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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회] 입법정책개발비 '유용 의혹'…이은재 의원은 묵묵부답

입력 2018-10-18 19: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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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국회 입법정책 개발비라고 들어보셨나요? 국회의원들의 의정활동에 필요한 세미나, 또는 소규모 정책연구용역에 드는 비용을 지원하기 위한 국회 예산입니다. 예산 규모가 연간 80억 원대에 달합니다. 이 예산이 그동안 허투루 쓰여지고 있다는 지적이 많았는데, 몇명의 여야 의원이 이 돈을 쌈짓돈처럼 유용해온 정황이 확인돼 파장이 일고 있습니다. 오늘(18일) 양 반장 발제에서는 관련 소식과 여러 정치권 뉴스 함께 정리해보겠습니다.
 

[기자]

그렇습니다. 먼저 국회 입법정책개발비라는 것 설명드리죠. 국회사무처가 의원들 열심히 공부하라고 주는 돈입니다. 의원실이 누구 불러서 세미나를 하면 돈 주고 어느 전문가한테 연구용역 맡기면 대신 돈을 주고, 물론 어디어디 썼다 보고 정도는 사무처한테 알려주죠. 그런데 사무처는 그것을 굳이 확인하지는 않습니다. 의원들이 양심껏 했겠지 믿는 거죠. 그럼 한번 생각해보십시요. '그 돈 어차피 나한테 줄 돈인데, 그거 못찾아 먹으면 내가 바보다.' 물론 양심있는 의원들은 실제로 공부 열심히 해서 당당히 받습니다. 하지만 그렇지 않은 의원들 꼭 나오기 마련입니다.

'뉴스타파', 바로 이렇게 양심에 털난 의원들 추적했습니다. 그 결과 자유한국당 이은재, 강석진, 민주당 백재현, 민주평화당 황주홍, 무소속 서청원 의원이 포착됐다는 것입니다. 특히 이은재 의원입니다. 2016년 9월 '국가정보활동 관련 국내외 입법례 및 판례 동향' 연구를 홍모씨에게 발주했습니다. 용역비 500만원을 줬습니다. 또 2017년 11월에 '미국 정보기관 관련 연구용역' 2건을 또 홍모씨에게 맡기면서 720만원을 줬습니다. 이렇게만 보면 이 홍모씨, 대단한 미국 정보기관 연구의 달인 아닐까 싶은데 말이죠. 뉴스타파는 그래서 물어물어 홍씨를 직접 만났습니다. 그런데 홍씨, 취재진을 집 옥상으로 데리고 가더니 충격적인 얘기를 하죠.

[홍모 씨 (화면출처 : 한국탐사저널리즘센터 뉴스타파) : 개XX 통장 빌려주니까 돈이나 받고 그럴 줄 알았더니만 엉뚱한 짓 해서 나까지 피곤하게 만들고…]

통장을 빌려줬다는 게 무슨 말일까요. 그렇습니다. 바로 이 홍씨의 친구가 이은재 의원실의 보좌관이었던 것입니다. 홍씨는 보좌관 친구에게 계좌번호만 빌려줬던 거죠. 왜냐? 입금은 국회 사무처가 직접 하는 것이니만큼 제3자의 계좌번호가 필요했던 거죠. 물론 이 홍씨는 국회사무처에서 입금된 돈, 보좌관 친구에게 고스란히 송금했습니다. 사무처, 홍씨, 보좌관, 이은재 의원실. 스리쿠션을 친 거죠. 뉴스타파 취재가 시작되자 보좌관 친구, 홍씨에게 "야, 친구야 네가 다한 거라고 좀 해주라. 이거 기사 나가면 곤란하다" 라고 했는지 홍씨 이런 반응 보였습니다.

[홍모 씨 (화면출처 : 한국탐사저널리즘센터 뉴스타파) : '사실 내가 한 거다'라고 하라는데 안 해 나도. 내가 그렇게 했다가 내가 괜히 피해 떠맡을 일 있어? 그걸 내가 지금 이제 와서 내가 했다고 하기도 말이 안 맞는 거 아니냐(고 했지). 그래서 '(보좌관 친구에게) 정면 돌파해라' 그러고 말았어.]

노래 '흔들리는 우정'이 생각나는 순간입니다. 당연하죠. 독립운동하다 걸린 것도 아닌데 뭐 좋은 일이라고 친구 대신 이런 일에 총대를 대신 메겠습니까? 이제 공은 이은재 의원실로 넘어갔죠. 보좌관 친구, 이렇게 된 이상 이실직고 않을 수 없습니다.

[박모 씨/이은재 의원실 보좌관 (화면출처 : 한국탐사저널리즘센터 뉴스타파) : 관행대로 해왔다고 답변을 드리면 또 그런 부분들도 있겠지만 아무튼 그런 식으로 편법을 썼다는 건 제가 잘못한 거죠.]

그렇다면 이제 이 모든 궁극의 책임이 있는 이은재 의원, 어떤 반응일까. '뉴스타파' 국정감사 중인 이 의원 찾아갔습니다. 그런데 반응이?

[이은재/자유한국당 의원 (화면출처 : 한국탐사저널리즘센터 뉴스타파) : (그 돈 어떻게 사용됐는지 모르세요? 입법정책개발비 여기 보시면 의원님 이름으로 진행이 됐거든요. 도장도 나와 있고.) … (말씀만 좀 부탁드리면 안 될까요? 아니면 나중에 공식 인터뷰라도…) …]

평소 정부여당을 상대로 추상과 같은 지엄함 보여주셨던 우리 이 의원님! 모르실 리가 없는데 끝까지 도리도리 손짓 손짓만 하고 계시니까. 그렇다면 만약에 정말 이은재 의원이 몰랐다면, 그 보좌관 혼자 저지른 일이 되지않습니까? 그런데 그럴리는 만무하죠! 보좌관 간이 배밖으로 나오지 않은 이상 수천만원대 돈을 어떻게 의원 허락없이 가로챌 수 있겠습니까.

앞서 말씀드린대로 "다른 의원실에서도 보좌진 가족이나 비전문가에게 연구 용역 발주해서 관련 예산 유용한 정황이 있다"라고 '뉴스타파'는 보도했습니다. 취재 과정에서 그래도 이들 의원은 "죄송하다. 주의하겠다" 사과하긴 했다더군요. 하지만 이은재 의원은 아직 별다른 입장 내놓지 않고 있습니다. 그런 이 의원님께 이분의 추상같은 충고 꼭 들려드리고 싶습니다. 잘 음미해보시죠.

+++

[이은재/자유한국당 의원 (지난 10일) : 이 예산을 완전히 쌈짓돈처럼 사용했다는 여러 가지 내역이 있어서 이 부분에 대해서는 분명히 자리에 앉아 계시면서 해명을 하고 국민들에게 제대로 알 권리를 알 수 있도록 이 부분에 대해서 공개를 해야 할 그런 필요가 있다.]

"해명을 하고
공개를 해야 할
필요가 있다"

+++

어쩜 이렇게 구구절절 옳은 말씀만 하시는지. 오늘 준비한 소식은 여기까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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