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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단감염' 은혜의강 교회, 예배참석자 입에 소금물 뿌려

입력 2020-03-16 18:51 수정 2020-03-17 15: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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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지금부터는 오늘(16일) 추가로 대규모 확진자가 나왔던 곳입니다. 경기도 성남에 은혜의 강 교회인데요. 모두 47명이 관련돼서 확진을 받았습니다. 교회에서 또 대규모 감염이 일어났는데, 수도권에서는 구로 콜센터에 이어서 두 번째로 가장 큰 감염입니다. 오늘만 41명이 확진됐고요. 현재까지 총 47명이 코로나19에 감염됐습니다. 문제는 첫 확진자가 나온 지 일주일이 지나서야 집단 감염이 확인됐다는 건데, 이미 지역사회 전파가 진행된 게 아닌지 우려가 커지고 있습니다. 이 소식, 집중적으로 분석할 텐데, 신혜원 반장이 정리했습니다.

[기자]

경기 성남시 양지동의 한 상가 건물입니다. 1층과 2층엔 빵집, 치과, 커피숍 등이 입점해 있고요. 3층과 4층 절반에 '은혜의 강 교회' 예배당과 교육관이 들어서 있습니다. 이 교회 한 곳에서 어제 6명, 오늘 41명 총 47명의 코로나19 확진자가 나왔습니다.

[은수미/성남시장 (화면출처: 유튜브 '성남TV') : 우리 시 긴급 전수조사에 따르면, 은혜의 강 교회 설립연도는 1998년이고, 신도 수는 130명 수준입니다. 예배 현황은 주 2회 1시간, 회당 100여 명 정도의 교인이 참석하십니다.
이미 성남시는 담임 목사로부터 신도 명단을 입수를 했고요.]

교회는 지난 9일, 30대 남성이 첫 확진 판정을 받은 뒤에 폐쇄됐습니다. 나흘 뒤인 13일 50대 신도와 이 신도의 배우자가 감염됐고요. 이어 14일에는 70대 여성 신도가, 15일에는 이 교회 목사 부부도 확진 판정이 났습니다. 목사 부부는 증상이 없었습니다.

성남시는 어제서야 최근 주일예배에 참석한 신도 135명을 대상으로 전수조사를 벌였는데요. 첫 확진자가 나온 게 9일이니까, 무려 일주일 가까이 지난 시점입니다. 자가격리된 교회 신도는 밀접접촉자 7명에 불과했고 나머지 신도와 교회 관계자는 어제 전수조사 전까지 방역 당국의 아무런 관리도 받지 않았습니다. 지역사회 전파 가능성이 우려될 수밖에 없습니다. 교인 중 20여 명은 검사 결과가 나오지 않았고요. 재검이 필요한 경우도 여럿입니다.

[은수미/성남시장 (화면출처: 유튜브 '성남TV') : 주민 여러분들 걱정이 많으실 거라 생각하는데, 이 점에 대해서는 진심으로 송구스럽게 생각합니다. 보다 촘촘한 소독, 방역에 총력을 다하고 있어, 좀 빠른 시일 내에 안심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 수 있도록 노력하겠습니다.]

교회 건물 각 층 면적은 115㎡, 약35평에 불과합니다. 여건상 교인 130여 명이 다닥다닥 붙어 예배를 볼 수밖에 없어 보이죠. 비말 노출 등을 일으킬 수 있는 찬양, 통성기도 등 기존 예배 형식도 그대로 유지한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이런 환경에선 단 1명의 확진자만 나와도 불과 며칠 새 수십, 수백 단위의 감염이 가능하다는 걸 천지 사례를 통해 이제는 국민 모두가 알고 있죠. 집단 예배를 자제해 달라던 정부의 호소가 이 교회에선 통하지 않았습니다.

[정은경/중앙방역대책본부장 : 종교행사 등 닫힌 공간 내에서 밀접한 접촉이 발생하는 집단 행사는 감염병의 대량 확산의 구심점이 될 수 있으므로 최대한 개최하지 않거나 참석하지 않을 것을 거듭 당부드립니다.]

그런데 더 황당한 일도 벌어졌습니다. 지난 3월 1일 일요일. 은혜의강 교회 내부 CCTV 모습입니다. 예배에 참석한 사람들을 소독한다며 입에 일일이 분무기로 소금물을 뿌린 사실이 이 CCTV 영상에 고스란히 담긴 겁니다.

[이희영/경기도 코로나19 긴급대책단 공동단장 : 저희가 역학조사를 하다가 CCTV로 확인하게 되었는데 소금물을 분무기 통에 넣고 그거를 오시는 분들 한 분 한 분한테 다 입에 대고 분무기로 뿌려주셨어요. 계속 모든 참석자들한테 이루어지는 걸 봤기 때문에 사실상 확진자가 더 나올 수밖에 없는 상황입니다.]

경기도 측은 "이달 1일과 8일 두 날의 CCTV를 확인한 결과, 두 날 모두 예배당 입구에서 분무기를 이용해 소금물을 뿌린 것을 확인했다"고 했습니다. "이는 잘못된 정보로 인한 인포데믹, 즉 정보감염증 현상"이라고도 설명했습니다.

일반적으로 목이 아픈 증상이 있을 때 소금물로 가글을 하는 것이 도움이 된다는 연구 결과는 있지만요. 이게 바이러스의 예방을 위한 조치는 결코 아닙니다. 또 소금물이 바이러스를 죽인다는 것도 전혀 과학적 근거가 없는 잘못된 정보라는 거, 꼭 기억하시길 바랍니다.

은혜의 강 교회는 특정 교단에 소속되지 않은 채 한국 독립교회 선교단체 연합회에서 독자 활동을 펴 온 것으로 알려졌는데요. 그래서인지, 경기도 기독교총연합회가 온라인 예배 권고 문자를 보내는 대상에서도 누락된 걸로 전해졌습니다.

대형교회보다 이런 중·소 교회가 오프라인 예배를 더욱 강조하고 고수하고 있단 지적도 있는데요. 살림살이를 헌금에 전적으로 의존 중인 소규모 개척교회의 경우 현장예배, 특히 주일예배를 진행하지 않고선 교회 운영 자체가 어렵다는 겁니다.

물론 우리 헌법엔 종교의 자유가 있고, 따라서 정부가 예배를 금지할 권한은 없습니다. 다만 공동체 안전을 위한 불가피한 조치인 만큼 교회 스스로 정부의 권고에 귀를 기울여야 한단 목소리가 높습니다.

[박원순/서울시장 (화면출처: 유튜브 '서울시·Seoul') : 여전히 33%의 교회들은 집회를 통해서 오프라인으로 예배를 진행하고 있습니다. 당분간 종교행사를 온라인으로 진행하거나 자제해 주실 것을 강력히, 그리고 간곡히 당부드립니다.]

주일 예배를 강행한 은혜의 강 교회는 결국, 수도권에서 두 번째로 규모가 큰 집단감염 발생지가 됐습니다. 더이상 추가 확진자가 없길, 지역사회 전파가 미미했길 바랄 수밖에 없는 상황입니다. 일단 여기서 정리하고요. 들어가서 관련 소식 더 이야기 나누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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