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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재설명서] ③ 이상직 아들딸, 담보가치 '0원'인데 '80억 원' 빌렸다?

입력 2020-07-06 17:57 수정 2020-07-06 18: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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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재설명서] ③ 이상직 아들딸, 담보가치 '0원'인데 '80억 원' 빌렸다?

<이스타항공 창업주인 이상직 민주당 의원을 둘러싼 각종 의혹이 끊이지 않고 있습니다. 한 달 넘게 이 의원 일가를 취재 중인 JTBC 탐사기획1팀 기자들이 취재 과정을 하나하나 설명해드립니다. 방송 뉴스에선 다 말하지 못했던 세세한 것들까지 전해드립니다.>

주식 가치 0원 평가…이를 담보로 사모펀드서 80억 원 대출

6월 24일 JTBC가 연속 보도를 시작하자, 다음날 이스타항공 측은 반박에 나섰습니다. 2015년 이상직 의원의 두 자녀가 페이퍼컴퍼니를 만들고, 100억 원대 자금을 동원하는 과정에 아무런 문제가 없었다는 겁니다.

사모펀드서 합법적으로 정당하게 돈을 빌렸다고 했습니다. 관련 세금도 다 냈다고 강조했습니다. 증거자료도 제시했습니다. 딸 이수지 이스타홀딩스 대표 앞으로 80억 원이 들어왔다는 서류와, 금전소비대차계약서 등이었습니다. 이자율은 연 4%였습니다.

아시다시피 대출에선 '담보'가 매우 중요합니다. 돈을 빌려주는 쪽에선 최악의 상황도 생각해야 하기 때문입니다. 이스타 측은 홀딩스가 매입할 이스타항공 주식이 담보였다고 했습니다. 한 회계법인이 작성한 주식 가치 평가 서류도 제출했습니다. 독특한 건 이 서류엔 이스타항공 주식의 가치가 '0원'으로 평가돼 있었다는 점이었습니다.
 
[취재설명서] ③ 이상직 아들딸, 담보가치 '0원'인데 '80억 원' 빌렸다? 지난달 25일 JTBC 뉴스룸 보도 화면. 이스타항공 측은 이스타홀딩스가 매입 예정이던 이스타항공 주식을 담보로 사모펀드로서 돈을 빌렸다고 했다. 그런데 주식 가치 평가 서류엔 이스타항공 주식 가치가 주당 0원으로 돼 있다.
 
[취재설명서] ③ 이상직 아들딸, 담보가치 '0원'인데 '80억 원' 빌렸다? 지난달 25일 JTBC 뉴스룸 보도 화면. 당시 언론사 가운데 유일하게 이스타 측의 해명 내용을 하나하나 반박했다.

전문가들 "가족이나 특수관계자 돈 아닌지 의심"

다시 정리하겠습니다. 이상직 의원의 아들과 딸이 2015년 자본금 3천만 원으로 설립한 이스타홀딩스는 영업활동이 없는 페이퍼컴퍼니였습니다. 그런데 이곳에 누군가 100억 원대 자금을 빌려줍니다. 이스타항공 측은 그 가운데 80억 원의 출처가 사모펀드였다고 설명한 겁니다. 담보로 잡힌 건 가치가 0원으로 평가된 이스타항공 주식이었고, 이자율은 연 4%라고 했습니다.              
 
[취재설명서] ③ 이상직 아들딸, 담보가치 '0원'인데 '80억 원' 빌렸다?

"이스타 측에서 주식 담보의 근거로 주식 평가 보고서를 내밀었는데요. 주식 가치 보고서에 의하면 주식 가치가 0원이다. 이렇게 되면 스스로 앞뒤가 안 맞는 말을 하고 있는 셈이죠." (김경율 회계사)

회계 전문가들은 "상식적이지 않은 일"이라고 입을 모았습니다. 가족이나 특수관계인이 아닌 이상 이런 좋은 조건에 돈을 빌려줄 리 없다는 겁니다. 특히 사모펀드 구성원이 공개되지 않은 이상, 해명으로써의 의미가 없다고 덧붙였습니다.

법률 전문가들의 의견도 같았습니다. 김대광 변호사는 "주식 가치 평가가 0원인 상태에서 그것을 담보로 받고 주식매매자금을 대출해준 상황인데, 가치 평가가 0원이라면 정말 쉽지 않다고 본다"고 말했습니다. "어느 투자자가 그런 대출을 쉽게 하겠는가?"라고 거듭 강조했습니다. 나아가 담보 약정 관련 서류가 확인되지 않은 부분도 문제라고 지적했습니다. 이스타 측은 "투자자들이 공개를 반대한다"며 정확한 내용 공개를 거부했습니다.
 
[취재설명서] ③ 이상직 아들딸, 담보가치 '0원'인데 '80억 원' 빌렸다?

"주식을 담보로 설정할 때는 주식 담보 약정에 대해 서면 합의를 합니다. 서면 합의 내용을 회사에 통지하고요. 금전소비대차계약서 상으로는 나오지 않는 것 같은데요. 주식에 대해 담보를 설정했다는 내용이 나오질 않습니다." (김대광 변호사)

사모펀드 투자자 공개 거부하는 이스타 측 "당사자들이 공개 원치 않아"

이스타 측에 거듭 해명을 요구했습니다. "문제없다"는 답변만 돌아왔습니다. 이상직 의원 보좌관 출신인 김유상 이스타항공 전무가 해명에 나섰습니다. 김 전무는 "거래 과정에 어떠한 불법이나 편법도 없었다"며 "거래 과정에서 발생한 모든 세금도 성실히 납부했다"고 강조했습니다.

<JTBC 기자와 이스타항공 김유상 전무의 전화통화 내용>

기자 = "사모펀드 투자자 구성을 알려 달라."

김유상 전무 = "그쪽에서 원하지 않는다."

기자 = "회계사들은 가치 평가 결과 주당 0원인 주식을 담보로 80억 원을 연 이자율 4%에 빌려줬다는 게 상식적으로 이해가 안 된다고 말한다."

김 전무 = "우호적인 생각을 가졌던 투자자였다. 사모펀드들은 그 회사 가치에 대해 주관적인 판단을 하고 있다. 향후 이 기업에 대한 가치를 더 높게 봤기 때문에 그러한 '딜'이 성사가 된 것이다."

이스타항공 관계자 (통화 중 개입) = "당시 관광객의 증가 속도를 보면 폭발적이었다. 그때 저비용항공사는 투자를 못 해서 안달인 상황이었다."

 
[취재설명서] ③ 이상직 아들딸, 담보가치 '0원'인데 '80억 원' 빌렸다?
 
[취재설명서] ③ 이상직 아들딸, 담보가치 '0원'인데 '80억 원' 빌렸다? 이수지 홀딩스 대표의 모습. 회계 전문가들은 사모펀드의 투자자 구성 등 ‘자금 출처’가 핵심이라고 지적했다. 하지만 이수지 홀딩스 대표를 비롯해 이스타 측은 구체적인 ‘자금 출처’를 밝히지 않고 있다.

이스타항공은 2014년부터 흑자로 돌아섰습니다. 2015년엔 180억 원의 당기순이익을 기록하기도 했습니다. 이스타 측 해명대로 정말 없어서 못 살 정도로 매력적인 주식이었다면, 역으로 이런 좋은 주식을 이 의원의 두 자녀는 페이퍼컴퍼니를 통해, 본인 돈 없이 거액을 빌린 다음, 주식을 대량 매수해 경영권을 확보했다는 얘기가 됩니다.

'이상직 딸 이수지 대표' 대신 이스타항공이 나서 "문제없다" 해명

취재진이 무엇보다 궁금했던 건 해명을 해야 할 이수지 홀딩스 대표 대신 이스타항공이 전면에 나선 배경이었습니다. 김유상 전무는 "저희한테 지대한 영향이 있다고 보고, 거기에 대해 입장을 밝힌 것"이라고 했습니다. 이 대표와 연락을 하고 있느냐는 질문 등엔 "말씀드릴 수 없다"고 했습니다.

이스타 측이 제시한 해명자료의 대부분은 이수지 홀딩스 대표 명의로 돼 있었습니다. 원칙적으론 이스타항공이 아닌 지주회사 홀딩스가 직접 해명을 하는 게 맞습니다. 여러 궁금증이 생길 수밖에 없습니다. 추가로 해명을 요구했습니다.
 
[취재설명서] ③ 이상직 아들딸, 담보가치 '0원'인데 '80억 원' 빌렸다? 지난달 29일 기자회견에 나선 김유상 이스타항공 전무. 이상직 의원의 입장문을 대신 읽었다. 그는 이 의원의 보좌관 출신이다.

<JTBC 기자와 이스타항공 김유상 전무의 전화통화 내용>

기자 = "(이스타홀딩스) 설립단계부터 같이 움직인 건 아닌가?

김유상 전무 = "잘 모르겠다. 잘 모르겠는데…"

기자 = "모르겠는데 어떻게 이렇게 설명을 잘하는가? 이스타홀딩스 사람이 아니면 알 수 없는 건데, 다 알고 있는 건가?"

김 전무 = "다 들어서 알고 있는 거다. 자꾸 그런 식으로 말씀하면 말씀드리기가 곤란하다. 필요한 사항이 있으면 서면으로 주면 답변을 드리도록 하겠다."

기자 = "사모펀드 투자자 내역은 절대 공개할 수 없다는 건가?"

김 전무 = "저희가 공개를 못 하는 게 아니고 당사자들이 공개를 원하지 않으니까 제가 못 하는 거다."


취재진과 함께 회계자료를 분석한 회계사와 변호사들은 '상식의 문제'라고 지적했습니다. "어느 누가 10대와 20대 청소년 둘이 만든 페이퍼컴퍼니에 80억 원이라는 거액을, 0원으로 가치 평가된 주식을 담보로, 연 이자율 4%란 좋은 조건에 빌려줄까요?"란 질문을 던지는 겁니다.

참여연대 "이상직 의원 조세 포탈 혐의"…국세청에 조사 요청

참여연대는 이 의원에게 '조세 포탈 혐의'가 있다고 판단했습니다. 자체적으로 회계사·변호사들과 면밀하게 검토한 결과라고 했습니다. 지난 2일 국세청에 이 의원을 조사해 달라고 공식 요청하기도 했습니다.

참여연대 측은 "당시 비슷한 계약의 이자율 평균보다 낮다"며 "영업활동이 전혀 없는 회사(홀딩스)에 거액의 돈을 4% 이자율에 빌려준다는 건 이해하기 힘든 일"이라고 지적하기도 했습니다.
 
[취재설명서] ③ 이상직 아들딸, 담보가치 '0원'인데 '80억 원' 빌렸다?

"페이퍼컴퍼니를 통해 지분을 계속 옮겨가면서 마치 이상직 의원의 자녀에게 직접 주지 않은 것 같은 인상을 주도록 함으로써 편법적인 증여를 도모한 게 아닌가…" (이지우 참여연대 간사)

참여연대가 국세청을 향해 강조한 말이 있습니다.
 

조세 정의를 세워 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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