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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당] 손잡은 야3당, '박 대통령 총리 추천 제안' 거부

입력 2016-11-09 18:27 수정 2016-11-09 23: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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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이번에는 국내 정치권 상황을 살펴봐야 할 텐데요. 야당이 총리를 추천해달라는 대통령의 제안을 거부했습니다. 오늘(9일) 열린 야3당 대표 회동에서 "일고의 가치도 없다"는데 합의했습니다. 대통령이 명시적으로 '2선 후퇴'를 밝히지 않는 한 어떤 논의도 없다고 못을 박은 겁니다. 이제 공은 다시 청와대로 넘어간 것 같습니다.

오늘 여당 발제에서 이 문제를 집중적으로 살펴보겠습니다.

[기자]

90초, 9분, 그리고 13분. 박근혜 대통령은 시간을 조금씩 늘려가면서, 찔끔찔끔 입장을 밝히고 있습니다. 어제 국회를 방문했을 때도 '국회가 총리를 추천하면 내각을 통할하게 하겠다'는 입장만 던지고 떠났습니다. 이 문제를 떠안은 국회는 도대체 저 발언의 진의가 뭔지 해석하느라 머리를 싸매야 했습니다.

오늘 청와대는 설득 작업에 총력을 기울였습니다. 허원제 정무수석이 정세균 국회의장을 찾아 "실질적으로 총리에게 장관 임명제청권 등이 보장되는 것"이라고 설명했습니다. 그러나 조각권 이양 등 구체적인 권한에 대해선 언급하지 않았습니다.

야당은 청와대의 설명은 헌법에 나와 있는 내용을 되풀이하는 수준이라고 주장하고 있습니다. 대통령이 "총리가 내각을 통할하는 권한을 보장하겠다"고 한 것은 '대통령의 명을 받아 행정각부를 통할한다'고 돼 있는 헌법 조항에 이미 명시돼 있다는 주장입니다.

[심상정 정의당 상임대표/CBS 김현정의 뉴스쇼 : 총리의 내각통할권은 헌법 86조 2항에 들어 있는 얘기거든요. 그런 정도의 얘기라면 청와대에서 말씀하셔도 되는데 굳이 국회까지 찾아온 또 이유가 있을 것 같아요. 그것은 대통령 핵심 지지층에게 동정론을 불러일으킬 그런 그림이 필요했던 것 아닌가.]

야당은 대통령이 "총리에게 전권을 주고 2선으로 물러나겠다"고 공개적으로 밝히라고 요구하고 있습니다. 사실상 정치적 '하야'를 주장하는 겁니다. 내치, 외치 모두 손을 떼라는 얘기입니다.

[전해철 최고위원/더불어민주당 : 먼저 대통령의 공식적인 국정 권한 완전 위임 선언이 있어야 할 것입니다. 내치, 외치를 불문하고 국무총리의 결정 사항인 인사에 이의를 제기하지 않겠다는 점을 공식적으로 선언해야 할 것입니다.]

야3당 대표는 오늘 오전 회동을 열어 '대통령의 제안은 일고의 가치도 없다'는 데 합의했습니다. 대통령이 명시적으로 2선 후퇴를 밝히지 않는 한, 총리 논의는 없다는 점을 분명히 했습니다.

[윤관석 수석대변인/더불어민주당 : 세부적으로 권한 설명 이런 부분들이 이제 의미가 없다고 판단을 하고 있습니다. 그래서 더 이상 논의하지 않기로, 일고의 가치도 없다 이렇게 확인을 했습니다.]

[박지원 비상대책위원장/국민의당 : 박근혜 대통령의 국회의장에 대한 총리 제의는 일고의 가치도 없다고 일축해버리고 (절대 이제는 응하지 않겠다 이런 입장을 정리를 하셨단 말씀이세요?) 지금 현재 대통령의 태도 변화 없고 탈당을 하지 않으면 안 되지.]

그러나 청와대 관계자는 "헌법 규정 때문에 대통령이 명시적으로 2선 후퇴를 밝히긴 곤란하다"는 입장을 내놨습니다. "대통령이 직무를 수행하지 말라는 얘기냐"며 불편한 심기를 나타내기도 했습니다. "영수회담을 열어 총리의 권한 문제를 논의하자"는 제안도 했지만, 야당은 일체 응하지 않기로 결론을 내렸습니다.

상황은 이렇게 더 꼬여버렸습니다. 대통령이 국회에 공을 던졌더니 야당이 그 공을 다시 차버린 모습입니다. 새누리당 지도부는 "무책임의 극치"라고 비판했지만, 여당 일각에서도 "대통령이 더 내려놔야 한다"는 주장이 나오는 상황입니다.

[원희룡 제주도지사/YTN 신율의 출발 새아침 : 그게 뭐 국방행정이든 외교행정이든 이런 부분들까지도 사실 지금 대통령이 그것을 수행할 수 있는 최소한의 권위와 국민의 신뢰가 있느냐? 이 부분에서 저는 매우 심각한 상태고요. 내려놓을 수 있는 건 다 내려놓아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이런 가운데 야당의 유력 대선주자들은 강경한 입장을 재차 확인했습니다. 안철수 전 국민의당 대표와 박원순 서울시장이 오늘 5년 만에 단독 회동을 했습니다. "대통령은 즉각 퇴진해야 한다"는 데 뜻을 모았습니다.

[박원순/서울시장 : 지금 국민들의 요구는 한마디로 대통령이 즉각 물러나라는 것입니다. 정치권이 더 이상 머뭇거려서는 안 되는 것이죠.]

[안철수 전 대표/국민의당 : 대통령이 물러나고 빨리 그다음 새로운 리더십을 세우는 방법밖에 없다는 것이 저와 박 시장님의 공통된 의견입니다.]

오늘은 음악으로 발제 내용을 정리합니다. 정치가 음악을 만났을 때.

그 말을 했었더라면 그땐 어땠을까요
그 말을 듣기위해서 그래봤던 걸까요

이적의 '끝내 전하지 못한 말'입니다. 박 대통령이 찔끔찔끔 내놓는 입장이 정치권을 더 혼란스럽게 했다는 비판이 나옵니다. 총리의 권한이나 2선 후퇴 문제만 해도 그렇습니다. 그 말을 분명히 했더라면, 오늘과 같은 혼란은 없었을지도 모르겠습니다. 대통령의 '끝내 전하지 못한 말' 때문에 국민들의 피로감도 커지고 있습니다.

오늘 여당 기사 제목은 이렇게 정하겠습니다. < 손잡은 야3당…총리 추천 거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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