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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브리핑] '이곳에는 콜라… 콜라가 필요하다'

입력 2019-04-17 21:46 수정 2019-04-17 21: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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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룸의 앵커브리핑을 시작하겠습니다.

드와이트 아이젠하워.

1943년 제2차 세계대전 당시의 연합군 총사령관이었던 그는 본부에 긴급한 전보를 칩니다.

"이곳에는 콜라… 콜라가 필요하다"

무려 300만 병의 콜라를 주문한 총사령관.  

조금 황당하게 들릴지 모르겠지만 포성 자욱한 전쟁터에서 콜라는 유일한 위안이었던 모양입니다.

찌르르~ 하니 톡 쏘는 음료…

탄산에 중독된 것은 그들의 적군도 마찬가지였습니다.

독일 내 콜라 공장 직원들이 모두 도망가자…

어떻게든 콜라가 마시고 싶었던 히틀러는 독일식 탄산음료, 환타를 만들게 했고…

냉전 시기에 소련의 영웅이었던 게오르기 주코프는 스탈린 몰래 '제국주의 음료수'인 콜라를 마시기 위해서 색깔을 뺀 위장 콜라를 들여왔다는 후일담도 있습니다.

속 시원한 청량감.

답답한 속을 뻥 뚫어주는…

그래서 전쟁통은 아니다 하더라도 세상이 답답하고 맘에 안 들 때 누군가의 한마디가 속 시원하면 우리는 '사이다 발언'이라고도 하지요.

그러나…

함정도 있습니다.

한 번의 속 시원함은 두 번째에는 좀 더 강한 자극을 원하기 마련…

세 번째… 네 번째는 더…

말은 점점 독해지고…

그렇게 해서 중독돼가는 것이겠지요.

지지자들에게는 사이다 발언일 수도 있겠지만.

다른 사람들에게는 막말이 되는 현상은 바로 그 때문이 아닐까…

그러고 보면 마약이 별건가…

분명 잘못되었다는 걸 알면서도 도저히 빠져나오기 힘든 중독성…

점점 더 강한 것을 원하게 되는 그 속성은 바로 막말과 닮아있습니다.

요 며칠 사이 모두가 공분한 세월호 유가족을 향한 막말들도 초기부터 지금까지 점점 더 험악해져 왔으니까요.

"기본적으로 교통사고"
"AI가 터지면 책임은 대통령인가"
"시체장사"
"진짜 징하게 해쳐 먹는다"

"이곳에는 콜라… 콜라가 필요하다"

그 '이곳'이 전쟁터가 될 수도 있고, 우리의 일상이 될 수도 있겠지만…

그저 콜라면 될 일…

혹시 누군가의 막말이 청량음료처럼 느껴진다면…

그것은 이미 중독의 경고등이 켜졌다는 것…

마약처럼 말입니다.

오늘의 앵커브리핑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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