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이번 화재는 건물 외벽에 불에 잘타는 자재가 사용돼 큰 피해로 이어졌다는 것 주말내내 나온 소식이었습니다. 그래서 저희들이 한 번 실험을 해봤더니, 정말 무서운 속도로 불이 번지더군요. 그런데 문제는 현재 30층 이상 건물에만 불에 강한 재료를 사용하도록 돼 있다는 겁니다. 그러니까 저층에는 이렇게 불에 잘 타는 것을 써도 된다라는 이야긴데, 빨리 바꿔야한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습니다.
윤샘이나 기자입니다.
[기자]
1층에서 시작된 불이 순식간에 10층까지 번진 이유는 아파트 외벽 단열재가 불에 잘 타는 소재였기 때문입니다.
스티로폼 같은 가연성 소재 위에 석고나 페인트를 덧발라 마감하는 이른바 드라이비트 공법입니다.
취재진은 한국건설기술연구원을 통해 같은 외장재로 화재 실험을 해봤습니다.
창밖으로 불길이 번지기 시작하더니, 이내 외벽이 타들어갑니다.
1분도 채 안 돼 벽면이 불로 뒤덮이고, 순식간에 5m가 넘는 건물 꼭대기까지 번집니다.
[유용호/한국건설기술연구원 수석 연구원 : 화재가 빠르게 급속도로 번지는 취약성도 있지만 타면서 독성가스가 상당히 많이 다량 방출할 수 있기 때문에 위험한 방식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이런 외장재가 사용된 곳이 한두 곳이 아닙니다.
드라이비트 방식으로 외벽처리가 마감된 서울의 한 빌라입니다.
대리석이나 벽돌 마감에 비해 가격이 최대 1/3로 저렴하고 시공 기간이 짧아 건설현장에서 많이 쓰이고 있습니다.
지난 2010년 부산 해운대의 한 초고층 오피스텔 화재 이후 국토교통부는 30층 이상 고층 건물에 대해 불연성 외장재 사용을 의무화했습니다.
저층 건물에 대해서도 불연성 자재 사용 규정을 강화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