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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시 '아마존' 사업 취지는 좋지만…되레 더 위험?

입력 2016-05-13 09: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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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서울시가 추진 중인 아마존 사업 들어보셨는지요. 아이들이 마음껏 다닐 수 있는 공간을 조성하는 사업인데요, 취지는 좋지만 실상은 그렇지 못했습니다.

왜 그런지 안지현 기자가 밀착카메라에 담아왔습니다.

[기자]

이곳은 서울 구로구 개봉초등학교 앞에 위치한 아마존 구역입니다.

아마존은 서울시가 지난 2013년부터 시행한 사업으로 '아이들이 마음껏 다닐 수 있는 구역'이라는 뜻인데요.

기존의 어린이 보호구역에서 한 단계 진화한 형태입니다.

자세히 보시면 학교 앞에 이처럼 방범용 CCTV가 설치돼 있습니다.

또 이 쪽에 보시면, 아이들이 주로 통학하는 시간대에 차량 통행을 제한하고 있고요.

앞에 보시면, 보도에는 볼라드를 설치해 안전한 통학로를 만든다는 겁니다.

보도블록과 안전펜스를 없애고, 대신 인도와 차도의 높이차가 없는 평평한 길을 만들었습니다.

그런데 아마존 설치 이후 더 위험해졌다는 지적이 나옵니다.

[윤석열/학교 보안관 : 가드레일이 있었는데 다 없애버렸거든요. (아이들이) 인도로 (걸어) 가는 개념이 희박해진 거죠.]

이제 본격적인 하교 시간이 시작됐습니다.

지금처럼 한 시간 반 전인 12시 반부터 3시간가량 이곳의 차량 통행은 금지된 상태인데요.

그렇다면 아마존 지역이 말 그대로 아이들이 마음껏 다닐 수 있는 통학로가 되는지 지금부터 살펴보겠습니다.

아이들은 차도와 인도를 구분하지 않고 걸어 다닙니다.

오토바이 한 대가 아이들 사이로 아슬아슬하게 지나갑니다.

곧이어 들어오는 또 다른 차량.

[트럭 운전자 : (차량 통행금지인 거 모르셨나요?) 네, 저쪽에 납품 나와서요. (아마존 지역 들어보셨나요?) 아니요.]

차량은 계속해서 들어옵니다.

이곳의 경우, 등교 시간에는 차량 통행 제한마저 없어 차도로 다니는 아이들과 차량이 금세 뒤엉킵니다.

이번에는 운전자 시선으로 살펴보겠습니다.

학교로 가는 길인데요. 그런데 조금씩 들어가보면 보시다시피 어린이보호구역이라는 표시는 보이지만 어디에도 시간제로 차량통행을 금지한다는 표시는 써있지 않습니다.

이 길은 학교 앞이다보니 일방통행로인데요, 화살표를 따라 조금 더 아마존으로 들어가보겠습니다.

일방통행로지만 학교앞까지 다 와서야 차량 진입을 금지하고 있습니다.

차들이 아마존에 쉽게 들어오는 이유입니다.

이번엔 서울 은평구 갈현초등학교 앞 아마존 지역입니다.

자세히 보시면 바닥에 초록색 칠을 해 인도를 차도와 구분해 놓았는데요. 그런데 이곳 역시 아이들이 안심하고 다니기에는 조금 위험해보입니다.

보시다시피 인도 부분에 아무런 턱이 없다 보니까 차들이 쉽게 불법 주정차 돼 있습니다.

[이기은/서울 갈현동 : 차가 막 서 있어요. 아이들이 급하게 뛰어들 수도 있고 하니깐 당연히 위험하죠.]

학교 일대를 돌아보니 차량뿐 아니라 가판대도 인도에 설치돼있습니다.

차량은 쉽게 인도를 넘나듭니다.

인도를 이용하는 아이들은 많지 않습니다.

[장주하/서울 갈현동 : (어디로 지나가?) 전 여기. (여기는 차도잖아요)…]

한 차량은 아예 차량 통행금지 표지판마저 치워버립니다.

홍보 부족도 문제입니다.

370여개의 학원이 밀집한 노원구의 은행 사거리.

3년 전인 2013년에 설치된 아마존이지만 도로 위 표지판을 제외하고 이를 알아보기는 쉽지 않습니다.

[김유담/서울 상계동 : (아마존 알고 계셨나요?) 아니요.]

[전지윤/서울 상계동 : (처음 들어?) 네. 차만 막 다니고요. 공원이나 그런 데만 아마존이라고 할 수 있는 것 같아요. 여기는 아닌 것 같아요.]

서울시는 31억 6천만원을 들여 서울 내 모두 15곳에 아마존을 설치했습니다.

[허억 교수/가천대 국가안전관리대학원 : 아마존이나 스쿨존의 가장 핵심은 자동차와 어린이를 근본적으로 분리해주는 겁니다. 경계턱이나 가드레일을 설치해서 어린이를 근본적으로 분리해줘야죠.]

아마존 사업에는 지금까지 30억원 넘는 예산이 들어갔습니다.

하지만 여전히 통학로는 아이들이 마음껏 다니기에는 너무나 위험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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