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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회] 야 "박 대통령, 최씨 일가 사교에 씌인 건가?"

입력 2016-10-26 18:44 수정 2016-10-26 19: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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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이제는 '최순실 게이트'라는 말을 써야 할 것 같고요. 최순실 게이트가 본격화한 뒤로 많은 분들이 하시는 말씀이 있습니다. 형제들과도, 오랜 측근들과도 결별을 마다하지 않았던 박근혜 대통령이 왜 유독 최순실 씨와는, 그 일가와는 40년 우정을 지키고 있을까, 하는 점입니다. 어제(25일) 박 대통령 얘기처럼 "어려울 때 도와준 고마운 사람"이란 설명으로는 납득이 가지 않는다는 얘기가 참 많죠. 오늘 국회 발제 역시 뉴스룸에선 보지 못하실 내용 같은데요.

'상식적으론 이해할 수 없는' 박 대통령과 최순실씨의 관계를 국회 발제에서 따져보겠습니다.


[기자]

네, 그렇습니다. 정치부회의 시간에, 이 엄중한 시간에 이런 얘기를 하는 날이 오게 될 줄은 정말이지 꿈도 꾸지 못했습니다. 오늘 드릴 말씀, 물론 부장과 반장들과 사석에서 안 했던 건 아닌데 최소한 방송에서 할 얘기는 아니었단 말이죠. 그런데 어제 오후 박근혜 대통령의 녹화 기자회견은 모든 봉인을 풀어버렸습니다.

지금 정치권에서조차 박근혜 대통령과 최순실 씨의 관계가 단순히 언니-동생을 넘어 그보다 훨씬 더 강한 뭔가가 있다! 특히, 어떤 정신적 연대, 종교적, 신앙적 유대감으로 묶인 관계라는 얘기를 공개적으로 거론하기 시작했습니다.

생각해보십시오. 그저 어려울 때 도와줬다는 이유로 연설문, 일정, 인사 문제까지 모든 면에서 간섭을 허락한다? 한 배에서 같이 태어난 근령, 지만 씨와 의절하는 걸 감수하고서까지? 이게 잘 납득이 안되잖습니까?

79년 중앙정보부 보고서에 따르면 최순실 씨 아버지 최태민 씨는 계룡산에 들어가 기독교, 천주교, 천도교, 불교 모든 영적 내용을 종합한 '영세계'라는 신흥종교를 창시했고 일종의 최면술이자 수련법인 '영혼합일법'을 창안했다고 합니다.

그러면서 스스로를 '원자경', '칙사', '태자마마'라고 칭했다고 하죠. 그리고 1975년 박 대통령을 만난 뒤로 어딘지 모를 사이비 교파에서 목사 안수를 받고 목사 행세를 시작했다는 겁니다.

그 2년 뒤인, 1977년 5월 30일자 동아일보에 당시 퍼스트레이디 역할을 하던 박 대통령이 주한 미8군 소속 군목과 대담한 내용이 나옵니다. 박 대통령은 이렇게 말합니다. "신앙은 내 인생의 목표이며, 삶의 의미가 돼왔다. 특히 어머니께서 돌아가신 후 여러 가지 어려움을 극복하는 데 있어 신앙은 나에게 큰 힘이 돼주었다"고 말이죠.

자, 그런데 박 대통령은 무교입니다. 신앙을 하지 않습니다. 물론 우스갯소리로 기불천교라고 해서 기독교, 불교, 천주교 고루 깊은 인연을 맺고 있죠. 그래서 대자행, 선덕화라는 법명도 받았는가 하면, 율리아나라는 세례명도 받았습니다. 그런데 신앙이 큰 힘이 되고 있다는 건 75년도에 과연 무슨 의미일까요?

한 가지 단서가 있다면, 이 인터뷰가 진행되던 시점은 박 대통령이 최태민 씨가 설립한 <대한구국선교단 명예총재="">로 활동하고 있을 때라는 겁니다. 결국 박 대통령의 '1975년의 신앙'이란 결국, 최태민씨가 행하던 그것과 연관성이 있던 게 아니냐는 추측이 가능해지는 대목입니다.

세간엔 최순실 씨가 최태민 씨의 '영적 후계자'란 말이 돕니다. 결국 박 대통령과 최순실 씨도 이런 믿음 속에 기반한 관계가 아니냐는 거죠. 특히 최순실 씨가 대통령 연설문을 손댔다는 의혹과 관련해 네티즌들은 바로 이 연설이 좋은 증거라면서 의문을 제기합니다.

[박근혜 대통령/'어린이날 봄나들이' 행사 (지난해 5월) : 정말 간절하게 원하면 전 우주가 다 나서서 다 같이 도와준다. 그래서 꿈이 이루어진다.]

어린이날에 초등학생들 앞에서 '우주가 도와준다', 상당히 생경한 표현이죠. 물론 대한민국은 믿음의 자유가 있는 나라입니다.

하지만 그것이 공적인 부분에까지 개입한다면 얘기는 전혀 달라지죠. 이 문제를 가볍게 넘길 수 없는 이유입니다. 제발, 아니길! 그것만은 아니길! 우주가 나서서 도와줄 만큼 간절히 원합니다.

오늘 국회 기사 제목은요, < 야 "대통령, 최씨 일가 사교에 씌인 건가?" > 이렇게 정해봤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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