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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밀착카메라] 코로나 잊은 '헌팅 메카' 부산 수변공원 가보니…

입력 2020-06-22 21:33 수정 2020-06-22 22: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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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오늘(22일) 밀착카메라는 부산 광안리 수변공원에 다녀왔습니다. 코로나19 상황에도 가까이 붙어 앉고 술잔 돌려 마시면서 "면역력이 좋아서 괜찮다"고 말하는 사람들을 만나봤습니다.

서효정 기자입니다.

[기자]

발 디딜 틈 없는 곳, 남성들이 다가옵니다.

[나이가 어떻게 되세요? 별로 안 많아 보이는데? 스물 한 셋, 넷?]

자연스럽게 나이를 물어보며 접근, 같이 앉는 데 성공했습니다.

[(근데 막 우리 마스크 안 껴도 되나?) 이렇게 놀 때는 다 안껴가지고. 면역력이 좋아서 (코로나19) 안 걸리거든. 한잔할까, 그러면?]

흥겨운 대화가 오가는 이곳, 부산의 광안리 수변공원입니다.

광안대교가 한 눈에 보이는 널찍한 장소, 이렇게 날씨도 좋아서 삼삼오오 모여서 술 마시는 분들 많은데요.

지금 시간이 9시 정도 됐는데, 제가 오늘 하루 이 분들과 머물면서 어떤 일들이 벌어지는지 직접 보여드리겠습니다.

돗자리를 사러 가자 말을 걸어옵니다.

[돗자리 판매 상인 : (저희 처음 와 봤어요.) 아 '헌팅의 메카'. 가만있어도 한 200명 올 거예요. 가만있어 보면 돼, 오늘 최고조라서.]

아니나 다를까, 부침개를 파는 마트 앞에 긴 줄이 늘어섰습니다.

거리도 띄우지 않고 다닥다닥 붙었습니다.

실내 공간인 편의점에서도 대기 줄에 마스크 쓴 사람은 1명뿐입니다.

상인들은 입 모양으로 호객을 하느라, 마스크를 낄 수가 없습니다.

[횟집 상인 : (왜 다들 말을 안 하시는 거예요?) 밖에 있으면 말을 못 합니다. 규칙입니다. 두 분이세요?]

음식을 사서 공원으로 내려갑니다.

2m씩 띄워 청테이프로 칸을 만들어놨지만, 거리두기를 해야 할 공간까지 술판이 들어섰습니다.

스피커에선 흥겨운 음악이 흘러나오고, 곳곳에 남자들이 서성입니다.

즉석 만남을 시도하려는 겁니다.

취재진에게도 다가옵니다.

[아, 오늘 남자끼리 술 먹다가…]

자리를 잡고 앉은 남자들, 둘 다 마스크는 없습니다.

[(근데 우리 마스크 껴야 하는 것 아니에요?) 이렇게 놀 때는 다 안 껴서…]

친해지자며 술게임을 시작하는데, 잔이 제멋대로입니다.

[(이거 내 잔이야?) 아이, 그거 원래 게임한다고 (따른 거야.) 그냥 먹어.]

대신 마셔주는 흑기사까지.

[흑기사 해줄까? (내 잔으로 먹으면 안 돼?) 아, 더러워하네~]

코로나가 무섭지 않은 걸까.

[우리는 건강하지. (건강해) 면역력이 좋아서 (바이러스가) 안 들어오거든.]

야외는 실내보다는 안전하다고 하지만, 2m 이상 거리를 두고 마스크를 껴야합니다.

구청에선 공원에서도 이를 지키도록 하고 있습니다.

여기에 이렇게 관리요원분들도 계시는데, 제가 이분들이 어떤일을 하는지 가서 한 번 물어볼게요.

혹시 여기 이렇게 표지판 들고 계시는데, 어떤 것을 얘기하려고 하시는 거예요?

[김도영/부산 수영구청 관리요원 : 이용객들이 코로나19 때문에 거리 두기 이행해주셔야 하는데, 손님 오시면 푯말 보여주면서 거리 두기 하게 하고 있어요.]

하지만 말처럼 쉽지 않습니다.

[김준협/부산 수영구청 관리요원 : (금방 옮길게요.) 저쪽 가면 자리가 있어요. (금방 옮길게요, 지금 바로 옮기라고요?) 술 좀 많이 먹고 그러면 뭐라고 하니까, 저희한테도. 배 째라 하는 사람도 있고 그러거든요.]

어느덧 새벽이 깊어가고, 하나 둘 짝을 찾아 자리를 떴습니다.

남은 이들은 무리를 이뤄 놀고 있습니다.

이 자리에는 이렇게 먹다 만 술 안주들을 그대로 두고 갔는데요.

종이컵에는 먹다 남은 술이 들어있고, 안주를 보니까 파전이고 닭강정이고 오뎅탕인데 거의 손을 대지 않은 상태입니다.

더 큰 문제는 이렇게 마스크가 있는데 누군가 썼을지도 모르는 이 마스크를 그대로 두고 간 점입니다.

곳곳에 버려진 마스크가 보입니다.

음식과 침이 묻은 젓가락들도 있습니다.

감염 가능성 높은 물건들 천지인데, 빈 병을 수거하는 사람들은 마스크도, 장갑도 없습니다.

[빈 병 수거하는 사람 : 뭐, 내일모레 죽을 사람인데. 장갑 끼면 미끄러워서 (못 주워요.)]

버려진 마스크와 식기류는 분리수거도 안 됩니다.

날이 밝아오기 시작하고, 이것들은 모두 마대 자루에 담깁니다.

[예진수/부산 수영구청 환경미화원 : (점점 많아질까요, 사람들이?) 7, 8월엔 더 많아지죠. (그럼 지금이 초반이네요.) 그렇죠.]

오늘 밤에도 이곳 수변공원에 어디서 온 누가 몇 명이나 모일지 아무도 모릅니다.

자발적인 사회적 거리두기가 중요한 이때 이런 무기명 불금, 이번 여름에만 10번이 넘게 남아있습니다.

(VJ : 박선권 / 영상그래픽 : 김정은 / 인턴기자 : 정유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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