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법원이 국민의 법 감정과 법관의 판단 사이에 어떤 차이가 있는지 고민해 보는 자리를 마련했습니다. 어떤 결과가 나왔을까요.
정진명 기자입니다.
[기자]
25살 남성이 미성년자인 17살 여성을 강간한 이른바 '데이트 강간' 사건 모의재판입니다.
[징역형 주장 배심원 : 어린 피해자에게 큰 상처를 줬다는 점, 이점은 분명히 짚고 넘어가야 합니다.]
[집행유예 주장 배심원 : (두 사람 사이에)어느 정도 호감은 있었다고 생각됩니다.
그런 부분에 대해서 양형에 좀 더 참작할 사유가 있지 않을까.]
재판부는 피해자와 가해자가 합의를 한 점 등을 감안해 징역 3년에 집행유예 5년을 선고했습니다.
배심원단 130명 가운데 70%는 집행유예를, 30%는 실형 의견을 냈습니다.
법원이 일반인과 법조인 526명을 대상으로 한 사전 설문조사 결과도 비슷합니다.
같은 사건에서 합의를 한 경우라도 일반인들의 34%는 실형을 주장해 8%에 불과한 법조인과 차이를 보였습니다.
70대 노인이 8살 아동을 성추행한 사건의 경우도 실형을 선고해야 한다는 일반인의 비율이 법조인보다 높았습니다.
반면 음주 상태에서 보행자를 치어 숨지게 한 사건은 징역형보다 벌금형을 택한 일반인들이 많았습니다.
[마옥현/광주지법 부장판사 : (양형에 있어)일단 저희들의 생각과 다른 부분에 있어서는 적극적으로 감안하고 참고하려고 노력해야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