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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당] 우왕좌왕 대한민국 위기 대응 시스템 '구멍'

입력 2016-09-13 19:08 수정 2016-09-13 19: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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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이번 지진은 규모도 규모지만, 재난 위기 때 국가 차원 대응 체계의 허점을 또 한번 드러냈습니다. 그동안 여러 차례 전조 현상이 있었지만 대비가 사실상 전무했던 것 아니냐는 지적이 나오고 있죠. 특히 국내 건축물의 내진율은 30.3%로 일본의 절반 수준도 되지 않아 지진 발생 때 속수무책일 수밖에 없는데요.

우리 방재 시스템의 문제점을 야당 발제에서 짚어보겠습니다.

[기자]

지진은 어느 날 갑자기 들이닥치지 않습니다.

앞서 보신 영화의 한 장면처럼 지진의 강도가 점차 세지거나 여러 징후로 위기를 감지하게 됩니다.

이번 경주 지진도 경북 일대를 중심으로 예고편이 있었습니다.

지난 4월 일본 구마모토 지진 여파로 부산·경남 지역에서 진동이 감지됐습니다.

당시 국민안전처는 아무런 안내를 하지 않아 거센 비난을 받았습니다.

[김희겸 재난관리실장/국민안전처 (5월 26일) : 앞으로는 진도 4 이상 감지되는 지역의 주민들에게 지진 발생 상황과 행동요령을 담은 긴급 재난문자 서비스를 발송하겠습니다.]

7월에도 울산 동쪽 해역에서 규모 5.0 지진이 발생했습니다.

국민안전처의 긴급 재난 문자는 17분이나 지나 발송됐습니다.

게다가 처음 보낸 문자에는 지진 발생 날짜까지 틀렸습니다.

참 난감하지 않을 수 없죠. 박인용 국민안전처장은 "온 국민에게 알리겠다"고 국회에서 약속했습니다.

이렇게 다짐했는데 어제(12일) 경주 지진 때도 재난 문자는 전 국민에게 가지 않았고 8~9분 정도 늦은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지난 여름, 자주 안 보내도 되는 호우 긴급문자는 그렇게도 열심히 날렸었죠.

어제 지진이 발생했다는 소식에 통화량이 급증하면서 전화가 잘 되지 않았고 카카오톡은 2시간 넘게 불통됐습니다.

불안한 분들이 상황을 알아보기 위해 국민안전처 홈페이지에 접속했는데 이렇게 먹통이었습니다.

이쯤 되면 국민안전처는 어떤 곳인지 의문이 들지 않을 수 없습니다.

어제 경주에서 강진이 발생했을 때 학교도 난리였습니다. 긴급 대피시킨 학교도 있었지만 일부 학교들은 야간자율학습을 중단하지 않았습니다. 심지어 이런 얘기가 학생들 증언을 통해 SNS로 퍼졌습니다.

"금방 사라질 지진이니 가만히 있어라", "공부하는 데 지장 없으니 계속 자습하라", "수능 며칠 남았다고 지진이 무슨 대수냐", "공부에 집중 안 하니까, 지진을 느낀 것"

어느 학교에선 운동장으로 대피한 학생들을 야단치고 벌을 주기도 했다고 합니다.

2년 전 그때가 떠오르지 않을 수 없습니다.

[세월호 참사 당시 안내방송 : 현재 위치에서 절대 이동하지 마세요. 움직이지 마세요. 움직이면 더 위험하니까 움직이지 마세요. ]

그 끔찍한 일을 겪고도 행동요령과 국가의 대응 시스템은 달라지지 않은 것 같습니다.

큰 피해가 발생한 것도 아닌데 너무 호들갑 떤다, 위기를 부추긴다, 이런 얘기 하실 수도 있습니다.

제가 강조하고 싶은 건 곧 눈 앞에 펼쳐질지도 모를 그 순간에 철저히 대비하자는 것뿐입니다.

오늘 야당 기사 제목, < 우왕좌왕 대한민국 위기 대응 시스템 '구멍' >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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