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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풀영상] 황정민 "정직한, 진정성 있는 배우가 되고 싶다"

입력 2015-12-17 21:51 수정 2016-03-03 15:11

"비슷한 캐릭터에 대한 고민, 내 안에 다른 색깔 있을 거라 믿는다"
"인간 황정민으로서 내 아이한테 좋은 아버지가 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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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슷한 캐릭터에 대한 고민, 내 안에 다른 색깔 있을 거라 믿는다"
"인간 황정민으로서 내 아이한테 좋은 아버지가 되고 싶다"

[앵커]

대중문화 인물을 만나보는 목요일. 오늘(17일)도 반가운 한 분을 모셨습니다. '뭘 해도 되는 배우' 요즘 이분을 그렇게 부르더군요. 올해 주연을 맡은 두 편의 영화가 모두 천만을 넘기면서 일명 쌍천만 배우가 된 분인데요. 잠시 쉴 틈도 없이 곧바로 또 한 편의 작품을 관객들 앞에 내놓았습니다.

많은 분들이 사랑하시는 배우 황정민 씨를 오늘 뉴스룸의 특별한 손님으로 모셨습니다. 어서 오십시오. 반갑습니다.

[황정민/배우 : 초대해 주셔서 감사합니다.]

[앵커]

네. 나와 주셔서 감사하죠. 히말라야 개봉까지 올해 3편의 영화로 관객을 만났는데요. 제가 얼핏 다른 데서 듣기로는 따님을 스쿠터를 타고 등하교시키신다고 들었는데…

[황정민/배우 : 아들이요]

[앵커]

아드님을… 아 미안합니다.

[황정민/배우 : 그 아이가 그렇게 예뻤나요]

[앵커]

그럴 시간이 있습니까. 이렇게 영화를 많이 하시면서…

[황정민/배우 : 아니요. 아침에 이제 학교 데려다주고 저는 일하러 가고 그러니까… (그런가요?) 스쿠터 타고]

[앵커]

히말라야에 가 계신 동안은 불가능했겠군요.

[황정민/배우 : 그렇죠. 그때는 아내가 하고요. 있는 동안만이라도 조금 아이하고 같이 지내려고 노력하는 편이에요.]

[앵커]

그래서 히말라야는 얼마 동안 가 계셨습니까?

[황정민/배우 : 저희가 한 2주 정도 갔습니다. 보름 정도 가서 회차로는 10일 정도 찍었고요, 3월달에 갔죠.]

[앵커]

물론 영화 전체가 히말라야에서 진행되는 건 아니니까 내내 가 계신 건 아니겠지만.

[황정민/배우 : 네팔과 그다음에 몽블랑이라는 산에 갔고 그다음에 주 촬영지는 강원도 영월과 경기도 양주에서…]

[앵커]

아 그러니까 비슷한 환경이 있는 곳에서…

[황정민/배우 : 채석장을 깎아서요. 설사면을 만들었어요. 저희가]

[앵커]

이거 다 말씀하시면 안 되는 거 아닐까요.

[황정민/배우 : 뭐 말해도 돼요, 괜찮습니다.]

[앵커]

그 몇 미터까지 올라가셨습니까. 히말라야 가셔서…

[황정민/배우 : 저희가 4,500m까지 올라갔습니다.]

[앵커]

박무택 대원을 찾으러 가는 과정, 엄홍길 대장이… 영화의 내용은 많이들 아시는데. 박무택 대원이 있었던 곳은 그 8,700m 정도.

[황정민/배우 : 네네. 거기가 '데스존'이라고 불리는 곳인데 에베레스트가 8,848m에서 바로 그 밑에 있죠. 그러니까 그게 올라가는 길목에 그분의 시신이 있는 거죠.]

[앵커]

4,500m 정도면 거기도 고산이기 때문에 고산병이 오죠. (3,000m 올라가기 시작하면 고산병이 오기 시작합니다) 어느 정도 증상을 보입니까?

[황정민/배우 : 훨씬 호흡량이나 이런 게 더 깊고 그다음에 저희가 가져갔던 라면이나 이런 것들이 부풀어요. 기압이 낮아서 부풀어서 핏줄이나 모든 게 쪼그라든다는 느낌이 들어요, 몸이. 그래서 얼굴이 붓고 뇌가 꽉 쪼이는 듯한 느낌입니다.]

[앵커]

아 그 정도인가요? 4,500m에서 그러면 며칠 지내셨습니까?

[황정민/배우 : 전 2주 있었어요]

[앵커]

그 고산병을 처음 겪는 분들은 굉장히 고통스럽다고 제가 들었습니다.

[황정민/배우 : 그럼 바로 내려가셔야 돼요.]

[앵커]

아 그런가요?

[황정민/배우 : 내려가면 또 나아요, 그거는 고칠 수가 없어요, 그냥 내려가시면 돼요.]

[앵커]

2주 동안 잘 버티셨네요. 그래도.

[황정민/배우 : 그러니까 저희는 촬영을 하러 간 거기 때문에 그런 부분에서 서로가 조금 힘들었던 것 같아요. 왜냐하면 어쨌든 놀러 간 게 아니라 일하러 간 거기 때문에, 조금 아프더라도 아픈 거를 조금 참고 어쨌든 해내야 되는 게 분명히 있으니까. 그래서 아마 서로서로가 느낌들을 아니까 아프면 아프다는 말도 못하고 마음들을 아니까 동료애나 팀워크가 더 다져졌던 거 같아요.]

[앵커]

엄홍길 대장으로부터 조언은 많이 들으셨습니까?

[황정민/배우 : 그렇게 많은 조언은 듣지 않았습니다. 아니, 그러니깐 8000미터 산이라는 데는 제가 가보지는 않았지만, 감히 말씀을 드리면 진짜 삶과 사느냐 죽느냐에 딱 죽음. 아주 단순한 단면에 있는 거 같아요. 어떻게 잘살고 어떻게 잘 죽고 이 문제가 아니에요. 그냥 죽고 사는 문제니깐 인간 자체가 되게 왜소해지는 거 같은 느낌이 들거든요. 그래서 아마 그 상황에서 오는 어떤 외로움이나 힘듦이 분명 있지 않습니까. 그런 것들을 당신 스스로 말하기가 아마 어려웠던 것 같아요. 그래서 아마 말씀을 안 해주시고. 계속 술만 드시고요. 그냥 계속 기. 기. 기. 계속 기만 불러일으켜 주셨는데. 아무튼 그랬습니다.]

[앵커]

히말라야에 대해서 이야기를 하고 있는데요. 그전에 제가 아까 앞에 잠깐 말씀을 드렸지만, 두 개의 영화가 크게 히트를 쳤습니다. 이번이 세 번째 영화고.

[황정민/배우 : 앵커님, 보셨습니까?]

[앵커]

네, 봤습니다.

[황정민/배우 : 아, 감사합니다.]

[앵커]

이번에는 자신 있게 봤다고 말씀드릴 수 있습니다. 저번에 이정현 씨가 저한테 질문을 주셨는데… 그런데 그게 1년에 세 편이 가능합니까? 아니면 작년부터 찍어 온 건가요?

[황정민/배우 : 그럼요. 국제시장은 작년이 아니라, 재작년에 이미.]

[앵커]

겹치기 촬영이라던가. 이런 거는.

[황정민/배우 : 저는 절대… (없습니다) 안 합니다.]

[앵커]

임순례 감독이 2001년에 '와이키키 브라더스' 오디션 상에서 황정민 씨를 보고 아직 다듬어지지 않은 원석이다. 누구나 그렇게 얘기는 할 수 있습니다. 결론적으로, 결과적으로 봤을 때 그렇게 얘기할 수 있는 것이지. 그 당시엔 사실 아무도 몰랐던 건데, 지금의 황정민은 어떤 배우라고 생각하십니까?

[황정민/배우 : 일단 빨간 배우고요.]

[앵커]

빨간 배우요?

[황정민/배우 : 얼굴이 빨개서요. 농담입니다. 아니, 저는 좀 정직한 배우가 되고 싶은 생각은 늘 가지고 있어요. 어쨌든 제가 연기라는 걸 통해서 관객분들한테 보여지지만 그 인물이 정직하게 정확하게 진심으로 관객들하고 소통이 가능할 때 그때 오는 희열과 쾌감은 이루 말할 수 없거든요. 그러려면 제가 준비해야 될 것도 많고 거짓말하지 않는 연기를 해야 되는 거고, 그런 부분에서 모든 게 아마 제가 늘 진심으로 진정으로 하는 그게 아마 다 연결고리가 있는 거 같아요. 그래서 어떤 배우가 되고 싶으냐, 그냥 저는 정말 진심으로 진정성 있는 배우가 되고 싶어요.]

[앵커]

예, 혹시 이런 고민을 안 해보셨는지 모르겠는데요. 연기 생활을 오래 하고 또 영화에서 맡은 캐릭터가 때론 뭐 완전히 다른 것이 아닐 경우 있고 또 혹은 얘기 구조가 다른 것이라 하더라도 한 배우로 인해서 표출되는 캐릭터가 비슷해지는 성향이 가끔씩 있지 않습니까?

[황정민/배우 : 그렇죠. 분명히 있죠.]

[앵커]

그니깐 그렇게 어렵게 얘기할 필요 없이 저 배우 연기는 늘 똑같아, 이런 생각을 가진 관객들이 있을 수도 있는데, 본인은 혹시 그런 고민은 안 하시는지요?

[황정민/배우 : 저는 솔직히…]

[앵커]

예를 들면 베테랑의 형사나 신세계에 있어서 캐릭터가 굉장히 터프하고. 근데 그것을 표출해내는 방법은 어쩔 수 없이 같아지는 것? 한 배우가 연기하기 때문에.

[황정민/배우 : 그렇죠. 분명히 비슷한 점도 있겠죠. 하지만 저는 스스로한테 그런 자신감을 자꾸 비슷… 그러니까 늘 고민이에요. 비슷하면 어떡하나 고민이 있죠. 저한테는 스스로한테 자신감을 어떤 식으로 일으키느냐면 얘기도 틀리고 인물이 틀리기 때문에 분명히 내 모습에서 또 다른 모습들이 나올 거야 라고 스스로를 믿고 있습니다. 그래서 예를 들어서 신세계가 끝나고 나서 다음 작품이 '남자가 사랑할 때'라는…]

[앵커]

전혀 다른 캐릭터였죠.

[황정민/배우 : 근데 그 어떤 동네에 있는 일수를 하는 아주 나쁜 조직에 있는 사람이었고 신세계에도 그 인물도 되게 나쁜 깡패 역할이었고, 어떻게 보면 대본으로 읽으면 너무 똑같은 지점들이 있거든요. 근데 분명히 관객분들은 그 영화들을 보면서 비슷하다는 얘기가 없어요. 저도 비슷하면 어떻게 하나라고 처음 시작이 촬영을 하면서 시작이 되죠.]

[앵커]

그 고민들을 하시는…

[황정민/배우 : 네, 하죠. 거기에 대해서 굳이 뭐 똑같이 하지 않아요. 그런 고민은 아니고요, 분명히 이 얘기가 틀리고 인물이 틀리기 때문에 나도 모르는 또 다른 어떤 색깔이나 느낌들이 나올 거야 라는 스스로 믿음이 있습니다.]

[앵커]

그 관객들은 의외로 아주 디테일한 것에서 그런 걸 느끼곤 하는데요. 저도 그런 관객 중 하나인지는 모르겠습니다마는, 과거에 굉장히 유명했던 어느 배우분께서, 지금 물론 활동을 안 하시지만, 영화를 이렇게 보면 이렇게 숟가락으로 밥을 먹을 때 우리는 숟가락을 보통 이렇게 들고 먹지 않습니까? 그분은 이렇게 들고 드시더라고요. (아 그래요) 근데 모든 영화에서 이렇게 들고 드시길래, 아 저건 조금 그렇다, 다 캐릭터가 다른 건데… 모든 사람이 이렇게 먹지 않으니까. 그런 작은 것에서 느낄 수도 있는데 배우들이 생각하는 것은 어찌 보면 작은 것 플러스 더 큰 것까지 고민해야 되기 때문에 그런 지점이 있지 않나 해서 여쭈어 본 것이었습니다.

[황정민/배우 : 제가 왼손잡이거든요.]

[앵커]

아 그러세요?

[황정민/배우 : 그래서 밥 먹는 신이 나오면 조금 불편해하긴 해요, 왜냐면 계속 왼손으로 먹으니까 어떤 역할이든 다 왼손으로 먹어야 되니까. 근데 어쨌든 그래서 그러지 말고 오른손으로 한번 먹어봐야겠다 했는데 이게 너무 어색하고 불편해서요.]

[앵커]

아 그게 잘 안 됩니까?

[황정민/배우 : 예, 안 돼요. 그래서 하다가 도중에 죄송합니다. 그냥 왼손으로 먹을게요. 한 적도 있습니다.]

[앵커]

당연히 잘 안되시겠죠. 저만 해도 왼손으로 먹으라 하면 잘 안 될 테니까. 그것도 좀 신경을 쓰시긴 쓰셔야 되겠습니다.

이런 질문을 마지막으로 드리고 싶은데 굉장히 어려운 질문이 될 수도 있습니다. 물론 그전에 많은 영화들도 있었지만 올해 많은 분들께 관심받고 사랑받았던 두 영화의 캐릭터를 놓고 볼 때 굳이 고르라 한다면 국제시장의 아버지 캐릭터로 기억되고 싶으십니까? 베테랑의 형사 캐릭터로 기억되고 싶으십니까?

[황정민/배우 : 전 100% 아버지입니다.]

[앵커]

그렇습니까? 그건 왜 그렇습니까?

[황정민/배우 : 저는 좋은 아버지 되고 싶어요. 그거는 배우로서가 아니라 인간 황정민으로서 우리 아이한테 좋은 아버지가 되고 싶고, 저희 아버지가 저한테 좋은 분이셨듯이 저도 좋은 아버지로 기억되고 싶어요.]

[앵커]

나름 어려운 질문이라고 생각하고 드렸는데 굉장히 쉽게 답변을 해주셔서 쉬운 질문이 됐습니다. 알겠습니다. 오늘 나와 주셔서 감사드립니다.

[황정민/배우 :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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