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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박종철 사건 폭로…한국판 '딥 스로트' 입 열다

입력 2012-01-30 22: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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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여러분 안녕하십니까. 1월 30일 월요일 JTBC 뉴스10 입니다. '딥 스로트'. 영어로 익명의 제보자를 뜻하는 말인데요. 미국의 닉슨 대통령의 워터게이트 사건 폭로로 유명해졌죠. 1987년 고 박종철 군 고문치사 사건을 제보한 한국판 '딥 스로트'인 안유 씨가 JTBC와의 단독 인터뷰를 통해 처음으로 방송에 당시 상황을 육성 증언했습니다.

이주찬 기자의 단독보도입니다.


[기자]

1987년 1월 서울 영등포교도소.

당시 보안계장이었던 안유 씨는 박종철 군이 경찰 물고문으로 숨진 사실을 정부 당국이 은폐하려는 시도를 알게 됩니다.

고문 가담자로 지목돼 수감된 경찰관 2명에게 대공분실 수사관들이 찾아와 사건을 은폐하라며 돈으로 회유하는 과정을 목격한 겁니다.

[안유/사건 당시 영등포교도소 보안계장 : 가담자가 5명 있더라 너희들이 그냥 안고 가라 그러면서 통장을 보여주며 당시 1억씩, 당시 굉장히 큰 돈이었어요. 그리고 재판을 빨리 (진행 해 주겠다.)]

안씨는 기가 막히고 분노가 치밀었습니다.

이 같은 사실을 당시 교도소에 수감 중이던 이부영 전 의원에게 털어 놨습니다.

[안유/사건 당시 영등포교도소 보안계장 :이건 정말 왜곡된 충성심이구나 사람이 어떻게 이럴 수 있는가 그래서 이부영 전 의원에게 정보랄까 넌지시 알려줬죠.]

그해 5월 18일, 명동성당에서 열린 광주민주항쟁 7주년 추모미사를 통해 정부의 사건 축소 은폐 시도 사실이 세상에 알려졌습니다.

폭발력은 대단했습니다.

산발적이었던 민주화 시위가 전국으로 확산됐고 이한열 군이 6월 9일 최루탄에 맞아 숨지면서 6월 항쟁이 불붙었습니다.

25년을 '딥 스로트'로 그늘 속에 있었던 안 씨는 지난 14일 열린 박종철군 25주기 추도식에서 처음 얼굴을 드러냈습니다.

서울지방교정청장 등을 지내고 8년전 정년퇴임한 안 씨는 정부 관리 신분으로 나설 순 없었다고 했습니다.

하지만 이젠 우리나라 민주화에 작은 도움이 됐다는 사실을 당당히 밝히고 싶다고 말했습니다.

[안유/사건 당시 영등포교도소 보안계장 :내 역할이 그 때 의도했건 의도하지 않았건 민주화와 인권을 높이는데 도움이 됐다니까 뿌듯한 마음이죠.]

그는 국민 한사람 한사람이 역사에 큰 기여를 할 수 있다는 점을 잊어선 안된다고 강조했습니다.

[안유/사건 당시 영등포교도소 보안계장 :역사의 흐름, 물결이라는 것이 큰 인물들에 의해서 흘러가는 겻도 있지만 우리 처럼 작은 공무원들 때문에 이렇게 이뤄질 수 있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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