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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바마-시진핑 `백악관 회동'…'G2긴장감'

입력 2012-02-15 07:59

'2013체제' 이끌 양국협력 필요성 공감


'환율-군사력' 등 국가이익 충돌 불가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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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3체제' 이끌 양국협력 필요성 공감


'환율-군사력' 등 국가이익 충돌 불가피


오바마-시진핑 `백악관 회동'…'G2긴장감'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과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부주석이 14일(현지시간) 백악관에서 만났다.

외교적으로 이날 만남은 수평적 자격의 회담은 아니라고 할 수 있다. 오는 10월 중국 공산당 제18차 전국대표대회에서 총서기로 선출될 것이 확실한 시 부주석이지만 아직은 오바마 대통령의 공식 카운터파트가 아니기 때문이다.

하지만 두 사람의 만남에 격(格)을 따지는 분위기는 별로 없다. 이미 중국의 5세대를 상징하는 '미래권력'으로 등장한 시진핑의 위상이 그만큼 확고함을 말해준다.

오히려 향후 중국의 10년을 책임질 시진핑과의 만남을 부각시킴으로써 오는 11월 대선에서 승리할 경우 시진핑과 함께 국제질서를 주도해나갈 것이라는 메시지를 미국의 유권자들에게 알리는 효과를 오바마 대통령이 노렸을 것이라는 관측까지 나온다.

일부 전문가들은 '오바마-시진핑 회동'에 대해 1972년 리처드 닉슨 미국 대통령의 중국 방문과 마오쩌둥(毛澤東) 주석과의 만남이나 1979년 지미 카터 대통령과 덩샤오핑(鄧小平)의 회담과 같은 역사적 의미를 부여하고 있다.

미국과 중국이 함께 소련의 팽창주의를 견제하거나 '떠오르는 중국'이 자본주의를 배우는 계기를 찾은 것처럼 시진핑의 방미를 통해 이른바 세계의 `2013체제'를 이끌 두 지도자의 만남이 성사됐다는 것이다.

실제 시진핑은 이번 미국 방문 기간에 오바마 대통령은 물론 형식적으로 외교상대인 조 바이든과의 회담을 비롯, 힐러리 클린턴 국무장관과 리언 패네타 국방장관 등 미국 정부의 핵심인사들을 두루 만났다.

시 부주석은 방미 첫날인 13일 저녁에는 미ㆍ중 수교의 주역인 헨리 키신저 전 국무장관을 포함해 매들린 올브라이트 전 국무장관과 즈비그뉴 브레진스키 전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 헨리 폴슨 전 재무장관 등 미국 전직 고위관료들과 만찬을 했다.

한마디로 자본주의적 요소를 대거 받아들인 중국이 개혁ㆍ개방의 길로 들어선 지 한세대 만에 미국과 함께 `G2(주요2개국)' 반열에 올랐음을 상징적으로 보여주는 장면이기도 하다.

불과 10년전인 2002년 후진타오(胡錦濤) 현 국가주석이 부주석 당시 총서기 등극을 앞두고 그해 4월 방미했을 때도 이 정도의 환대는 아니었다.

지난 2002년 1조4천억달러이던 국내총생산(GDP)이 지난해말 6조5천억달러(추정치)로 늘어나며 세계 2위의 경제대국으로 부상하고 외교ㆍ안보적으로도 '거인'으로 성장한 중국의 놀라운 변신이 있기에 가능한 일로 평가된다.

오바마 대통령이 이날 시진핑 부주석과의 면담에서 "지난 20년동안 중국의 획기적인 발전은 힘을 키웠고 번영을 낳았다"고 공개적으로 말한 이유이기도 하다.

미국의 입장에서 국제사회의 안정적 질서를 유지하기 위해서는 중국과의 협력관계가 절실하다는 점이 다시한번 체감적으로 입증되고 있다.

하지만 오바마 대통령은 공개적으로 '중국의 책임'도 적절하게 지적했다. 그는 "모든 나라가 세계 경제 시스템에서 동일한 규칙을 바탕으로 협력해야 하며, 중국과도 이를 바탕으로 협력하기를 희망한다"고 말했다. 미중간 최대 현안으로 부상한 중국 위안화 가치 문제나 양국 무역 불균형 문제 등을 해결해야 한다는 우회적인 언급으로 풀이된다.

특히 오바마 대통령은 "미국은 모든 인권의 열망과 권리를 구현하는 문제의 중요성을 지속적으로 강조하고 있다"고 중국이 민감하게 생각하는 '인권문제'를 직접 거론했다.

이는 향후 국제사회의 안정을 위해 'G2의 협력'이 절실하긴 하지만 양국간 이익의 충돌은 피할 수 없다는 점을 잘 말해준다. 유럽은 물론 미국의 경제위기를 초래한 원인 가운데 하나로 미국은 불공정한 중국의 환율정책이 자리잡고 있다는 시각을 갖고 있다.

하지만 중국은 위안화를 평가절상한다고 해도 미국의 무역적자를 해소해주지 못할 것이라고 반박하고 있다.

아울러 인권문제, 티베트 사태에 대한 외부의 개입에 강력 반발하고 있다.

특히 시진핑 부주석은 미국의 아시아 중시 전략이 아시아태평양 지역의 미군 군사력 증강으로 이어지는 것을 우려하고 있다.

그는 13일 워싱턴포스트와 서면 인터뷰에서 "사람들이 평화, 안정, 발전을 갈구하는 시기에 의도적으로 군사안보 어젠다를 강조하며 전력을 증강하고 군사동맹을 강화하는 것은 역내 국가 대부분이 진정으로 원하는 바가 아니다"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그는 "미국과 중국은 태평양을 사이에 둔 양안이며 태평양은 두 대국을 충분히 포용할 수 있다"고 말했다. '양안(중국과 대만)관계'를 언급한 그의 비유법이 특히 눈길을 끌었다.

시 부주석은 또 오바마 대통령과 면담에서도 "양국은 상호 존중과 상호 이해를 바탕으로 협력적 파트너십을 구축해야 한다"고 말했다.

미국과의 협력이 얼마나 깊은 수준으로 진행될 것인지는 전적으로 미국이 중국을 '협력의 파트너'로 인식하고 그에 상응하는 행동이 전제돼야 만 가능하다는 것을 우회적으로 지적한 것으로 풀이된다.

(워싱턴=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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