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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팩트체크] 국부펀드, 'LA다저스' 투자에 적합한가?

입력 2015-04-21 22:17 수정 2015-04-21 23: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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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방금 두 개의 리포트를 전해드렸는데, 한국투자공사의 미국 프로야구단 투자 논란과 관련해서 또 제기되는 의문이, LA다저스가 과연 국부펀드가 나서서 투자할만한 가치가 있느냐, 그런 대상이 되느냐 하는 부분인데요. 오늘(21일) 팩트체크에서 한국투자공사의 투자 결정에 우려되는 점은 없는지 하나하나 짚어보겠습니다.

김필규 기자, 우리 구단 같은 경우 만날 적자라고 해서 누구나 여기에 쉽게 뛰어들 수 없는 상황일 텐데, 그렇다면 LA다저스는 괜찮느냐 하는 우려가 우선 제기되는군요?

[기자]

말씀하신 대로 한국 구단의 경우 계속 적자이기 때문에 과연 투자가치가 있느냐는 의문이 들 수밖에 없는데요. 마땅한 수익원이 없어 국내 구단은 지난해 기준으로 봤을 때 대부분 적자입니다. 대기업이 홍보 차원에서 구단을 운영하고 있다고 볼 수 있겠는데요.

하지만 미국의 경우는 다릅니다. 일단 방송 중계권료가 어마어마하고, 또 각 구단이 구장을 직접 소유하고 있어 티켓판매 수입에 부대사업, 각종 상품 판매로 이익을 낼 수 있는 구조입니다.

최근 포브스가 산정한 다저스의 기업 가치는 24억 달러, 우리 돈으로 2조원이 넘습니다. 메이저리그 30개 구단 중 뉴욕 양키스에 이어 전체 2위입니다.

여기에 1883년 창단한 전통을 가지고 있고 월드시리즈 6회 우승한 명문구단이라는 점도 투자자들에게는 매력적인 부분이죠.

[앵커]

여기까지 얘기하면 답이 다 나온 것 같아서, 투자를 잘했네라고 생각할 수도 있을 것 같은데요. 좀 더 따져봐야 되는 거겠죠? 반전이 있을 것 같기도 합니다마는. 그러면 다저스 측에서는 왜 지분을 내놓은 겁니까?

[기자]

2011년 원래 구단주가 이혼 소송을 하면서 큰돈이 필요해 구단을 매각하게 됐고, 이듬해 농구스타 매직존슨이 이끄는 구겐하임파트너스 컨소시엄에 팔렸습니다.

이후 선수와 인프라에 엄청나게 투자를 하면서, 2년 연속 적자가 났는데 다저스 입장에서는 추가 투자가 필요했고, 한국투자공사와 접촉하게 된 거죠.

[앵커]

그런데 한국투자공사가 어디에 투자를 하든, 전망이 있고 미래가 밝아서 투자했다면, 그래서 실제로 이익을 거둬들인다면 그건 문제가 없는 거라고 봐야 되는 거 아닌가요?

[기자]

일반 국내 사기업이 투자하는 거라면 상관 없지만 국부펀드라는 점이 문제입니다.

KIC, 한국투자공사는 우리 경제의 안전장치라 할 수 있는 외환보유고에 있는 돈을 꺼내 자금을 운용하는 곳이거든요.

그러면 국부펀드가 보통 어떤 투자를 하느냐, 전문가에게 들어봤습니다.

[윤덕룡 선임연구위원/대외경제정책연구원 : 비밀이라서 (투자내용을) 구체적으로 밝히진 않죠. 이런 투자가 많지는 않은 것 같은데요? 가장 쉬운 게 미국 재무성 채권을 가지고 있다가 시장에 파는 거다… 대체투자의 경우 주로 상품이나 부동산, 이런 쪽에 투자를 하게 되는데 다저스 같은 스포츠팀에 투자하는 경우는 그게 수익률 면에서 유리한지, 유동화하는데 유리한지, 이런 몇 가지 기준들을 따져봐야 되겠죠.]

[앵커]

국부펀드의 특성상 하여간 안전성이 굉장히 중요하다. 이런 얘기로 일단 이해는 됩니다. 그렇다면 스포츠에 투자하는 것이 안정성이 있는 것이냐 하는 문제에 있어서 얘기가 엇갈릴 수 있다는 얘기 같은데요.

[기자]

그렇습니다. 물론 LA다저스 같은 경우에 최근에 한 이 대형 투자들이 큰 성과로 돌아올 수도 있습니다.

그런데 문제는 이 산업 자체가, 스포츠산업이라는 거 자체가 워낙 불안정하다. 이 부분에 대해서 문제를 지적하는 전문가들이 많았는데요.

실제로 가치로 봤을 때 1위였던 뉴욕양키스의 경우도 지난해 800만 달러 이익을 냈지만 최근 10년간 보면 5번 적자를 냈습니다.

다른 스포츠 시장과 비교해 봐도 팬 평균연령이 메이저리그의 경우 53세로, 미 프로농구에 비해 16세 많습니다. 팬의 고령화가 진행되고 있는 거죠.

얼마나 이익을 남기느냐 하는 부분에서도 NBA에 상당히 밀리는 모습입니다.

최근 설문조사에선 미 스포츠스타 30인 중 메이저리거가 한 명도 없었습니다. 그러니 워싱턴포스트 등에선 메이저리그가 장차 심각한 위기를 맞을 것이다, 경고도 했던 거죠.

[앵커]

결국은 광고주들의 눈길을 끌어야 스포츠도 그만큼 돈을 벌 수 있는 그런 기반이 되는데. 자꾸 고령화되니까 광고주들이 멀리할 것이다, 이런 우려들이 미국에서도 있는 모양인데요. 그런데 고령인 분들도 쓸 때는 다 쓰는데 하여간 광고주들은 그렇게 걱정들을 하는 모양입니다. 알겠습니다. LA 현지에서는 다저스 투자에 대해서 뭐라고 얘기가 나오고 있습니까?

[기자]

현지에서는 이 KIC가 경영권이 없이, 경영권을 확보하는 것이 없이 간섭할 수 없이 그냥 투자만 한 것에 대해서 상당히 의아하다는 그런 분위기였습니다.

LA타임스에서는 스티브 딜벡이라고 다저스 관련된 기사를 많이 쓰는 야구 전문기자인데 다저스가 무슨 뮤추얼펀드냐, 이런 것이 바보 같은 부자들이 하는 것이냐라고 하면서 그 돈이라면 남태평양섬이나 시내 고층빌딩을 사겠다, 이런 이야기를 하기도 했습니다.

[앵커]

참 신랄하게 얘기한 편이군요, 이 사람이. 미국 사람들 입장에서는 감정적인 반응을 보였을 수도 있습니다. 왜냐하면 자기들 구단인데 한국에서 상당부분이 아니더라도 일정지분을 가져가버리면 서운한 측면 그런 부분도 작용하지 않았을까라는 생각이 들고 KIC 입장에서는 그런데 뭡니까, 그러니까 투자할 만하다, 이렇게 본다는 얘기인가요?

[기자]

그렇습니다. 한국투자공사는 LA다저스가 조만간 흑자전환이 될 것이고 또 최소수익률을 보장받는 등 안전장치도 있다는 설명을 했는데요.

이것과는 상관없는 다른 일이었지만, 지난해 말에 있었던 안홍철 사장의 기자회견 장면 잠깐 보겠습니다.

[안홍철 사장/한국투자공사 : 2008년 1월 KIC가 메릴린치에 투자한 것은 잘못된 투자였다고 생각하고, 그 잘못된 투자에 대해 통렬히 반성하고 국민 여러분께 머리 숙여 사죄드립니다.]

[앵커]

실제로 저렇게 머리 숙여 사과를 했습니다. 당시 저 기자회견이 굉장히 크게 뉴스가 됐던 것으로 기억을 합니다. 과거 투자에 대해서 잘못했다, 이렇게 반성하는 거잖아요.

[기자]

그렇습니다. 2008년 금융위기 당시 메릴린치라는 증권사에 20억달러, 2조여 원을 투자했다가 이게 뱅크오브아메리카에 매각되면서, 현재 7억 달러, 7천억원 이상 손실이 난 것으로 파악됩니다.

안 사장이 당시 결정권자는 아니었지만, 잘못된 판단에 대해 대신 사과했던 건데요.

이번 투자와 관련해 계약상 자세한 내용을 공개할 수는 없다고 합니다. 그렇다 하더라도 이런 전례가 있었던 만큼, 국민들 불안하지 않도록 왜 한국이 메이저리그 구단주가 돼야 하는지 또 어떻게 결정한 건지, 명확한 설명이 있어야겠습니다.

[앵커]

아까 미국인 기자의 신랄한 비판이 현실화 될지 안 될지 지켜봐야 되는 그런 상황이 됐군요. 기왕이면 좀 아니었으면 좋겠습니다. 김필규 기자와 함께 팩트체크 진행했습니다. 수고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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