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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alk쏘는 정치] 학대 당한 아이, 부모 곁으로 다시…

입력 2020-01-13 18:30 수정 2020-01-13 18: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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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톡 쏘는 정치의 강지영입니다. 한겨울 찬물 속에 방치되는 학대를 당한 끝에 숨진 9살 아이의 사건이 많은 이들의 공분을 사고 있습니다. 더군다나 숨진 아이의 몸 곳곳에서는 멍 자국도 발견됐는데요. 경찰은 계모 B 씨를 구속해 상습폭행 여부를 조사하고, A군의 부검을 진행 중입니다. 국과수의 최종 부검 결과가 나오는 3~4주 후에나 정확한 사망 원인이 밝혀질 것으로 보입니다.

A군이 숨진 지난 10일 당시 여주 지역의 기온은 영하였습니다. 이런 날씨에 B씨는 아파트 베란다에서 언어장애가 있는 아들을 속옷만 입힌 채 찬물이 담긴 욕조에 1시간 동안 방치했습니다. A군이 "시끄럽게 돌아다니면서 저녁 식사 준비를 방해해 벌을 주려 했다"는 게 그 이유였습니다.

경찰 조사 결과 B씨가 숨진 아들을 학대한 건 처음이 아니었습니다. A군이 다섯 살이던 2016년에도 두 차례나 학대해 아동복지법 위반 혐의로 수사를 받았습니다. 그래서 지난해 2월까지 아동보호전문기관이 33개월 동안 A군을 격리, 보호조치 해왔는데요. 아이는 가해 부모가 있는 집으로 다시 돌아와야만 했습니다. 현행 아동복지법상 법원이 내릴 수 있는 보호 명령 기간은 최대 1년. 기간 연장이 필요할 경우 최대 4년까지 늘릴 수 있지만 부모가 아이를 데려가기를 원할 경우 기관으로서는 막을 방법이 없습니다.

[경기여주경찰서 관계자 (JTBC '뉴스룸' / 지난 11일) : 법원의 판결이 있으면 가능하겠지만 저희들이 알기로는 부모의 동의 없이는 어떻게 위탁, 가서 강제로 할 수 있는 방법이 없고, 초등학교 입학도 해야 되니까 우리가 케어하겠다 했던 것이고, (아동보호 전문기관이) 며칠에 한 번씩 방문도 하고 해요.]

경찰은 귀가 조치 이후 아동보호전문기관에서 주기적으로 방문해 이상 유무를 확인했다고 밝혔는데요. 실제로 사건 발생 5일 전 해당 기간과 여주시청 보육아동팀이 A군 집을 방문해 학대 여부를 확인했지만 아무도 A군의 죽음을 막지는 못했습니다. 이처럼 학대로 격리됐던 아이들이 부모의 요구로 집에 돌아갔다 반복되는 학대로 사망한 사례는 또 있습니다.

[JTBC '뉴스룸' (지난해 9월 29일) : 인천 집에서 의붓아들의 손과 발까지 묶은 뒤 온몸을 때려 살해한 혐의를 받고 있습니다. 2년 4개월 동안 보육원에 맡겨진 아이를 지난달 집에 데려온 뒤 한 달 만에 숨지게 한 것입니다.]

[JTBC '뉴스룸' (지난해 5월 8일) : 지난 1월 경기 의정부에서 4살 여자아이가 친엄마 학대에 숨진 사건이 대표적입니다. 당시 아이는 엄마의 학대로 보호시설에 들어간 지 7개월 만에 나왔지만 다시 학대를 당한 것입니다.]

집으로 돌아온 피해 아동들이 재학대로 사고를 당할 때마다 제도 개선을 요구하는 목소리가 나오지만 현실은 달라진 게 없습니다. 보건복지부 통계에 따르면 학대 피해 아동 10명 중 1명은 돌아온 가정에서 재학대를 당하고 있습니다. 이 수치는 2016년부터 2018년까지 해가 갈수록 늘어나고 있습니다. 아동학대는 늘어나는데 재학대 예방은 부실한 겁니다. 전문가들은 피해 아동을 집으로 돌려보내는 과정에서 학대 방지 환경이 제대로 조성됐는지 철저히 따져보려면 공권력을 가진 기관의 적극적 개입이 필요하다고 지적합니다. 

[이수정/경기대 범죄심리학과 교수 (정치부회의와 통화) : 재학대의 발생을 막기 위해서는 부모의 친권을 제한할 수 있는 법적 강제력을 집행을 하는 절차, 할 수 있는 기관이 끼어들어야 되는데 그러려면 지금 아동학대 복지법만으로 지금 아동학대 사건을 처리를 하는 관행을 현저히 개선해야 됩니다. 그래서 외국의 경우에는 아동학대 전담 법원을 두어서 법원이 사례 관리를 해서 처분을 받은 이후에 재결합이 필요하다거나 이런 것들은 법원에서 심사를 하고 결정하게 됩니다.]

그동안 아동학대 사건이 발생할 때마다 주요 정책은 '아동학대 조기발견'에 맞춰져 있었습니다. 그러나 예방과 조기발견 못지않게 재학대가 발생하지 않도록 피해 아동을 보호할 수 있는 국가기관의 적극적인 개입에 대해 검토가 필요한 시점입니다. 하루빨리 아이들이 더 안전하고 행복한 가정에서 자랄 수 있는 환경이 마련되길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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