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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벌가 여성 오너들 '호텔 전쟁' 재점화

입력 2012-06-13 15:36 수정 2012-06-13 23: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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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벌가 여성 오너들 '호텔 전쟁' 재점화
현대그룹이 남산에 자리 잡은 6성급 호텔인 '반얀트리 클럽 앤 스파'의 최종 인수함으로써 재벌가 여인들의 '호텔 사랑'이 다시 주목받고 있다.

현대그룹은 지난 8일 반얀트리 호텔의 최종인수 계약을 맺었다고 밝혔다. 인수금액은 1635억원으로, 현대그룹은 반얀트리 인수를 위해 특수목적회사(SPC)인 현대엘앤알을 설립했다. 현대엘앤알에는 현대상선과 현대엘리베이터, 현대증권, 현대로지스틱스 등 4개 회사가 총 900억원을 출자했다.

현대그룹은 반얀트리 호텔을 가족형 호텔로 특화해 새 성장동력으로 삼겠다는 계획이다. 현대그룹은 이미 금강산 호텔과 유람선 운영을 하며 호텔업에 충분한 경험을 쌓아 성공 가능성이 높다는 것이 재계의 평가다.

현대그룹의 이번 반얀트리 인수는 현정은 회장이 특별한 관심을 보였다는 후문이다. 재계를 대표하는 여성 오너인 현 회장이 반얀트리 호텔을 인수함에 따라 다른 재벌가의 여성 경영인이 이끄는 호텔들과 치열한 경쟁을 피할 수 없게 됐다.

국내 재계에는 호텔 경영에 참여하는 재벌가 여성경영인들이 유난히 많다. 대표적인 사례가 이건희 삼성전자 회장의 맏딸인 이부진 호텔신라 사장. 2001년 호텔신라에서 부장으로 경영수업을 시작한 이 사장은 상무와 전무를 거쳐 2010년 호텔신라 사장에 취임했다. 특히 이 부사장은 2009년 호텔신라의 매출액 1조원을 달성하고, 인천공항 신라면세점에 루이뷔통을 입점 시키는 등 경영능력을 인정받았다. 호텔신라는 장충동 신라호텔 내 면세점 부지를 이용해 비즈니스호텔을 신축할 예정이며, 강남에서도 위탁경영 형태로 비즈니스호텔 사업에 나설 계획이다.

조양호 한진그룹 회장 장녀인 조현아 대한항공 전무는 'KAL호텔네트워크' 대표로 KAL호텔을 운영하고 있다. 특히 조현아 전무는 경복궁 인근에 지하4층 지상 4층 규모의 7성급 고급 한옥호텔 건립을 추진할 정도로 호텔 사업에 적극적이다.

이명희 신세계 회장의 차녀인 정유경 부사장도 조선호텔의 경영을 맡고 있다. 정 부사장 역시 조선호텔을 기반으로 면세점, 명품사업 등으로 보폭을 확장하고 있다. 이밖에 정몽구 현대차그룹 회장의 장녀 정성이 씨는 '해비치호텔앤드리조트'의 고문을 맡고 있다.

재계의 한 관계자들은 "재벌가 여성경영인들의 호텔운영이 이전에는 품위유지용으로 인식됐다면 이제는 호텔사업을 통해 면세점과 유통업 등으로 영역을 넓히면서 경영자로서의 경영능력을 입증하겠다는 생각이 뚜렷한 것 같다"며 "이들의 경쟁이 더욱 치열해질 전망"이라고 말했다.

한편 호텔업계에서는 현대그룹이 반얀트리를 인수함에 따라 남산을 사이에 두고 나란히 자리잡은 호텔신라와의 경쟁이 불가피 할 것으로 보고 있다.

이형구 기자 ninelee@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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