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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채용 갑질' 논란 '위메프'…벤처 성장통 VS. 노동 착취

입력 2015-01-08 18: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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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채용 갑질' 논란 '위메프'…벤처 성장통 VS. 노동 착취


소셜커머스 1위를 넘어 오픈마켓 1위인 G마켓과 경쟁하겠다던 '위메프'가 신년 초부터 '채용 갑질' 논란에 휩싸이며 창사 이래 최대의 위기를 맞았다.

업계는 "터질 게 터졌다"와 "이제 5년 된 청년 벤처 기업이다보니 회사 경영에 미숙했다"는 반응으로 엇갈렸다.

박은상 위메프 대표는 8일 보도자료를 통해 "위메프 지역 마케팅 컨설턴트 MC 3차 현장테스트 참가자 11명 전원을 '최종 합격'으로 정정했다"고 밝혔다.

위메프는 지난해 12월 직원 채용과정에서 이들 11명에 대해 3차 최종 현장 테스트를 치뤘다. 정직원과 다름없는 업무를 시키고도 기준을 충족시키지 못했다며 11명을 전원 탈락시켰다. 하지만 이날 논란이 일자 전원 합격으로 정정했다.

기업의 채용은 전적으로 기업에 달려있다. 신입 직원을 채용했다가 해고한 것도 아니고 직원 채용과정에서 기업이 원하는 기준에 미달해 채용을 하지 않은 것은 법적으로도 문제가 없다.

하지만 논란이 커진 것은 채용과정이라고 보기에는 과도하게 근무를 시켰다는 부분이다. 하루에 50여 개 음식점에 방문해 영업해야 한다는 할당량이 있었고 14시간씩 근무를 하는 경우도 있었다.

무엇보다 이들이 지역을 나눠 새로운 음식점과 미용실 등을 돌아다니며 체결한 계약을 위메프는 버젓이 상품에 등록해 판매했다. 정규직 채용을 미끼로 한 착취로 비춰질만한 오해를 불러일으키기 충분했다.

또 위메프 측은 사전에 이들에게 일부만 정식 채용할 수 있다고 공지했으나 정직원이 되려면 구체적으로 어떤 조건을 충족해야 하는지와 탈락 과정이 불투명한 점 등도 논란의 불씨를 키웠다.

소셜커머스 업계에서는 이러한 위메프의 채용방식을 두고 예전부터 논란이 많았다는 이야기가 나온다.

지난 2011년 6월에도 위메프에서 지역 영업기획자(MD)로 근무하던 이모(31) 씨도 3주 정도 일한 후 해고 통보를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이 씨는 근무 기간 동안 지역 업체 2개와 계약을 체결하는 데 성공했으나 3주 후 위메프 측은 사무실에서 직원들을 따로 불러 "일부를 제외하고 나머지와는 계약이 안 될 것"이라고 통보했다.

위메프에서 일하다가 경쟁사로 이직한 한 업계 관계자 역시 "위메프에서 경쟁사와 최저가를 비교하고 수정하는 아르바이트를 하면서 새벽 2시까지 일했지만 정규직 전환의 희망이 없어 일을 관뒀다"면서 "정규직이 되기 위해 자발적으로 열심히 일했지만 그저 희망고문일 뿐이었다"고 토로했다.

업계에서는 이러한 문제가 대두된 것은 위메프가 신흥 벤처기업의 마인드를 버리지 못하고 치열한 시장 경쟁에서 생존해야겠다는 조바심이 강했기 때문으로 분석하고 있다.

실제 위메프는 2013년 매출 785억원을 올렸지만 360억원의 영업 손실을 냈음에도 지난해 4분기에만 마케팅 비용으로 400억원을 투자했다. 시장에서 도태되면 회사 문을 닫을 수밖에 없다는 절박함이 묻어있다.

물론 벤처기업의 경우 초기에는 성장이 불투명할 뿐 만 아니라 회사가 안정적으로 운영되기 위해서는 직원들의 희생이 뒤따랐다. 과도한 업무와 합리적이지 않은 회사 경영에도 직원들이 참을 수 있는 것은 회사 성장 이후 얻을 수 있는 인센티브와 보상이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이제 위메프의 경우는 초기 벤처기업의 열정과 희생을 직원들에게 요구하기에는 회사가 이미 크게 성장한 상태다.

벤처 업계 관계자는 "위메프는 이미 더 이상 벤처라고 보기 힘든 전자상거래 업체로 거듭났고 더 이상 신입사원에게 성장으로 인한 열매를 줄 수 없는 회사로 변했다"면서 "하지만 여전히 채용방식이나 직원 복지, 대우 등은 벤처 수준에 머무르고 있는 것은 아닌가 생각된다"고 전했다.

이어 "이번 계기로 회사가 환골탈태 해 빠른 시간에 성장만을 고집하는 회사가 아닌 직원들과 동반 성장하는 회사가 돼야 할 것"이라면서 "직원과 고객이 외면하게 된다면 결국 회사도 문을 닫을 수 밖에 없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한편 이날 박은상 대표는 "위메프는 직원 1400명과 고객센터 사우 1000명을 포함하면 2400명의 대한민국 청년들이 만든 평균연령 29.5세의 5년된 청년벤처 기업"이라면서 "그만큼 미숙한 일도 많지만 누구보다 열심히 해왔다. 이번 일을 계기로 더 정확하게 소통하고 진심을 제대로 전하는 위메프가 되겠다"고 강조했다.

(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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