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비스 메뉴 바로가기 본문 바로가기 아티클 바로가기 프로그램 목록 바로가기

보훈처, 결국 '합창' 유지…입맛대로 여론조사 해석?

입력 2016-05-18 08:44 수정 2016-05-18 11:45

청와대와 수시 접촉…윗선 영향 배제 못해

크게 작게 프린트 메일
URL 줄이기 페이스북 X

청와대와 수시 접촉…윗선 영향 배제 못해

[앵커]

여당에서도 '임을 위한 행진곡' 합창에 대한 재고 요청이 있었고, 막판까지 청와대와의 조율 얘기도 있었지만, 오늘(18일) 정부의 합창 방침이 바뀌지는 않을 것 같습니다.

정치부 박성훈 기자와 이를 둘러싼 논란, 좀 더 짚어보겠습니다. 올해는 더 '임을 위한 행진곡'을 둘러싼 논란이 큰데, 박승춘 보훈처장이 직접 나서서 선을 긋는 모습이었어요?

[기자]

네, 그렇습니다. 어제 한 매체와 인터뷰를 통해서 밝힌 내용인데, 기존에 보훈처가 브리핑을 통해 밝힌 내용과 큰 차이는 없었습니다.

국가보훈처가, 보훈단체가 행사에 불참하고 애국단체가 반대하는 결정을 하기는 어려웠다는 겁니다.

참석자 자율 의사를 존중하는 것이 논란을 최소화하는 최선의 방법이라고도 했습니다.

하지만 정부를 대표하는 인사가 참석하는데 제창으로 결정되면 의무적으로 불러야 하는 것 아니냐고도 말해 논란이 되기도 했습니다.

결국 보수 정부 인사들을 의식하고 이런 결정을 한 것이 아니냐는 지적이 나옵니다.

[앵커]

보훈처의 설명에도 불구하고 '합창' 결정의 배경을 두고 말들이 많습니다. 대통령이 국론분열 없는 해결 방안을 언급한 이후 보훈처는 현행 방안을 유지했고, 그럼에도 정작 청와대는 별 말이 없었죠?

[기자]

네, 청와대는 보훈처의 결정에 대해 사실 그대로 해석하면 된다고 밝혔는데요.

보훈처의 결정을 존중한다는 뜻으로 해석할 수 있지만, 애시당초 '국론분열 없는 좋은 방안'이란 것 자체가 이미 이같은 결론을 암시하고 있었던 것 아니냐는 지적도 나옵니다.

보훈처가 사흘간 재검토하는 동안 청와대 외교안보수석실과 수시로 통화해 왔고, 앞서 박승춘 보훈처장의 언급처럼 정부 인사의 입장까지 고려한 점 등 윗선의 영향을 받았을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습니다.

[앵커]

그리고 보훈처가 이런 결정을 하면서, 과거 여론조사를 들어서 반대가 여전하기 때문이라고 얘기했는데요. 여론조사를 잘 해석한건지, 충분히 여론을 반영한건지 이 부분에 대한 논란도 있는 거잖아요.

[기자]

취재해보니 보훈처는 여론조사 3곳을 근거로 판단했다고 했습니다.

2013년 5월에 했던 여론조사 결과와 올해 5월 4일, 12일 진행됐던 여론조사입니다.

지난 12일 리얼미터 여론조사에서는 임을 위한 행진곡 제창이 55.2%, 반대 26.2%로 찬성이 절반을 넘었습니다.

그런데 보훈처가 주목한 것은 이 여론조사가 아닌 4일 조원씨앤아이의 여론조사였습니다.

찬성 37.9%, 반대 32.4%로 나와 찬반의 차이가 크지 않고 여전히 논란의 소지가 있다고 본 것입니다.

2013년 리얼미터 여론조사 역시 찬성 의견이 43.2%, 반대 의견이 19.6%가 나왔습니다.

결국은 보훈처가 자신들의 의도에 맞는 쪽으로 여론조사 결과를 해석한 것이 아니냐는 비판이 나오고 있는 상황입니다.

[앵커]

정치권의 반발이 심상치 않은데 한편에서는 5·18 기념곡 지정을 정치적으로 이용하려는 것 아니냐는 지적도 있는 것 같습니다.

[기자]

더민주와 국민의당 지도부가 어제 광주를 찾아서 '임을 위한 행진곡' 합창 유지 방침을 비판하며 공세를 벌였습니다.

박승춘 보훈처장에 대한 해임 촉구 결의안도 계속 요구하고 있는 상태입니다.

이같은 야당의 전폭적인 공세와 관련해서 5·18 문제를 정치적으로 이용하려는 것이 아니냐는 비판도 있기는 한데요.

결국 이에 대한 판단은, 5.18 기념식 이후 두 야당이 이 문제를 얼마나 지속적인 관심을 갖고 풀어나가느냐에 달린 것으로 보입니다.

관련기사

오늘 5·18 기념식 거행…야당·관련단체들 "제창할 것" 보훈처로 '임' 떠넘긴 청와대…야당 '합창 결정' 재고 촉구 '임을 위한 행진곡' 제창 무산…정치권, 비판 목소리 "참석해서 제창, 항의하겠다"…시민단체 '허탈·분노'
광고

JTBC 핫클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