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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법도박·허위이력 의혹…대선판 흔드는 가족 리스크

입력 2021-12-17 18:28 수정 2021-12-22 14: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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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대선이 82일 앞으로 다가왔습니다. 여야 후보 모두 가족 리스크가 불거진 상황인데요. 여야 대선 소식 차례로 살펴보겠습니다. 민주당 이재명 후보는 아들의 불법도박 의혹을 인정하고 즉각 사과했죠. 성매매 의혹에 대해서는 아들이 부인했다면서 믿을 수밖에 없다고 했습니다. 반면, 국민의힘은 강하게 비판하고 있는데요. 관련 소식을 류정화 상황실장이 정리했습니다.

[기자]

[이재명/더불어민주당 대선후보 (어제) : 제 가족들과 관련해서 매우 불미스러운 일이 발생했습니다. 자식을 가르치는 부모 입장에서 참으로 죄송하다는 말씀을 드립니다. 앞으로 이런 일이 발생하지 않도록 최선의 노력을 기울이겠다는 말씀을 드립니다. 국민 여러분께 매우 죄송하다는 말씀 다시 한번 드리고 깊이 사죄드립니다.]

민주당 이재명 후보가 또다시 고개를 숙였습니다. 이번엔 첫째 아들의 불법 도박 때문입니다. 한 온라인 게임사이트에 올린 200여 개의 관련 글, 실제 아들이 쓴 거라고 인정했죠. 불법 도박은 형사처벌 대상입니다. 상습 도박은 형량이 더 높죠. 이 후보는 법적으로도 "선택의 여지 없이 책임져야 한다"고 했습니다. 아들 이 모씨 본인 이름으로도 사과문을 냈습니다.

[이모 씨/이재명 후보 아들 (음성대역) : 저의 부적절한 처신으로 상처 입고 실망하신 분들께 진심으로 사죄드립니다. 이번 일을 계기로 반성하며, 당사자로서 모든 일에 대해 책임을 지고 속죄의 시간을 갖겠습니다. 다시 한번 머리 숙여 사과드립니다.]

하지만 논란은 남았습니다. 아들 이씨가 불법 마사지 업소를 출입했단 글도 올린 겁니다.

[JTBC '뉴스룸' (어제) : 성남시 분당구의 한 마사지 업소를 거론하면서 '마사지 시간을 잘 안 지킨다'고 적었습니다. '내상을 입었다'는 표현도 있습니다. '내상'은 불법 업소에서 마음에 드는 여성이 나오지 않았을 때 쓰는 은어로 알려졌습니다.]

민주당은 "이 후보 아들이 해당 글을 쓴 건 맞지만 성매매를 한 적은 없다"고 했는데요. 이재명 후보는, 부모로서는 아들의 말을 믿을 수 밖에 없다고 했습니다.

[이재명/더불어민주당 대선후보 : 저도 확인을 해봤는데 성매매 사실은 없었다고 합니다. (근데 아무래도 내용이나 이런 것들을 봤을 때는 하지 않고서 썼다고 하기에는 조금 의심스러운 부분이 있어서 이에 대해서 좀…) 뭐 저도 알 수 없는 일이긴 한데 본인이 맹세코 아니라고 하니 부모 된 입장에서는 믿을 수밖에 없는 상황입니다.]

다만, 이 후보 아들 관련 의혹은 이미 경찰에 고발된 상태죠. 수사 결과에 따라 포괄적으로 책임을 져야 한다는 입장입니다.

[안민석/더불어민주당 선대위 총괄특보단장 (KBS '최경영의 최강시사') : 잘못한 거면 누구라도 예외 없이 처벌을 받아야 되겠죠. 그리고 후보자도 그런 입장을 분명히 밝혔지 않습니까? 어제. (마사지 업소 이용 후기는 자세히 썼는데 성매매를 한 적이 없다면…) 그거 역시도 사실을 밝혀서 잘못이 있으면 법적인 처벌을 마땅히 받아야 되겠죠.]

국민의힘에선 적극적 공세에 나섰죠. 윤석열 후보 부인 김건희씨의 허위 이력 의혹으로 곤란을 겪던 참입니다. "통상적인 도박죄 수준을 뛰어넘는 중범죄"라면서 '사과하고 치료받게 하겠다'는 수준으로 넘어갈 순 없다고 했습니다. 가족사까지 꺼내들었는데요.

[김재원/국민의힘 최고위원 (YTN '황보선의 출발 새아침') : (이재명 후보) 자서전 같은 데 보면 자기 아버지가 고향을 떠나게 된 이야기를 하면서 '도리짓고땡' 이야기를 했거든요. 그 시대에는 '도리짓고땡'이 가장 중독성이 강한 도박인데, 지금 제가 보기에 이재명 후보자의 장남이 하고 있는 이 도박도 가장 중독성이 강한 상황에 와 있다는 거죠. 텍사스 홀덤이니 이런 카드게임 이야기도 나오고…]

이 후보의 사과의 진정성도 도마 위에 올렸습니다. 앞서 조카가 전 여자친구와 어머니까지 살인한 사건을 이 후보 본인이 변호했단 사실을 밝히면서 '데이트 폭력'이라고 가볍게 표현해 논란이 됐었죠. 이번에도 '불법도박'이라는 '중범죄'를 축소하려고 한 것 아니냐고 한 겁니다.

[성일종/국민의힘 의원 (CBS '김현정의 뉴스쇼') : 카드 게임이라고 할 게 아니라 불법의 도박을 한 거에 대해서 정말 죄송하다 이렇게 얘기를 해야 하는데 이것들을 다 포장을 해서 넘어가는 것은 결코 바람직하지 않다. 이거는 진심이 없는 사과라고 생각을 합니다.]

국민의힘은 아들의 음주운전 문제로 선대위 직함을 내려놓은 장제원 의원의 사례를 들어서 "상응하는 처신이 있어야 할 것"이라고도 했는데요. 정치인의 자녀 문제가 논란이 되는 경우는 드물지 않습니다. 특히 선거 때는 영향이 크죠. 여기서 잠깐 '그때 그 사람들' 코너 가겠습니다. 2014년이죠. 6.4 지방선거 서울시장 후보로 나섰던 정몽준 당시 새누리당 의원입니다. 당시 고등학교를 막 졸업한 막내 아들이 세월호 참사와 관련해 "국민 정서가 미개하다"고 한 겁니다. 세월호 침몰 사흘 째, 정부의 사고대처에 분노한 유가족들을 향해 막말을 한 건데, 결국 정 의원, 고개를 숙였죠.

[정몽준/당시 새누리당 서울시장 후보 (2014년 5월 12일) : 존경하는 국민 여러분. 제…아들의 철없는 짓에…진심으로 사과드립니다. 제 막내아들 녀석도…너그럽게 용서해 주시길 바랍니다.]

조금 다른 경우지만, 자녀가 먼저 아버지로서의 역할을 하지 못했다고 문제 삼은 경우도 있었습니다. 같은 해 서울시 교육감 선거에 출마했던 고승덕 변호사 얘기인데요. 딸 고캔디씨가 이혼한 아버지가 어린시절 본인을 전혀 돌보지 않았다면서 "아버지는 교육감 자격이 없다"고 폭로한 겁니다. 결국 불명예스런 장면만 남기고 선거에서 낙마했죠.

[고승덕/당시 서울시교육감 후보 : 못난 아버지를 둔 딸에게 정말 미안하다!!!!!!!!!! 미안하다~~!!!!!! (고승덕! 고승덕!]

최근 사례도 있습니다. 우리나라 얘기는 아닌데, 지난 해 미국 대선 얘기입니다. 조 바이든 대통령의 아들 헌터 바이든의 불미스런 사생활이 공개됐는데요. 당시 상대 후보인 트럼프 대통령은 이를 공격의 소재로 삼았습니다.

[도널드 트럼프/당시 미국 대통령 (지난해 10월 17일) : 뭔가 알고 싶습니까? (바이든 후보는) 범죄 가족입니다. 차남은 아버지를 따라 한 거고 헌터 바이든은 중개인입니다.]

[JTBC '뉴스룸' (지난해 10월 17일) : 헌터로 보이는 인물이 마약을 흡입하고 성행위를 하는 동영상의 존재도 공개됐습니다.]

그런데, 사생활에 대한 미국과 한국의 접근은 좀 다르죠. 게다가 바이든 대통령은 첫번째 결혼 당시 부인과 딸을 잃고 헌터를 포함한 두 아들까지 중상을 입었던 아픈 가족사가 미국 내에서는 널리 알려져 있었습니다. 바이든은 아들의 허물을 솔직히 인정했고, 당락에 영향을 미치진 못했습니다.

[조 바이든/당시 미국 민주당 대통령 후보 (지난해 9월 30일) : 내 아들은 많은 사람들처럼 마약 문제가 있었습니다. 해결했습니다. 자랑스럽습니다. 내 아들이 자랑스럽습니다.]

우리나라의 경우, 전직 대통령들의 정권 말기에 아들의 권력형 비리로 문제가 된 적이 여러차례 있습니다. 고 김영삼, 김대중 대통령 시절인데요. 후보자의 가족에 대해서도 검증이 필요한 이유, 그리고 취임 후 공적인 차원에서 친인척 관리를 하는 이유일 겁니다.

이번 대선, 어느 때보다 후보자 가족 문제가 변수로 등장했단 얘기가 나오는데요. 여러 의혹들이 지나갔거나 현재 진행중이죠. 지금은 이 후보 아들의 불법 도박과 성매매 의혹, 윤 후보 부인 김건희 씨의 허위 이력 의혹이 대선 판을 뒤덮고 있는 모습입니다. 다만 의혹에 대한 두 사람의 대응은 조금씩 다른 듯 한데요. 먼저 이 후보는, 최근 하루에도 여러번씩, 군말 없는 사과를 하고 있죠. 어제 아들 의혹 불거진 지 4시간 만에 사과를 했습니다.

[이재명/더불어민주당 대선후보 (어제) : 국가의 운명을 책임지는 사람을 국민들이 검증하는 것이기 때문에 지금 가족들에게는 안타까운 일일지라도 무한검증 불가피하다고 생각한다. 형사처벌 사유가 된다면 당연히 선택의 여지없이 책임져야죠. 어떤 책임이라도 지겠다고 아까 말씀드렸다.]

앞서 대장동 의혹이 불거졌을 당시에는 보도한 매체를 강하게 비판했었는데 그때와는 좀 달라진 모습입니다. 윤 후보 역시, 오늘(17일) "국민 여러분께 심려를 끼쳐드려 죄송하다"면서 고개를 숙였죠. 의혹이 불거진 지 사흘 만입니다. 어제까지는 팩트 체크가 먼저고, 사실관계를 확인하는데 시간이 좀 오래 걸린다면서, 추가 대응을 시사했었죠. '여권의 기획공세'로 느껴진다는 단서도 달았었습니다.

[윤석열/국민의힘 대선후보 (지난 15일) : 본인 입장에서 할 말이 아무리 많다 하더라도 그리고 또 여권의 이런 공세가 좀 기획 공세고 아무리 부당하다고 느껴진다고 하더라도 국민의 눈높이와 국민의 기대에서 봤을 때 조금이라도 미흡한 게 있다면 국민들께는 이 부분에 대해서 송구한 마음을 갖는 것이 그게 맞다고 저는 생각합니다.]

여야 공세가 치열한 지금, 잠깐 여론조사 확인하고 가겠습니다. SBS 조사 결과, 민주당 이재명 후보가 35.4%, 국민의힘 윤석열 후보가 33.3%로 오차범위 내 접전인데요. 약 20일 전과 비교하면 골든 크로스, 즉 지지율 역전이 이뤄진 겁니다. 한국 갤럽의 조사 결과 역시 비슷한 추이를 보이는데요. 이 후보의 소폭 상승, 윤 후보의 소폭 하락이란 이 추이의 원인은 여기 있었단 분석이 나옵니다. SBS 조사 결과 중도층 지지율에서 오차범위 내 역전이 이뤄진 겁니다. 시점 상으로 살펴보면요. SBS 조사는 지난 14~15일, 갤럽 조사는 14~16일 조사가 이뤄진 것으로 김건희씨 의혹이 불거진 직후, 이 후보의 아들 의혹이 불거지기 직전에 이뤄졌습니다. 여론 추이 앞으로도 다정회에서 전해드립니다. 여야 후보가 모두 가족 리스크에 대해 몸을 낮췄습니다. 다만 당과 선대위 차원에선 상대방을 향해 공세가 계속되고 있는데요. 역대급 비호감 대선이란 평가를 받는 이번 선거, 유권자 입장에선 오히려 선거에 대한 관심이 떨어지지 않을지 우려도 나옵니다.

오늘 발제 이렇게 정리합니다. < 도박·허위이력 의혹…대선판 흔드는 가족 리스크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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