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지난 8월 석촌지하차도 주변에서 싱크홀과 대형 동공이 발견됐는데요, 서울시는 그 원인이 지하철 9호선 터널 공사때문이라고 했습니다. 그런데 지하철 시공사가 제안하고 공사 자문 위원회에서도 추천한 공법을 서울시가 묵살했다는 주장이 나왔습니다.
김태영 기자의 보도입니다.
[기자]
서울시는 석촌지하차도 인근의 대형 싱크홀 원인으로 지하철 9호선 터널 공사를 지목했습니다.
시공 업체가 터널을 뚫으면서 연약한 땅을 단단히 만드는 이른바 '그라우팅 작업'을 제대로 안 했다는 겁니다.
[천석현/서울시 도시기반시설본부장(지난 8월) : (시공사 책임이고, 서울시는) 진짜 법적으로는 책임이 없는 것으로 돼 있습니다.]
그런데 서울시도 책임을 면하기 어렵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습니다.
지난해 말 상당수 자문위원들은 땅 위에서 장비를 투입해 지반을 보강하는 이른바 '수직 그라우팅'을 해야 안전하다고 권했습니다.
하지만 서울시는 땅 속에서 지반 보강을 해보자며 자문단 의견을 받아들이지 않았습니다.
땅 위에서 구멍을 뚫어 지반 보강을 할 경우 석촌지하차도 위의 백제고분을 훼손할 수 있다는 우려 때문이었습니다.
그러나 터널 내 지반 보강 작업이 처음이었던 시공사는 일본에서 장비까지 들여왔지만 결국 부실 공사로 이어지면서 대형 싱크홀이 잇따라 발생했습니다.
어제(14일) 국정감사에서도 자문단 의견을 따르지 않은 당시 서울시의 판단에 질타가 이어졌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