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비스 메뉴 바로가기 본문 바로가기 아티클 바로가기 프로그램 목록 바로가기

[앵커브리핑] 눈먼 자들의 국가…감출 수 없는 진실들

입력 2016-12-14 21:33
크게 작게 프린트 메일
URL 줄이기 페이스북 X

뉴스룸 앵커브리핑을 시작합니다.

어젯(13일)밤. 숱한 논란을 가져왔던 영화 '다이빙벨'이 TBS 교통방송 텔레비전에서 방영됐습니다.

붉은색 구명조끼들이 일제히 창문에 붙어 구조를 기다렸던 그 시간. 해경은 그저 사고 해역에서 맴만 돌았을 뿐, 그 바다 어디에도 국가는 없었던 시간.

사고해역으로 한달음에 달려갔던 민간잠수사들은 바다에 들어갈 수 없었습니다.

자식 같은 아이들이 눈에 밟혀 장비를 챙겨간 잠수사는 다이빙벨의 성능을 과장해서 골든타임을 낭비했다는 고발과 비판에 시달려야 했습니다.

검푸른 바다 어디에도 국가는 없었던, 국가가 국민을 구조하지 않았던 암흑의 시간들…그러면서도 기회만 있으면 자신들의 목적을 관철하기 위해 "골든타임" 을 외쳤던 말 그대로 후안무치의 시간들…

오늘의 청문회는 그 오랜 감춰진 비밀을 밝혀내기 위한 자리였습니다.

세월호의 7시간. 아니 비단 그 7시간뿐만이 아닌 그 이후부터 지금까지의 그 기나긴 시간.

그러나 청문회는 잃어버린 시간과 그 이후의 시간 대신 필러 주사, 의료용 가글, 미용시술, 프로포폴…입에 올리기도 언짢은 의혹들로 채워졌습니다.

진실을 말할 수 있는 기회는 주어졌으나 눈감은 자들의 입에서 흘러나오던 답답한 부정의 말들.

"우리는 눈을 떠야 한다"

세월호를 이야기한 작가 박민규는 이렇게 이야기합니다.

"아무리 힘들고 고통스러워도 우리는 눈을 떠야 한다. 우리가 눈을 뜨지 않으면 끝내 눈을 감지 못할 아이들이 있기 때문이다"

그렇습니다. 대통령의 직무도, 대통령을 위한 의료체계도 모두 이른바 비선에 의해 채워지고 무너졌던 이 황당한 시간들 속에서 사람들은 수치심과 죄책감과 자괴감을 넘어 이미 보고 있었습니다.

바람의 결에서, 햇빛의 질감에서, 찬란한 나비의 날갯짓에서, 누군가 아무리 감추려 해도 눈만 뜨면 볼 수 있는…감출 수 없는 진실들을 말입니다.

오늘의 앵커브리핑이었습니다.

관련기사

[앵커브리핑] '집단지성'의 혼은 비정상이 아니기에… [앵커브리핑] "눈물은 왜 무거워야 하는가" [앵커브리핑] 또다시…"뒷일을 부탁합니다" [앵커브리핑] "여기가 로도스다. 여기서 뛰어라!"
광고

JTBC 핫클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