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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법농단' 처음 알린 이탄희 판사, 두번째 사표 낸 이유는

입력 2019-01-31 08: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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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사법농단 사태가 외부에 알려지는 데 불씨가 됐습니다. 이탄희 판사, 최근 사직서를 냈다는 소식 전해드렸는데요. JTBC 뉴스룸과 어제(30일) 처음으로 언론 인터뷰를 했습니다. 진상이 밝혀지는 과정이 생각보다 훨씬 길었고 많은 사람들의 희생이 있었어야 했고, 그 과정에서 스스로 많이 소진이 돼 사표를 냈다는 말을 했습니다. 사법 개혁에 대해서는 법원의 힘만으로는 할 수 없고 다른 기관들과 시민들까지도 협력해야 한다고 했습니다.

이윤석 기자가 인터뷰 내용 정리했습니다.

[기자]

이탄희 판사에게 사표를 제출한 이유를 물었습니다.

[손석희/JTBC 뉴스룸 앵커 : 남아서 좋은 재판을 해달라라는 그러한 권유도 많이 받으셨을 텐데 왜 그런 결심을 하고야 마셨습니까?]

[이탄희/판사 : 개인적으로 지난 2년 동안 너무 고생을 좀 한 것 같아요. 마음고생이겠죠, 주로.]

이 판사는 지난 2년 동안 "하루도 마음 편히 지내지 못했다"고 말을 이어갔습니다.

[이탄희/판사 : 진상이 밝혀지는 과정이 생각보다는 훨씬 길었고, 훨씬 더 많은 사람들이 노력과 희생을 했어야 했고. 저도 그것을 가까이서 지켜보면서 하루도 마음 편하게 지내지는 못했습니다.]

사법농단을 세상에 처음 드러낸 과정도 설명했습니다. 2017년 2월, 이 판사는 법원행정처로 발령을 받았습니다.

[이탄희/판사 : 법원행정처 발령이 나고 나서 그 이후에 알게 된 것들이 어찌 보면 평범한 판사들은 사실 상상하기 어려운 내용들이었거든요.]

이른바 '판사 블랙리스트'의 존재 사실을 알게 된 겁니다.

[이탄희/판사 : 판사들을 뒷조사한 파일이 관리가 되고 있고 제가 그걸 관리하는 업무를 맡아야 하고, 또 일선 판사들의 반발을 무마하기 위해서 허위로 만들어낸 논리들을 전파하는 역할을 판사가 해야 되고…]

이 판사는 "자신이 알고 있던 법원과 다른 모습이었다"고 말했습니다.

선택을 해야만 했습니다.

[이탄희/판사 : 제가 지금까지 해 온 법관 생활을 지킬 것인가 아니면 앞으로 법원행정처에 들어가서 이 일들을 할 것인가…]

이 판사는 저항하는 길을 선택했습니다.

이전의 판사들과 달랐던 겁니다.

[손석희/JTBC 뉴스룸 앵커 : 사표를 그 당시에 내니까, 2년 전이었습니다. 행정처에서 '당신한테 그런 일은 시키지 않을 테니까 그냥 가만있어라' 그때 어떤 얘기들이 나왔습니까?]

[이탄희/판사 : 다시 법원행정처 심의관으로 들어와라, 이렇게 제안을 한 적이 있었고요. 저는 솔직히 그것을 듣고 좀 화가 났죠. 왜냐하면 저는 이것을 판사가 할 수 없는 일이다라고 생각을 해서 사직서를 냈던 것인데, 법원행정처에서는 다른 사람을 시켜서 계속 하면 된다. 마치 그렇게 받아들이는 것 같아서…]

이 판사는 법원행정처와 일선 법원의 분리가 필요하다고 했습니다.

[이탄희/판사 : 판사들은 재판을 하는 기관이잖아요. 그런데 법원행정처에 판사가 있는 상황 자체가 비정상적이고, 법원행정처와 일선 법원이 꼭 분리가 되는, 이번 기회에.]

마지막 질문의 주제는 사법개혁이었습니다.

[손석희/JTBC 뉴스룸 앵커 : 사법개혁에 대해서 당부하고 싶은 말씀 있으십니까?]

이 판사는 삼권분립의 중요성을 설명하며,

[이탄희/판사 : 삼권분립은 삼권분리랑은 다른 것이거든요. 분립은 '설 립'자고 분명히 3개의 기관이 서 있어야 됩니다. 똑바로 서 있지 않으면 원래 헌법이라는 돌을 괴야 되는데 하나라도 누워 있으면 이 돌이 굴러 내려서 표류하는 것이거든요.]

깨어 있는 시민의 역할을 강조했습니다.

[이탄희/판사 : 좋은 판사들과 공직사회와 그리고 시민들이 다 같이 협력해서 할 수 있는 일, 그런 일들이 좀 앞으로 많이 찾아졌으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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