하고 있다.

특히 올해 4가지 독감 바이러스를 캐릭터로 형상화한 캐릭터 마케팅을 통해 만성질환자 등 고위험군에 대한 접종을 권고하고 있다.

SK케미칼이 출시한 스카이셀플루4가는 계란에서 백신을 생산하는 다른 업체와는 달리 세계 최초로 동물 세포를 통한 세포배양 방식이라는 점을 내세우며 차별화에 나섰다.

무균 배양기를 통해 생산되는 세포배양 기술을 도입해 항생제나 보존제가 사용되지 않는 것이 특징이다.

SK케미칼 관계자는 "유정란 방식으로 생산되는 나머지 백신과는 달리 유일하게 계란 알레르기 환자들도 맞을 수 있다"며 " 국내 생산 4가 독감백신 중 유일하게 만 3세~18세 소아·청소년 연령대에서 접종이 가능하다"고 말했다.

녹십자는 국내에서 유일하게 성인 10회 투여분을 바이알(약병)에 담은 다인용 제형으로 허가를 받아 국내외 시장 동시 공략에 나섰다.

녹십자는 이미 지난해 11월 국내 제약사 최초로 4가 독감백신을 프리필드시린지 제형으로 허가 받았고 지난 4월에는 싱글도즈 바이알 제형으로 허가 받았다.

녹십자 관계자는 "유정란 방식은 1930년대 개발된 최초의 독감백신부터 지금까지 지난 70여년 동안 이어지면서 생산이 최적화된 안정성을 확보한 기술"이라며 "내수시장 공략 뿐 아니라 수출 주력 제형으로 4가 독감백신의 세계보건기구(WHO) 사전적격성평가(PQ) 인증을 획득해 글로벌 독감백신 시장 점유율 확대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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