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여, 다야(多野)의 다자구도로 치러질 것으로 예상되는 4·13총선에서 호남민심을 얻기 위해 그 어느 때보다 '고(故) 김대중 전 대통령(DJ) 쟁탈전'이 치열하게 전개될 것으로 전망된다.
이와 함께 안철수 의원이 창당 중인 국민의당(가칭)과 무소속 천정배 의원이 창당 중인 국민연합(가칭)이 25일 통합키로 전격 합의해 더불어민주당과의 DJ 쟁탈전은 더욱 가속화할 것으로 보인다.
25일 지역 정가에 따르면 더불어민주당이 전날 DJ 3남인 김홍걸 연세대 김대중도서관 객원교수를 영입하면서 본격적인 `DJ 쟁탈전'을 예고하고 있다.
더민주 뿐 아니라 국민의당 안철수 의원, 국민회의 천정배 의원, 최근 탈당한 동교동계 박지원 의원 등이 모두 `DJ'를 외치고 있기 때문이다.
이날 김 교수는 "더민주는 아무리 당명이 바뀌더라도 DJ 정신과 노무현 정신이 합쳐진 60년 야당의 정통 본류"라며 "더 이상 김대중 노무현 두 분을 나눠선 안 된다"고 말했다.
김 교수의 입당 회견에 함께 한 문재인 대표는 "단순한 인재영입과 당 확장 차원이 아니다. 우리 당의 정체성을 재확인하는 소중한 계기"라며 "원심력이 끝나고 이제부터는 구심력"이라고 의미를 부여했다.
이에 대해 안철수 의원은 "어떤 당이 정권교체를 할 수 있는가가 문제"라며 평가절하했고, 천정배 의원이 창당 준비중인 '국민회의'의 김재두 공보팀장은 "친노 패권세력이 김홍걸을 앞세워 친노 부흥을 꾀하는 꼴"이라고 비판했다.
각 당의 신경전과 함께, 4월 총선에서 DJ를 둘러싼 적자공방 등을 예고하고 있는 것이다.
이미 안 의원은 최근 이희호 여사를 만나 "김대중 전 대통령이 말씀하셨던 중산층과 서민을 위한 정당을 꼭 이루겠다"고 구애를 했고 천정배 의원은 '뉴 DJ'를 길러내겠다며 창당작업을 벌이고 있다.
정치권 일각에선 '김 전 대통령의 정신과 철학'이 야권 세력의 '호남 쟁탈전'에 이용되어서는 안된다는 우려가 나오고 있지만, 'DJ마케팅'이 박빙의 선거구도에 영향을 미칠 것으로 전망된다.
실제 지난 2014년 4·29재보궐선거에서 야권의 심장부 광주에서 무소속 돌풍을 일으킨 천 후보는 DJ향수를 선거전략에 사용해 성공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당시 천 의원은 20여년 전 새정치국민회의 후보로 안산에 출마했을 때 김대중 총재와 찍은 사진을 선거홍보용 현수막에 게재했다.
이에 새정치민주연합은 "고(故) 김대중 대통령의 통합정신을 부정하는 천정배 후보는 DJ를 팔지마라"고 연일 맹공을 펼쳤지만, 결국 천 의원이 시종일관 앞서다 승리했다.
지역정가의 한 관계자는 "김 전 대통령의 정신과 철학에 대해 선거에 이용해서는 안된다는 이야기가 나오고 있지만, 실제 박빙의 선거전에는 먹혀 드는게 사실이다"면서 "야권이 분열된 상황에서 다자구도로 치러질 선거전에서 `DJ쟁탈전'은 그 어느 때보다 뜨거울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뉴시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