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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조조정 불똥 튈라' 시중은행 촉각…대기업대출 줄이고 충당금 쌓고

입력 2016-04-27 10:02

조선·해운사 부실채권,국책은행에 쏠렸지만 시중은행도 일부 노출

한진해운에 대한 익스포저 하나 860억원, 농협 760억원 추산

"여신 자산건전성 분류에 따라 충당금 이슈 불거질 가능성 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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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해운사 부실채권,국책은행에 쏠렸지만 시중은행도 일부 노출

한진해운에 대한 익스포저 하나 860억원, 농협 760억원 추산

"여신 자산건전성 분류에 따라 충당금 이슈 불거질 가능성 커"

'구조조정 불똥 튈라' 시중은행 촉각…대기업대출 줄이고 충당금 쌓고


조선·해운사를 중심으로 강도 높은 구조조정이 이어지고 있는 가운데 시중은행들도 익스포저(위험노출도)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조선·해운사의 부실채권은 대개 산업·수출입은행 등 국책 은행에 집중돼 있다. 하지만 시중은행들도 일부 물려 있어 실적에 영향을 미칠 수밖에 없다. 더욱이 앞으로 구조조정이 본격화하면 손실이 더욱 커질 수도 있는 만큼 일제히 리스크 관리에 들어갔다.

금융권 관계자는 "올해 1분기 은행들의 실적이 좋았지만 2분기 실적은 조선·해운 업계의 구조조정 추이에 따라 달라질 수 있다"고 말했다.

특히 NH농협은행은 조선사업 실적 악화의 영향으로 부실채권 비율이 높아졌다.

은행들은 자산건전성 분류기준에 따라 자율적으로 여신을 ▲정상 ▲요주의 ▲고정 ▲회수의문 ▲추정손실 등의 5단계로 분류한다. 추정손실로 갈수록 회수가능성이 낮아진다.

통상적으로 은행들은 한진해운처럼 자율협약에 돌입한 기업을 요주의로 분류한다.

전체 여신에서 3개월 이상 연체된 여신은 고정이하여신으로 분류하는데, 고정이하 여신이 늘어나면 회수 불가능한 여신에 대비해 은행이 쌓아둬야 할 충당금도 함께 증가한다.

27일 금감원에 따르면 지난해 말 기준으로 농협은행의 고정이하여신 금액과 비율은 각각 4조2000억원, 2.27%를 기록했다.

이는 시중은행의 평균 고정이하여신비율인 1.13%의 두 배를 웃도는 수치다. 금감원은 신한·우리·SC·KEB하나·씨티·KB국민 은행을 시중은행으로, 농협은행은 특수은행으로 분류하고 있다.

농협은행의 부실채권 부담이 커진 것은 STX조선해양과 대우조선해양 등의 부실기업에 대출을 내준 탓이다. 농협은행이 STX조선해양의 부실채권에 대비해 4600억원 상당의 충당금을 적립한 영향으로 NH농협금융지주는 지난해 620억원 규모의 적자를 기록했다.

최근 자율협약을 신청한 한진해운도 있다.

한국투자증권에 따르면 금융권은 한진해운에 대한 농협은행의 익스포저(위험노출도)를 760억원으로 추산하고 있다. 뒤이어 하나은행(860억원), 우리은행(690억원), 국민은행(550억원)도 한진해운에 대한 익스포저를 안고 있다.

하나은행과 우리은행은 현재 해당 여신을 정상으로 분류, 오는 2분기에 충당금을 적립할 예정이다. 국민은행은 1분기에서 35%인 190억원을 미리 적립했다.

금융권은 현대상선의 경우 은행들이 이미 100% 가까이 충당금을 적립했고, 한진해운은 산은과 수은의 익스포저 비중이 월등히 크기 때문에 시중은행에 미칠 여파는 크지 않을 것으로 보고 있다.

하지만 대기업 업황이 어려워지고 구조조정 문제가 이어짐에 따라, 시중은행들은 대기업의 대출 비중을 줄이면서 부실채권 관리에 돌입했다.

올해 1분기 기준으로 신한은행은 원화대출금액을 전분기 대비 2조원(0.9%)가량 늘렸지만 대기업대출은 1230억원(0.6%) 줄였다. 소호(SOHO)를 포함한 중소기업 대출은 동기간 1.3% 증가했다.

하나은행의 대기업대출도 전분기 대비 6.2% 감소한 18조8000억원으로 나타났다.중소기업대출은 63조4000억원으로 전분기 대비 1.5% 늘었다.

우리은행도 선제적인 여신 관리에 나서면서 대기업대출이 전체에서 차지하는 비중을 1.1%포인트가량 줄였다.

국민은행의 대기업대출만 전분기(16조9000억원)·지난해 동기(16조9000억원)와 비교해 소폭 상승한 17조원으로 집계됐다. 다만 전체 여신에서 대기업대출의 비중은 8.1%로 전년 동기 대비 0.4%포인트가량 감소했다.

A시중은행 관계자는 "대기업 업황이 어려운 가운데 구조조정 이슈까지 한동안 이어질 전망인 탓에, 시중은행 입장에서 대기업대출이 예전처럼 매력적이지 않은 것은 사실"이라고 말했다.

한편 지난해 금감원이 발표한 '2015년 대기업 수시 신용위험평가 결과 및 대응방안'을 보면, 채권 은행들은 신용공여액 500억원 이상인 368개사 중 54개 대기업에 대해 구조조정 대상 등급(C·D)을 부여했다.

향후 구조조정 대상 등급의 비중이 커지면 은행들의 충당금에 대한 부담으로 이어질 수 있다.

B시중은행 관계자는 "시중은행은 산은이나 수은처럼 큰 영향을 받지는 않겠지만 자산건전성을 다시 분류하면 충당금을 늘려야 할 수 있기 때문에 지켜봐야 한다"고 덧붙였다.

(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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