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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민간인 사찰 수사 때 총리실서 압력…인격모욕도"

입력 2018-01-24 20:29 수정 2018-01-25 00:43

당시 수사관 "70년대 군사정권 같았다" 증언
"내사 종결하자 총리실로 불러들여 '뭐 믿고 버티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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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시 수사관 "70년대 군사정권 같았다" 증언
"내사 종결하자 총리실로 불러들여 '뭐 믿고 버티냐'"

[앵커]

이명박 정권의 국정원 특활비 수사로 '민간인 불법 사찰 사건'이 다시 주목받고 있습니다. 오래된 일이기는 해도 이 사건은 이명박 정부의 도덕성에 치명타를 입힌 정권 최대 스캔들 중 하나였습니다. 저희 취재진은 민간인 불법사찰 사건을 최초로 수사했던 당시 경찰 수사관을 만났습니다. 당시 상황이 낱낱이 드러나는 증언을 지금부터 전해드리겠습니다. 없는 죄를 만들어 내라며 총리실로부터 인격적인 모욕을 당했다는 증언까지 나왔습니다.

윤재영 기자입니다. 
 

[기자]

[이명박 정권 심판하자.]

2008년 5월 미국산 쇠고기 수입 재개 협상에 반대하는 촛불 집회가 시작됐고 이명박 전 대통령은 취임 87일만에 사과했습니다.

[이명박/전 대통령 : 국민 여러분께 송구스럽게 생각합니다.]

하지만 인터넷에서는 이 전 대통령을 비판하는 동영상이 퍼져나갔습니다.

총리실 직원들이 해당 동영상을 블로그에 올린 김종익 씨를 수사해달라며 동작경찰서에 찾아온 것은 그해 10월이었습니다.

[손병호/당시 담당 수사관 (현 변호사) : 저희한테 이제 수사 의뢰를 좀 수사를 해달라. 지금 좀 문제가 있는 사람이다.]

하지만 그들이 건넨 서류는 김 씨가 대표로 있던 KB한마음의 내부 서류들이었습니다.

[손병호/당시 담당 수사관 (현 변호사) : 총리실이 수사권도 없는데 민간 회사에 가서 그런 자료들을 어떻게 입수했는지도 이해가 안 된다. 그 사람들이 뭐 적법한 압수 수색영장을 받아서 가져갔을리는 없고.]

불법 자료에 대한 수사를 거부하자 본격적인 압박이 시작됐습니다.

[손병호/당시 담당 수사관 (현 변호사) : 저희 팀장님한테 이제 뭐 오라 가라. 말을 하자면 그냥 왜 경찰이 총리실이 시키는데 말을 안 듣지? 그런 뉘앙스였어요.]

결국 총리실이 공문을 보내며 수사가 시작됐지만 부당한 지시는 계속 이어졌습니다.

[손병호/당시 담당 수사관 (현 변호사) : (김종익 씨가) 회사 신용카드 법인카드를 가지고 촛불이라도 샀는지 종이컵이라도 샀는지 확인을 해라. 회사 자금을 횡령해서. 이제 그런 주문들이 있었던 거죠.]

모두 사실 무근으로 드러나 경찰이 무혐의 처리하겠다고 총리실에 통보하자, 이번에는 조사 결과를 바꾸라는 지시가 내려왔습니다.

[손병호/당시 담당 수사관 (현 변호사) : 너네가 뭔데 내사 종결 하고 마느냐? 이거 수사 더 하면 뭐 나올 수도 있는데, 뭘 믿고 그렇게 버티냐는 식으로. 무능한 팀장인 것처럼 뭐 인격적으로도.]

당시 수사팀장은 총리실에 수시로 불러가 수사 과정을 보고하면서 인격적인 모욕도 수차례 받아야 했습니다.

경찰은 결국 명예훼손으로 김 씨를 검찰에 송치했지만 김 씨는 기소유예 처분을 받았고 이 처분도 이후 헌법재판소에서 취소됐습니다.

[김종익/민간인 사찰 피해자 : 근본적인 그것이 어디에서 시작이 됐는지 꼭 규명이 돼야한다고 생각합니다.]

2010년 검찰 수사에서는 당시 총리실 직원들이 불법 사찰 내용과 경찰 수사 과정을 청와대에 수시로 보고했던 정황도 드러났습니다.

[손병호/당시 담당 수사관 (현 변호사) : 2008년이잖아요. 이게 무슨 70년대도 아니고. 5공 시절도 아니고 2008년에 이런 일이 있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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