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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해자 고통 언급에 '7초간 정적'…말 잇지 못한 재판부

입력 2018-02-22 09: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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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이영학의 치밀했던 범행, 그리고 자신에게 전해진 따뜻한 후원금을 빼돌려서 기부금에 대한 신뢰를 떨어뜨린 부분도 재판부는 지적을 했습니다. 피해자의 고통을 언급하는 부분에서는 판사가 말을 이어가지 못하기도 했습니다.

서효정 기자입니다.

[기자]

이영학은 무거운 표정으로 법원에 도착했습니다.

취재진의 질문에는 아무 말도 하지 않았습니다.

[(피해자 가족에게 하실 말씀 없으세요?) …]

재판 도중에도 내내 침묵을 지켰습니다.

자신의 범행 내용을 들으면서는 고개를 푹 숙였습니다.

이영학은 숨진 김 양이 가출한 것처럼 보이게 하려고 딸을 시켜 휴대전화를 숨기는 등 치밀했습니다.

김 양의 시신을 안방에 둔 채, 딸과 태연하게 볶음밥을 만들어 먹기도 했습니다.

부인을 학대한 내용을 들으면서는 안경을 위로 들어올리고 손수건으로 눈물을 닦았습니다.

이성호 부장판사는 이영학의 범행이 "우리 사회를 공분에 휩싸이게 했다"고 말했습니다.

엽기적인 행각을 벌이면서 후원금을 빼돌려 온 행동은 기부금에 대한 신뢰를 떨어뜨렸다고 지적했습니다.

피해자의 주변인들이 겪는 고통도 언급했습니다.

"딸이 숨진 것을 받아들이지 못하는 부모는 정상적인 생활이 불가능해졌다"면서 판사는 7초간 말을 잇지 못했습니다.

목이 메는 듯 두 차례 헛기침도 했습니다.

김 양의 아버지는 무거운 표정으로 재판을 지켜봤습니다.

재판부는 "피해자와 유족에 대해 우리가 가져야 할 공감과 위로를 포함해 형을 정했다"고 밝혔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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