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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명철 의원 "북한 유일권력 체제…2인자는 존재할 수 없어"

입력 2013-12-06 10:40

"장성택 숙청 사유는 무한대…김정은 권력 공고함 과시한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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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성택 숙청 사유는 무한대…김정은 권력 공고함 과시한 것”

조명철 의원 "북한 유일권력 체제…2인자는 존재할 수 없어"


탈북자 출신 1호 국회의원인 새누리당 조명철 의원은 6일 장성택 북한 노동당 행정부장 겸 국방위원회 부위원장의 실각설에 대해 "기정사실일 것"이라고 밝혔다.

조 의원은 이날 뉴시스 발행 시사주간지 뉴시스아이즈와의 인터뷰에서 "실각이라는 게 팔다리가 잘려서 모든 직무에서 정지되는 것도 실각이고, 파워플한 자리에서 물러나 다른 힘이 없는 자리로 가는 것도 실각일 수 있다"며 "북한 노동당 행정부장은 사법권 검찰 공안 인사 등을 관할하는 막강한 자리인데 거기서 아주 파워가 없는 자리로 좌천되는 것도 실각으로 봐야 한다"고 말했다.

조 의원은 "지금으로서는 장성택 휘하의 제1, 제2 부부장 2명이 총살됐다고 할 정도라면 그 부서를 총괄하는 자리에 있던 장성택이 무사할리 없다"고 분석하고 "어떤 경로로든 책임을 졌을 것이다. 이후 나타나는 정황들을 보면 일단 장성택이 외부에 나타나지 않고 있고, 여러 가지 북한 내부에서 흘러 나오는 말들을 종합하면 좌천 이상의 조치가 이뤄진 것으로 본다"고 설명했다.

장성택의 실각은 김정은 권력의 한 축이 무너진 것으로 볼 수 있다. 북한 전문가들 사이엔 이후의 김정은 체제가 어떻게 될 것인가를 놓고 김정은 세력이 강화될 것이라는 전망과 오래 가지 못하게 될 것이라는 예측이 팽팽이 맞서고 있다.

조 의원은 이에 대해 "예측은 어차피 자기 생각을 얘기하는 것일 뿐"이라며, "내 개인적 생각은 김정은이 장성택을 쳤다고 하는 것은 그만큼 김정은의 권력이 대단하다는 것을 반증하는 것"이라고 단언했다.

"이 사람을 쳐서 내가 죽을 것 같으면 못 칠 것 아니냐, 이 사람을 쳐도 아무 이상이 없을 거라는 자신감이 있어서 친 것이다. 자기가 죽을 텐데, 또는 그를 쳐서 이길 수 없는 게임이라고 생각하면 왜 하겠느냐. 이길 수 있다고 판단했고, 권력이 나한테 다 집중돼 있다고 생각해서 친 것이다."

조 의원은 "장성택이 권력이 있었다고 해도 그것은 다른 사람에 비해 상대적인 힘이고 권력이었지 1인자와 견줄 수 있는 권력은 결코 아니었다"고 표현했다.

국내 일부 언론에서 장성택이 권력 2인자라거나 김정은과 공동정권을 운영하고 있다라고 보도한 것은 완전히 소설을 쓴 것에 지나지 않는다는 것이다.

조 의원은 "북한은 1인 지배 체제다. 2인자는 용납하지 않는다. 당 규약에 명시된 가장 중요한 구절은 '당 지도자 외에는 그 누구도 모른다는 확고한 신념을 가져야 한다'는 것"이라며 "당 규약에는 많은 내용이 있지만 그 한 문장이 전부다. 북한에선 최고 통치자 외에 다른 사람에 대해 환상을 갖고 아첨하거나 뭉친다거나 하면 곧바로 죽음이 있을 뿐"이라고 강조했다.

장성택을 개방론자로 알고 있는 것도 북한 권력의 속성을 이해하지 못한 데서 나온 오판이라고 지적했다. 조 의원은 "장성택은 김정일 때 사람 아니냐. 김정일은 그를 어려운 부문에 갖다 썼다. 만약 건설 개발에 주력해야 한다거나, 외국 자본을 끌어들여야 할 때, 또는 나라가 질서유지를 위해 인민을 탄압하고 공안통치가 필요 때 등 그때그때마다 장성택을 배치해서 썼다. 일이 어렵고 잘 안 되는 부분이 있으면 그를 갖다 쓴 것"이라고 설명했다. 배우처럼 악역을 맡기면 악한이 됐고, 선한 역을 맡기면 좋은 사람처럼 행동했다는 것이다.

장성택이 독자적인 철학이나 신념이 있어서 개혁개방에 앞장서고, 개혁파를 형성한 것이 아니며, 북한에서는 그렇게 할 수도 없다는 것을 이해해야 한다는 것이 그의 설명이다.

"장성택은 김정은과 운명을 같이해온 사람인데 김정일을 개방주의자라고 하지 않듯 장성택을 개혁론자라고 하는 것도 우스운 일이며, 단지 개방과 남북경협에 주력해야 할 시기에 장성택이 그 부문에 배치돼 일하고 있었을 뿐이다."

그렇다면 그렇게 시키는 대로 했는데 이번에 장성택이 왜 숙청됐는가라는 의문에 대해 조 의원은 "먼저 장성택이 직전까지 무슨 업무를 맡아왔는가를 봐야 한다"며 "그가 맡은 부문에서 실적이 기대에 미치지 못하거나, 과오가 있을 경우, 그로 인해 당에 반감을 갖는 사람들이 많아졌다면 불만해소와 민심수습의 필요에 의해 숙청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북한에서 숙청의 이유는 거의 무한대이다. 공안 책임자가 국가 보위를 위해 많은 반당분자들을 처형했다고 할 경우 당시에는 당 중앙에서 칭찬을 받는다. 그러나 시일이 지나 무고한 희생자가 몇몇 있었다거나 개인감정으로 처형한 사례가 있어 이로 인해 반감을 갖게 된 사람들이 많아졌다고 판단되면, 이들을 포용하기 위해 충성스럽게 일한 공안 책임자를 가차없이 처형해버린다는 것이다.

북한에선 현재 아무리 막강한 권력기관을 맡고 있고, 핵심지도부에 진입해 있다하더라도 언제 무슨 이유로 쫓겨나고 처형될지 아무도 모른다. 법에 의해서가 아니라 통치자 1인의 기분에 의해, 또 권력의 필요에 의해서 김씨 가족 외엔 파리목숨처럼 죽일 수 있다. 한마디로 권력 핵심이라도 늘 불안과 공포에 떨어야 하는 죽음의 사회라는 것이 이번 장성택 실각 소동에서 드러났다는 게 관계자들의 설명이다.

조 의원은 "김정은 정권이 무너지느냐 아니냐는 남한과 국제사회가 어떤 노력을 하느냐에 달려 있다"며, "저절로 붕괴할 때를 바라고 손놓고 있다면 북한 자체의 권력, 자원, 인구, 재정이 있고, 중국이 필요한 걸 다 지원해주는 상황에서 쉽게 무너지겠느냐"고 말했다. 통일을 위한 치밀한 전략과 노력이 있어야 한다는 것이 조 의원의 설명이다.

(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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