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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화동인 '수익금 분배 녹취록' 등장…정관계 로비 있었나

입력 2021-09-30 17:34 수정 2021-09-30 19: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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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대장동 개발 특혜 의혹에 대해서 검찰이 본격 수사에 착수했죠. 검찰이 확보한 천화동인 5호 정영학 회계사의 녹취록이 초기 수사의 단서가 될 것으로 보이는데요. 김오수 검찰총장도 오늘(30일) 첫 메시지를 냈습니다. 여야 공방, 오늘도 상당히 뜨거웠는데요. 관련 내용을 국회상황실에서 짚어봅니다.

[기자]

어제 동시다발로 이뤄진 '대장동' 개발 특혜 의혹 관련 압수수색. 성남도시개발공사와 화천대유, 천화동인, 유원홀딩스 사무실과 관계자 자택까지 포함됐죠.

[오늘 어떤 자료 확보하셨나요? 어떤 혐의로 압수수색 영장 집행하신 거죠? 증거들은 많이 남아있었나요? 압수수색 시간이 좀 걸렸는데 자료 제출에는 협조적이었습니까?]

검찰이 전격적인 압수수색에 돌입한 건 천화동인 5호 정영학 회계사가 제출한 녹취록 덕분입니다. 천화동인 1~3, 7호는 화천동인 대주주 김만배 씨와, 4~6호는 남욱 변호사와 관련된 인물들이죠. 특히 남 변호사와 정 회계사는 대장동 개발 초기인 2009년부터 관여해온 인물들입니다. 이번 개발에서 각각 1007억과 644억의 배당금을 챙겼다고 하죠. 녹취록엔 대장동 의혹의 키맨인 유동규 전 본부장과 김만배 씨 등과의 대화가 담겨 있다고 합니다. 유동규-김만배-남욱, 이 세 사람에 이어서 정 회계사가 새로운 키맨으로 등장한 셈입니다. 성남도공과 화천대유·천화동인과의 커넥션이 드러날지 관심이 쏠립니다.

정 회계사가 검찰에 제출한 녹취록은 19개, 2019년 이후 만들어진 것들이라고 합니다. 2019년은 대장동 개발 수익이 나기 시작한 해죠. 화천대유와 천화동인의 배당금 4000억과 수천억의 아파트 분양 '수익 배분'에 대한 내용과 '사업 설계'를 짐작할 수 있게 하는 내용이 담겼다고 하는데요. 화천대유 실소유주에 대한 단서도 있을까요. 일단 여기엔 성남도공 주요 관계자에게 10억 원대 금품을 보낸 내용이 포함됐다고 하죠. 유동규 성남도공 전 기획본부장은 압수수색에 돌입하자 갖고 있던 휴대전화를 창문 밖으로 던졌고, 결국 검찰은 이를 찾지 못했다고 합니다. 증거 인멸의 정황입니다. 

[김용남/윤석열 캠프 정무특보 (TBS '김어준의 뉴스공장') : 종합해 보면 뭉칫돈들이 화천대유 측으로부터 성남도시개발공사 측으로 전달이 됐고, 그 장면이 찍힌 사진들과 그 돈의 향방을 알 수 있는 내용의 녹취록들이 이제… (뇌물을 줘 놓고 자기를 보호하기 위해서 그걸 기록해 뒀다. 그런데 그런 게 지금 녹취록이 있다. 이런 취지죠.)]

녹취록에는 유력 인사를 거론하면서 "챙겨야 한다"는 내용이 담겼다고도 하는데요. 로비가 있었는지가 수사의 중요 포인트가 될 것으로 보입니다. 녹취록상 김만배 씨와 유 전 본부장은 '형-동생' 하는 사이라고 하는데 김씨는 형이 좀 많은 모양입니다.

[김만배/화천대유 대주주 (지난 27일) : 그냥 저랑 친하게, 제가 좋아하던 형들인데 저의 어떤 정신적으로 여러 가지 좋은 귀감이 되시고 그리고 또 많은 부분을 정신적으로 심리적으로 많이 이렇게 조언해 주시는 분들이에요. 그래서 멘토 같은 분들이라 모셨는데…]

로비를 받았을지 모르는 유력 인사 리스트, 이른바 '50억 클럽'은 누구일까요. 시중에 떠도는 명단을 봤다는 사람이 있죠. 국민의힘 이준석 대표입니다. 이 대표, 추석 전 곽상도 의원 아들의 퇴직금 50억 제보를 알았냐 몰랐냐, 혹은 알고도 뭉갠 거냐, 여권의 공세를 받았죠. 이 제보에서 곽 의원을 포함해서 이재명 지사와 가까운 사람까지 여러 이름을 들었다고 했습니다.

[이준석/국민의힘 대표 : 제가 봤던 사설 정보지의 내용은 4명이 포함된 명단이었고 그 안에 언론에 이미 이름이 회자되고 있던 분들의 이름도 있었습니다. 법조계 인사 중에서 언급되었던 인물들, 그리고 민주당과 친분이 있는 인사도 명단에 분명히 있었습니다. 이재명 지사와의 친분이 있는 그런 인사가 있었고…윤호중 원내대표께서 제가 그 말을 한 뒤에 단정적으로 국민의힘 인사가 더 있는 것처럼 말씀하셨던데 글쎄요, 어떤 근거로 그렇게 말씀하시는지 모르겠습니다. 만약에 그런 명단을, 저와 다른 버전의 명단을 윤호중 원내대표께서 가지고 계시다면 조속히 릴리스해보십시오.]

반면 민주당은 까면 깔수록 국민의힘 인사들만 나오는 '화천대유의 매직'이라고 했는데요. 화천대유의 화려한 법률고문·자문단 권순일 전 대법관과 박영수 전 특검에 이어 이창재 전 법무부 차관과 김기동 전 부산지검장도 포함됐다고 하죠. 다시 한번 국민의힘 게이트라고 날을 세웠습니다.

[김승원/더불어민주당 원내부대표 : BBK 무혐의 결정을 했던 김기동 전 검사장, 박근혜 정부 법무부 차관이었던 이창재 검사 등 과거 국민의힘과 깊은 연관을 맺은 법조 카르텔이 이번 국민의힘-화천대유 게이트에도 포진되어 있습니다. 이명박 전 대통령이 물꼬를 트고, 박근혜 정권의 민정수석이었던 곽상도 의원을 포함한 일확천금을 얻은 명백한 '국민의힘 게이트'입니다.]

김오수 검찰총장은 오늘 대장동 의혹과 관련해서 첫 입장을 냈습니다. "여야를 막론하고 신속하고 철저히 수사해 엄정히 처리하라"고 수사팀에 지시했습니다. "법과 원칙에 따라 엄정하게 처리하고, 경찰 등 다른 기관과도 긴밀히 협력하라"고 했는데요. 대장동 의혹 역시 '수사의 시간'으로 넘어간 듯하죠. 다만 남욱 변호사 등 일부 키맨이 이미 출국하는 등 늦장수사라는 지적이 나왔는데요. 박범계 장관은 이러한 지적에 동의하기 어렵다고 했습니다.

[박범계/법무부 장관 : 두 번째 고발장 접수돼서 배당된 뒤에 어제 압수수색 시점까지 하면 거의 사나흘 상간에 된 일 아닙니까? 글쎄 뭐, 늑장 수사라 하는데 적어도 중앙지검을 기준으로 할 때 동의하기 어렵습니다.]

국민의힘은 연일 공세 수위를 높이고 있죠. 민주당을 향해 특검을 수용하라고 목소리를 높였는데요. 백드롭이라고 하죠, 회의실 뒷배경엔 이렇게 "특검을 거부하는 자가 범인"이라고 내걸었고요. 마이크에도 "이재명 판교 대장동 게이트 특검 수용하라"고 작은 피켓을 달았습니다. 이 지사를 직접 겨냥한 겁니다.

[이준석/국민의힘 대표 : 과거 이명박 대통령은 본인이 BBK를 설립했다는 이야기를 한 동영상을 근거로 13년간 특검과 수사를 반복했습니다. 야당이었던 민주당은 특검도 관철시켰고 대장동 설계를 본인이 했다는 이재명 지사의 이야기는 특검과 더 체계적이고 강한 수사의 근거가 되기에 충분하지 않겠습니까?]

국민의힘 지도부와 이 지사, 어제 독설 1차전을 펼쳤죠. 이 지사가 먼저 국민의힘 지도부를 겨냥해 봉고파직·위리안치, 이런 조선시대 형벌을 내린다고 했었죠. 이 대표는 이 지사의 추악한 가면을 찢겠다고 했었는데, 오늘은 이 지사는 춘향전의 변학도라고 몰아세웠습니다.

[이준석/국민의힘 대표 : 이재명 지사가 지금까지 자기 돈인 양 선심 쓰듯이 풀었던 재난지원금은 만백성의 피였고 본인이 설계자라고 떠들던 화천대유의 이익금은 성남 시민의 기름이었습니다. 민간업자의 탐욕에 대대로 살아온 터전을 강제로 수용당한 대장동 원주민들의 눈물이 떨어지고 이재명 지사가 위기를 모면하고자 아무 곳에나 질러대는 막말에 국민들의 원망소리가 높습니다. 이렇듯 왕놀이하고 있는 이재명 지사의 가면을 확 찢고 나니 변학도가 보입니다.]

금준미주는천인혈이요로 시작하는 춘향전의 이몽룡이 지은 시에 빗댄 듯한데요. '봉고파직' 역시 이몽룡이 변학도에게 내린 형벌이었습니다. 이 대표, 이 지사와 공수를 바꿔보려 했던 걸까요.

김기현 원내대표와 국민의힘 법사위원들 역시 특검을 주장했는데요. 박범계 법무부 장관을 겨냥했습니다. 이정수 중앙지검장이 박 장관의 고등학교 후배라는 점부터 시작해서, 수사팀 구성이 친여 성향의 '기울어진 운동장'이라고 지적한 겁니다.

[김기현/국민의힘 원내대표 : 여당 대선 유력주자에 관한 대형 비리 게이트 사건을 여당 현역 국회의원인 법무부 장관이 총괄 지휘한다면 어떻게 공정하고 철저한 수사가 이루어질 수 있겠습니까. 검찰이 수사 결과를 내놓는다고 한들 여전히 꼬리 자르기, 몸통 감추기가 될 것이 뻔합니다.]

박 장관은 즉각 반박했는데요. 특검 여부에 대해서도 여의도에서 결정할 일이라고 선을 그었습니다.

[박범계/법무부 장관 : 왜, 뭐 때문에요? 뭐 때문에 공정하지 않습니까? (중앙지검장님께서도 장관님 후배시고 김태훈 차장 같은 경우는 추미애 전 장관 시절에 검찰과장으로서 법무부에서 핵심적인…) 그럼 어디로 가야 돼요? 부산지검으로 가야 됩니까? 그건 당치 않은 얘기입니다.]

민주당은 윤석열 전 총장과 곽상도 의원을 고리로 '국민의힘 게이트'란 공세를 이어가고 있죠. 특히 윤 전 총장 부친의 집을 김만배 씨 누나, 천화동인 3호 이사가 산 부분은 온 우주가 힘을 모아야 하는 우연이다, 혹은 진짜 우연이냐라고 날을 세웠습니다.

[윤호중/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 : 윤 후보 측은 부친의 건강 문제로 급하게 집을 내놓았다, 이렇게 변명을 내놓았지만 정말 기가 막힌 우연으로 화천대유 관련자가 매입했습니다. 화천대유-국힘 게이트가 윤석열 후보의 진실을 그대로 보여줄 것이다. 윤석열 후보는 지금이라도 진실 앞에 무릎 꿇고 후보직을 내려놓음과 동시에 국민께 사죄하기 바랍니다.]

기가 막힌 우연에 대해선 야권에서도 비판이 나왔죠. 추격자 홍준표 의원은 이번 사건을 '법조 카르텔'로 규정했습니다. 오늘 대구를 방문한 자리에선 윤 전 총장 부친의 부동산 거래 때문에 "민주당이 여론몰이를 하고 있다"고 했는데요. 유승민 전 의원 역시 "윤 전 총장 부친의 거래, 우연으로 보기가 상식적으로 어렵다"고 했습니다.

[홍준표/국민의힘 의원 (어제) : 로또처럼 그게 이상한 거래가 하나 터져버렸어요? 그것은 참, 나는 보니 좀 기이하다. 정상적이지가 않다. 그럼 그 배경도 있을 것 아닙니까.]

민주당은 곽상도 의원의 제명을 주장하고 있죠. 송영길 대표는 '제명' 카드를 먼저 꺼내들었던 국민의힘 이준석 대표에게 여야 원내대표 합의로 제명안을 처리하자고 압박하고 있습니다. 곽 의원 아들의 50억 퇴직금, 2030의 역린을 건드렸다는 판단하에서입니다.

[장경태/더불어민주당 원내부대표 : 국민의힘을 아빠로 둔 자녀의 특혜가 불가역적 특권을 만들고 국민을 우롱하는 불가역적 방치로 이어졌기 때문입니다. 곽상도 의원은 올해 정기 재산 공개 시 아들의 재산을 고지 거부한 바 있습니다. 사전에 아들의 구린내 나는 50억 아빠 찬스 정황을 미리 가린 것입니다.]

국민의힘 역시 곽 의원을 감쌀 생각은 크게 없어 보이는데요. 다만 국회 동의가 필요한 제명안 처리와 대장동 특검, 국정조사를 함께 처리하자고 역공을 폈습니다. 이준석 대표는 본인도 당내에서 곽 의원 제명안을 설득할 테니 송영길 대표는 민주당에서 특검을 설득하라고 했습니다.

[이준석/국민의힘 대표 : 곽상도 의원의, 어쨌든, 아들의 해명이 잘되지 않는 과도한 퇴직금 때문에 묻혀선 안 된다는 인식 때문에라도 더 엄중한 처분을 바라는 목소리도 큰 상황입니다. 그렇기 때문에 제가 말한 것처럼 제가 이것을 설득해나가는 과정도 당내에서 참 어렵겠지만 아마 송영길 대표께서도 당내에서 특검이나 이런 것을 받자는 여론을 만드는 게 상당히 어려울 것입니다. 하지만 지금까지 송 대표님과 제가 누차에 걸쳐서 만들어온 협치의 정신대로라면 이 두 건에 대해가지고 송영길 대표께서도 노력을 해주시지 않나…]

여야가 특검과 곽상도 의원 제명 등을 놓고 설왕설래를 벌이고 있는데요. 이재명 캠프는 여전히 '특검'은 선을 그었지만 '합동수사본부'를 구성하자는 제안을 내놨습니다. 관련 소식 들어가서 얘기해보고요. 검찰은 이제 '수사의 시간'에 돌입했죠. 의혹의 키맨 성남도시개발공사 유동규 전 본부장은 검찰의 소환 통보에 불응하고 있다는 소식도 오후에 전해졌죠. 관련 소식 역시 들어가서 더 얘기해보겠습니다.

오늘 발제는 이렇게 정리합니다. < 녹취록에 담긴 성남도공 '뇌물' 정황…'특검' 놓고 여야 공방 계속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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