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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당] 여야, 20대 국회 '자리 배치' 놓고 신경전

입력 2016-05-10 19:29 수정 2016-05-11 00: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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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계속해서 여당 40초 뉴스 시작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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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여야 섞어 앉자"…자리 배치 바뀔까?

정진석 새누리당 원내대표가 20대 국회 본회의장 자리 배치를 여야 섞어서 하자고 제안해 관심이 집중되고 있습니다. 야당도 논의해보겠다며 긍정적인 입장인데요,
자리 배치의 정치학 여당 발제에서 짚어드립니다.

▶ 현충원 참배…방명록엔 '견위수명'

정진석 원내대표가 국립 서울 현충원을 참배하고 방명록에 견위수명이라고 썼습니다. 나라의 위태로움을 보고 목숨을 바친다는 뜻입니다.

▶ "새누리 지도부-윗선 때문에 참패"

새누리당 초선의원 연찬회에 참석한 김형오 전 국회의장이 지도부와 청와대를 향해 직격탄을 날렸습니다. 김 전 의장은 총선 참패에 대해 "국민들을 우습게 보는 새누리당 지도부 때문에 또는 그 윗선 때문에 낙선했다"고 질타했습니다.

+++

[앵커]

국회 본회의장의 좌석 배치 문제가 이슈로 부각하고 있습니다. 정진석 새누리당 원내대표가 여야 구분 없이 섞어서 앉자는 제안을 했고, 야권에서도 긍정적인 목소리가 나오고 있습니다. 국회는 그동안 여야를 확실히 구분지어서 자리를 배치했고, 주로 초선의원들이 앞줄에 지도부가 뒷줄에 앉는 것이 관례처럼 여겨졌죠. 대한민국의 모든 법이 만들어지고 고쳐지는 본회의장의 자리 문제, 그 복잡미묘한 이슈를 여당 발제에서 다뤄보겠습니다.

[기자]

본회의장 맨 앞줄은 주로 초선의원들이 앉고, 그 뒤로 재선, 3선, 4선, 5선 순으로 앉습니다. 당 지도부는 제일 끝줄에 앉게 됩니다.

여러 가지 이유가 있겠지만 그중에서도 이 장면에 정답이 있는 것 같습니다.

< 2010년 12월 8일 | 한나라당 4대강 예산 단독 강행처리 >

[날치기 처리, 국민 앞에 사죄하라! 사죄하라! 사죄하라!]

육탄전에 나서는 한나라당 초선 의원들. 그리고 막아서는 민주당 초선들.

한나라당 의원들, 있는 힘을 다해 싸우는데 먼발치에서 지켜보는 사람이 있었으니 바로 이 분, MB정권의 실세 이재오 의원이 초재선 의원들의 몸싸움을 예의주시하는 모습입니다. 누가누가 더 잘하나… 관찰하시는 건가요?

이렇게 초선의원들은 언제라도 의장석에 몸을 던져야 할 운명이기 때문에 맨 앞줄에 앉게 됩니다. 이건 선택이 아니라 필수입니다.

물론 국회선진화법 이후에 초선의원들의 몸싸움이 없어졌습니다. 이제 역사의 한 페이지에 장식이 됐죠.

제가 방송 전에 데이터베이스를 찾아보니까 이런 영상도 있더라고요.

< 2004년 3월 12일 대통령 노무현 탄핵안 가결 >

[박관용 당시 국회의장 (2004년 3월 12일) : 총 투표수 195표 중 가 193표, 부 2표.
헌법 제65조 2항 단서의 규정에 의하여 대통령 노무현 탄핵소추안은 가결되었음을 선포합니다.]

온몸으로 저지한 열린우리당 의원들, 이들을 끌어내는 한나라당 의원들.

민의의 정당에서 펼쳐진 충격적인 장면들 그런데… 전쟁터인 의장석과 달리 본회의장 뒤편은 고요한데, 이 싸움을 여유 있게 지켜보고 있는 분들? 한나라당 지도부!

네. 이 장면에서도 치열하게 몸싸움을 하는 여야 초선의원들과 뒷줄에서 관망하고 있는 지도부의 모습이 나타납니다.

이거 본회의장이라는 한 공간에서 같은 시간에 벌어진 장면입니다.

초선의원들이 왜 앞줄에 배치되어야 했는지 이제 이해가 되십니까? 아… 갑자기 이 영화 장면이 생각나네요.

영화 '써니' 중
[상미 : 너 저 앞에 있는 애랑 자리 좀 바꿔라]
[나미 : 선생님이 여기 앉으라고 했는데]
[예빈 : 야 다 너한테 잘해주려고 그러는 거야. 보호도 해주고.]

보호라… 그런데 말이죠.

2005년 한나라당 초선이었던 이계진 의원이 직접 그린 그림을 잠시 보겠습니다.

본회의장 모습입니다. 제일 앞줄에 초선의원 이계진 의원이 있습니다. 그 비애가 담겨 있는데 침 튀고, 눈 아프고, 뒤통수 간지럽고, 목도 쑤시고, 답답하고… 보호는 없습니다.

본회의장 자리는 선수 뿐 아니라 소속 정당으로도 뚜렷이 구분됐습니다.

19대 국회를 한번 볼까요? 새누리당이 이렇게 가운데를 점하고 있습니다. 더민주와 국민의당은 좌우로 나뉘어져 있죠.

제1당이 중원 지역에 배치되는 게 관례였습니다. 그래서 20대 국회에서는 더민주가 가운데 자리를 차지하게 되고, 새누리당은 밀립니다. 국민의당 국회의장석을 중심으로 우측 끝으로 가게 됩니다.

이런 상황인데 정진석 새누리당 원내대표가 깜짝 제안을 했습니다.

[정진석 원내대표/새누리당 : 과거처럼 여·야가 나뉘고 해서 어떤 격돌 구조로 가져갈 것이 아니라 여·야가 섞여서 자리함으로써 실질적으로 바로 소통과 대화가 바로 옆자리에서 될 수 있는 그런 구조로 가져가는 것이 바람직한 것이 아니겠느냐….]

더민주 입장에서는 가운데 차지하게 됐는데 갑자기 섞자는 것이죠. 물론 권위주의를 없애고 여야가 막 뒤섞여 앉아 대화도 나누고 서로 이해하자, 협력하자는 취지입니다.

야당에서도 의미 있는 제안으로 받아들이고는 있습니다. 하지만 새누리당이 다수당일 때 이런 아이디어를 냈다면 얼마나 더 감동적이었을까요.

오늘(10일) 새누리당은 초선 당선자들의 연찬회를 열었는데 김형오 전 국회의장이 아직 쇄신은 멀었다고 쓴소리를 쏟아내고 갔습니다.

[김형오/전 국회의장 : 오늘 당장 선거를 하면은요, 120석도 못 찾습니다. 여러분 냉정하게 보십시오. 지금 새누리당이 무슨 움직임이 어디에 있습니까? 지금 당이 있습니까? 새로 태어나겠다는 무슨 각오나 결의나 자세나 행동이 여러분 지금 나오고 있습니까?]

본회의장 자리 배치를 바꾸는 것 좋습니다. 비상대책위원회 출범도 좋습니다. 그러나 새누리당이 지금 가장 필요한 것은 그런 포장지가 아니라 '체질'을 바꾸는 것 아닐까요? 라는 지적이 나오고 있습니다.

오늘 여당의 기사 제목은 < 여야 20대 국회 자리배치 신경전 > 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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