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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 딸 살해사건, 그릇된 자식관이 빚은 비극

입력 2012-03-12 18:00

피의자 "빚 3천만원 때문에 범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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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의자 "빚 3천만원 때문에 범행"

지난 8일 전북 부안에서 빚에 쪼들리던 40대 여자가 두 딸을 살해한 사건은 채무에 따른 심리적 압박감 외에도 "자식은 내 것"이란 그릇된 자식관이 한데 어우러져 발생한 비극이란 지적이다.

평범한 전업주부였던 권모(40·여)씨는 수년 전부터 생활비가 모자라자 마이너스 통장과 신용카드를 사용하면서 빚이 3천만원까지 불었다.

그러나 권씨는 특별한 수입원이 없는데다 원리금 상환에 시달리자 '죽고 싶다'는 말을 자주 할 정도로 삶을 비관해온 것으로 전해졌다.

극단적인 생각을 한 권씨는 지난 8일 오전 3시께 부안군 변산면의 한 모텔 5층 객실에서 자신의 큰딸(10)을 욕조에서 익사시킨 뒤 작은딸(6)을 베개로 질식사시켰다.

권씨는 범행 직후 "많은 빚 때문에 몹시 괴롭다. 아이들을 죽이고, 나도 투신하려 했지만 무서웠다"는 내용의 메모를 객실에 남기고 달아났다.

권씨는 9일 오전 11시께 119에 "아이들이 모텔에 쓰러져 있다"고 신고하기도 했다.

추적에 나선 경찰은 10일 오전 격포리 격포항 회센터 공중화장실에 숨어 있던 권씨를 붙잡아 구속했다.

권씨의 남편은 "빚이 이렇게 많은지 몰랐다. 2년전 친한 친구가 교통사고로 죽은 뒤 아내가 우울증 증세를 보이며 힘들어했다"고 말했다.

권씨는 빚 3천만원을 감당하지 못해 범행했다고 밝혔으며 경찰은 다른 빚이 있는지를 추가 조사 중이다.

충격적인 소식을 접한 네티즌들은 권씨의 자식에 대한 그릇된 인식을 지적했다.

아이디가 '에이스'인 네티즌은 "아이들이 빚졌냐. 왜 아이들을 죽이냐. 개인회생이나 파산신청하면 빚을 탕감해주는데"라며 안타까워했다.

'uyirop'은 "차라리 아이들은 입양을 보내지. 아이들의 죄라면 부모를 잘못 만난 죄", 'Michael Lee'는 "어른들의 잘못 때문에 아이들이 당해야만 하는 현실이 답답하다"면서 권씨의 잘못된 자식관을 지적했다.

수사를 담당한 경찰관도 "권씨가 '내 자식은 내 것이므로 수단으로 사용할 수 있다'는 잘못된 가치관을 가진 것 같다"면서 "이 사건은 자식을 인격체가 아닌 소유물로 파악한 한 어머니의 잘못된 판단이 낳은 비극"이라고 진단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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